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뒤마가 사랑한 화가 들라크루와

| 조회수 : 1,596 | 추천수 : 39
작성일 : 2008-03-06 02:57:23


   방학동안 잠자던 수요일 수업이 드디어 오늘

개강을 했습니다.

여의도로 이사간 권희자씨가 오늘은 특별히 그 집에서

수업을 하자고 권하는 바람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여의도까지 갔더랬는데 얼마나 차를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지요.

그래도 새로 고친 집구경을 마다 할 수 없어서

일단 주인이 고생하면서 고친 집구경을 하고

빛이 잘 들어오는 마루와 경관이 빼어난 집이 탐나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랫만에 다시 읽는 반룬,혀가 꼬여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영어,그래도 고야에 관한 것이라 여행에 대한 기억도

살려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다

되었네요.

워낙 음식솜씨가 좋은 집주인이 준비한 점심에

마음도 배도 흡족한 시간,돌아오는 길에

마침 일산에 수업이 있어서 다시 오게 된 그녀의 차를

얻어타고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새 일산이네요.

제게 수요일 하루는 정말 바쁜 날이라

오전 시간 수업중에 오간 이야기들이 기억나지 않다가

밤이 되니 갑자기 자전거님이 말하던 들라크루와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의 대작들을 미국의 미술관에서 보고 나니

그에 대해서 관심이 생긴다고 하던 이야기가요

그래서일까요?

오인순씨가 빌려준 뒤마가 사랑한 화가 들라크루와가

우선순위에 밀려서 책장속에서 잠자고 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꺼내서 우선 서문을 보니 들라크루와 사후 일년만에

열린 기념 전시회에서 뒤마가 들라크루와에 대한 한담이란

부제를 붙여서 그와의 일화를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그것이 마침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날 현대의 한 작가가 그 책을 발견하고선

그 책에 매료되어 자기 식으로  표현하고 그린 책

한 권이 선보이게 된것이라고요.

그것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인데 그런 사연을 읽다보니

어느 날 카잘스가 바흐의 악보를 발견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무엇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이 귀한 것을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그저 사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고요.

늦은 밤,집에 들어와서 건강편지에 들어있는 봄의 소리

왈츠와 비발디의 봄을 들으면서 들라크루와의 그림을

찾아보게 됩니다.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고 하는군요.

아마 살롱전에 내놓은 처녀작이란 의미이겠지요?

이 그림을 보였을 때 스승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요.

지금은 우리가 낭만주의의 대가라고 칭송하는 그가

아카데미에 7번이나 탈락한 경력이 있다고 하니

당시의 기준과 지금의 기준은 얼마나 다른 것인지

놀라게 되는데요 비단 들라크루와의 경우만은 아니지요.

미술사를 장식하는 많은 화가들이 당대에는 미술학교

입학시험에서 대부분 미역국을 마신 경우가 많으니까요.



묘지에 앉아 있는 소녀란 제목의 이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게 되네요.

상기된 표정의 그녀는 무엇을 보느라 이렇게 강렬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요?




키오스섬의 학살,이 작품이 출품되었을 때 미술계가

발칵 뒤집혔다고 하더군요.

겨우 25살의 나이에 이 그림으로 인해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가로 칭송을 했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키오스섬의 학살이 아니라

회화의 학살이라고 비난이 들끌었는데

위기를 느낀 비평계에서는 앵그르를 내세워

새롭게 일어나는 미술 경향을 막으려고 노력을 했다고요.

그러나 한 번 시작된 운동이나 변화의 조짐은

누르려고 한다고 눌러지는 것이 아니란 것은 미술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단지 미술의 문제만은

아니었겠지요?




게네사렛 호수의 크라이스트란 제목의 이 그림에서

화가는 물살에 깜짝 놀라서 허둥지둥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침착하게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예수를 대조해서 보여주고

있네요.




이 그림은 미솔롱기 폐허위의 그리스란 제목인데요

배경에 대해선 잘 모르는 그림이로군요.

아마 당시 그리스가 독립하기 위해 애쓰던 시절이어서

유럽인들의 그리스에 대한 지원이 물밀듯이 밀어닥치던

시대배경을 깔고 있는 그림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스 독립전쟁에 참가한 바이런의 어이없는 죽음이 있던

시절이기도 했으니까요.



키오스섬의 학살보다 더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인 사르다나팔루스입니다.

어지럽다고 느껴질만큼 캔버스가 가득하네요.

고전주의의 화풍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가가 느껴지는

그림이지요?



미술교과서에도 실려서 눈썰미있는 아이들이라면

나,저 그림 아는데 하고 말하는 그림입니다.

