새로 찾아서 보기 시작한 일본드라마속에서
여자 주인공의 방안에 걸린 그림을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관심이 그 쪽으로 많이 경도되어 있어서
드라마를 볼 때 어떤 음악이 나오는가,어떤 그림이
방에 혹은 건물에 걸려 있는가
주인공의 대사중에서 마음속을 흔드는 명대사는 무엇인가
이런 것에 주목하게 되더군요.
월요일 수업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니 멤버중의 한 명이
대뜸 자신은 개의 종류를 본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그녀의 집에 갔을 때 주인을 다정하게 따르던 개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래,그럴만하구나,개를 키워보지 못한 제겐
낯선 말이었지만 그녀를 알고 들은 그 말은 그렇겠다
싶었거든요.
아마 그녀는 드라마속의 화분이나 나무에도 물론 관심이
있을 것 같네요.

여주인공은 은행 창구에 근무하는 중인데
대학 시절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함께 간 파리여행에서
그림과 만나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것도 베트남 식당에 걸린 그림에 눈길을 주고
처음 알게 된 이름 들로네를 기억했다가
일본에 돌아와 검색을 해서 포스터를 사서 걸어놓고
감상을 하면서 프랑스어 회화를 혼자 배우고 있는
그런 사람입니다.

우연히 잘못 전달된 메일로 받은 음악으로 인해
모르는 사람과 메일을 주고 받게 되는 이야기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변신시키고 싶은 마음에
은행을 그만두고 파리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가정하고
글을 쓰는 중인데요 그 글안에서 위트릴로를 비롯한
화가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대사를 보고 있으려니
그들의 그림이 보고 싶어진다는 것인데요

덕분에 리스트를 마루에 크게 틀어놓고
들로네를 보게 되었습니다.

존재를 숨겨야 자신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지만
서로의 끌림이 강해질수록 그것이 족쇄가 되는 모순
그런 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려니 인터넷으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어느 나라나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