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실은 이 책을 제목에 적은 그 책을 읽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책은 아직 제게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얼마전 전화로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저 교보문고에 있는데요 선생님 읽고 싶은
책 있으면 이야기하세요.
엄마가 한 권 사다 드리라고 해서요.
그 아이는 전에도 자신의 일본어 책 사는 김에 제게도
5학년 교과서를 두 권 선물했는데 실력이 모자라서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잘 모셔두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래서 올해안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제겐
일본어 공부의 작은 목표중의 하나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무슨 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고등학생이 되는
그 아이도 읽고 저도 읽을 수 있는 책,가능하면 학생의
어머니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무엇이 좋을까 고심하다가
고른 책이 바로 21세기를 꿈꾸는 상상력입니다.
한겨레 문화센터의 인터뷰 특강으로 2005년에 6인의 인터뷰를
담은 글인데요 한비야,홍세화,이윤기,박노자,한홍구,그리고
오귀환의 이야기가 담겨있네요.
어제 수업에 온 그 녀석이 자신이 3명의 글을 읽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이 더 빨리 읽을 것 같아서 그냥 들고 왔다고
내밀더군요.
금요일에 빌려온 이데아의 동굴이란 제목의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읽던 중이었으나 인터뷰 기사 한 꼭지만
읽고 다시 읽어야지 하고 잡은 책
결국은 어제 하루 종일 시간날때마다 그 책을 다 읽고
말았습니다.

이미 제가 관심있게 읽고 보고 있는 저자들이지만
대중들과 호흡하면서 강의로 풀어낸 것,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 새롭게 접근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딸에게도 권하고 싶어서 집으로 들고 온 책인데요
보라색 펜으로 줄을 그으면서 읽은 구절을 다시 한 번
들추다보니 마음 뭉클한 구절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한비야의 엄두만 내면 세상에 할 일이 많다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딱 맞아떨어진다
는 정의
존경하고 모델로 삼는 사람이 누군가 하는 질문에 끝까지
가는 사람은 여러분 자신이란 표현
이윤기의 신화와 역사의 차이는 유심히와 무심코의 관계가
아닐까라는 절묘한 표현,한국어를 이렇게 잘 구사할 수 있는
그에게 갑자기 선망의 마음이 솟구치기도 했지요.
신화란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기
홍세화의 헌법조항에서 우리가 잊고 사는 공공성에 관한 것을
제기한 것,무상교육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것
소유에 대한 관심에서 존재에 대한 관심으로 옮아가야 하는
것이 너무나 절실한 사회속에서 사는 우리들의 현주소를
광고문구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수긍하면서
글을 읽는 동안 우리가 우리안에 갇혀 있을 때 보기 어려운것
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지요.
박노자의 새로운 동아시아를 만드는 상상력
이 인터뷰 기사는 제게 가장 도전이 되는 기사였습니다.
민족주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고
국가와 민족에서 인간의 얼굴로라는 소제목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홍구의 과거를 푸는 상상력에서 금기를 풀고 꿈을 꾸어라
그런 소제목으로 한 그의 이야기는
비슷한 시대를 산 경험으로 인해서 마음으로 파고 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귀환의 경우 사마천,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다란 책으로''
먼저 만난 저자라서 역사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지도와 언어,그리고 발명품에 관한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관용정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상상력을 읽고 나니 이 책도 슬그머니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