사실 이 그림에 얽힌 사연은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요.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1830년의 7월 혁명,그리고 1848년의 2월 혁명

그렇게 막연하게 외웠던 사건이 이 당시 프랑스에서 발생했고

7월 혁명을 캔버스에 표현한 것이 바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 그림의 운명은 프랑스의 역사가 바뀔 때마다

시대의 분위기를 탔다고 하는데요

미술관에서는 이 그림을 걸었다 떼었다 했다고 합니다.



뒤마는 그의 연설에서 이렇게 화가를 표현하더군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하루에 12-15시간을 그림 그리면서 살았던 사람이라고

미켈란젤로보다는 데생이 부족하고 루벤스보다는 구성이

모자라지만 두 사람을 뛰어넘는 강렬함과 환상을 표현한

화가라고.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쇼팽과 들라크루와는 친하게

지낸 사이였던 모양입니다.

일본 소설가가 펴낸 장송이란 소설에서는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이어서 그 소설로 인해 들라크루와란 화가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쇼팽의 연인 상드입니다.

소설속에서는 상드와 그녀의 가족,특히 딸과

쇼팽을 둘러싼 감정,그리고 당대 지식인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어서 역시 역사책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인물묘사와 시대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로군요.

다른 때라면 이 그림은 그냥 슬쩍 보고 넘어갔을 그림인데

오늘 마침 베네치아의 역사에 관련된 글을 한 편 읽어서

그럴까요?

이 그림이 아 하고 다시 한 번 주의를 끄는군요.

4차 십자군이 엉뚱하게 콘스탄티노풀에 입성하게 된 사연

그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베네치아의 도제이야기

입담 좋게 이야기를 풀어간 저자덕분에 오랫동안 기억

저 편에 묻혀있던 한 도시국가의 역사가 머릿속에 떠올라

신기했었는데 마지막으로 화가가 그린 장면을 만나기까지

하다니,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차돌이
    '08.3.6 7:19 AM

    잘 보고 감니다
    새삼 손으로 그렸다니 믿어지지 않군요..

  • 2. alex
    '08.3.6 8:59 AM

    자유의 여신,,,, 어느 미술관에서 직접 봤는데 가물가물 하네요.
    사람들에게 감돌을 줄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 존경스럽습니다...

  • 3. 신선채
    '08.3.6 9:21 AM

    설명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하니 정말 좋네요~~감사합니다.

  • 4. 시나몬
    '08.3.6 11:13 AM

    저희 옆동네까지 오셨었네요..
    그림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8851 온 몸으로 반응하다 1 intotheself 2008.03.08 1,231 38
8850 카라꽃 9 자연 2008.03.08 1,762 61
8849 3억5천만원 짜리 자연산 진주 ~~~~~~~~ 3 도도/道導 2008.03.08 2,499 28
8848 복수초와 산수유 5 수기 2008.03.07 1,001 10
8847 암스트롱이 누군가 했더니 6 intotheself 2008.03.07 1,364 45
8846 쿠바이야기3 (말레콩 비치와 모히토) alex 2008.03.06 1,136 32
8845 페루이야기3(우로스섬과 타킬레섬) 1 alex 2008.03.06 1,165 44
8844 뒤마가 사랑한 화가 들라크루와 4 intotheself 2008.03.06 1,596 39
8843 지리산 봄소식입니다. 1 차(茶)사랑혜림농원 2008.03.05 1,048 11
8842 절대 클릭금지..^^:: 후다닥~~> 20 카루소 2008.03.05 2,678 27
8841 경상도 말의 압축률 15 카루소 2008.03.05 2,433 39
8840 춘곤증을 이길~~~오늘의 간식 5 안나돌리 2008.03.05 1,772 26
8839 페루이야기2 3 alex 2008.03.05 1,147 35
8838 페루 이야기 1 2 alex 2008.03.05 1,209 44
8837 봄이 오는 길목에서 6 안나돌리 2008.03.05 1,019 42
8836 베컴 8 엉클티티 2008.03.04 1,453 47
8835 쿠바이야기2 3 alex 2008.03.04 1,124 37
8834 쿠바 이야기 1 alex 2008.03.04 1,075 37
8833 sounds of colors 1 intotheself 2008.03.04 1,207 97
8832 우리집 순돌이.... 4 씨라리골 2008.03.04 1,168 9
8831 하얗게 변했네요. 6 금순이 2008.03.04 1,565 63
8830 맛있는 딸기를 먹으면서 보는 피사로 intotheself 2008.03.03 1,287 80
8829 동해바다 대하 3 어부현종 2008.03.03 2,125 34
8828 새 학기기가 시작되는 날,하삼의 그림을 보다 5 intotheself 2008.03.03 1,268 37
8827 Rose 4 Christine 2008.03.03 1,025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