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만 들어도 관심이 가는 지명이 여러 곳 있지요.
그 중에 하나가 피렌체인데요
이 소설을 강남 교보문고에서 처음 발견하곤
수첩에 메모를 한 상태에서 언젠가 읽을 기회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마침 이 책을 도서관의 안영미씨 집에서 샀다고 하더군요.
차례를 기다리던 중
지난 모임에서 제게 건네준 덕분에
오늘 차분히 앉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읽어야 할 자료가 많아서
소설의 내용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 책의 부록형식으로 소개한 34점의 그림을
기록해가면서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서양미술사 700년의 흐름이 한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 날이었는데요
단지 예수의 십자가 책형이란 주제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그림이 나올 수 있구나
화가마다,혹은 시대마다 조금씩 혹은 아주 많이 달라진
그림들을 통해서 미술사를 읽고 나니
다른 장르의 그림들도 이렇게 한 꾸러미로 재미있게
꿰어서 보여주는 작가가 나오길 기대하게 되네요.
화가들의 아버지 지오토
르네상스의 선구자 브루넬레스키
세상에 빛을 던져준 화가 마사초
최초의 예술사가 바사리
이렇게 순서대로 나오는 화가들이
4번까지는 다 산타 마리아 노밸라 성당에 그림이 있는 것으로
나오니 갑자기 그 성당의 내부가 궁금해집니다.

미술사에서 지오토 이전과 지오토 이후로 나눌 정도로
그의 그림은 서양미술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고 하더군요.
비잔틴 양식에서 보여주는 예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방향을 확 바꾸어 살아있는 사람처럼,그의 고통을 드러내는
그런 그림을 선보였다고요.
우리눈에는 별로 신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 이후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그것의 신선함을 볼
눈이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저 장인길드소속의 장인취급을 받던 화가들이
지오토에 이르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일반 시민들의
관심거리가 될 정도로 사회적인 지위를 바꾸게 되는
그런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바로 지오토부터라고
하네요.

부루넬레스키,그의 이름이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도
피렌체 꽃의 성모 성당의 돔하면 아하,하고 금방 기억하게
될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의 십자가 책형 조각은 도나텔로의 조각을 보고 난
브루넬레스키가 어째 농부느낌의 예수상이라고
나라면 하고 거드름?을 피우면서 제작한 조각이라고 하는데요
이 조각을 본 도나텔로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하네요.

브루넬레스키의 도움으로 원근법을 그림에 적절하게 살린
너무 유명한 작품이지요.
그 다음이 바사리의 그림인데요
그의 그림은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군요.
화가로서의 능력보다는 그가 쓴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이
그 이후에 미술사라는 장르를 가능하게 한 덕분에
미술사 책을 읽다보면 피해 갈 수 없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가 그린 메디치 가문의 수장 로렌초를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말로만 들었던 미켈란젤로에게 바치는 기념물이란
것을 처음 검색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그림들도 쟁쟁한 화가들의 작품이라서
하나씩 찾아서 보는 재미를 누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