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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브람스를 듣는 아침

| 조회수 : 979 | 추천수 : 29
작성일 : 2007-08-22 13:17:39


  네 멋대로 써라라는 흥미있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글이면서 동시에 인생에 관한 글이기도 한

그 책을 아람누리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인데요

글쓰기는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바탕이 되는 것이고

이미 우리는 글쓰기를 할만한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읽을 만한 것으로 만드는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어찌보면 너무나 지당한 말이지만

사실은 그것이 어려운 과제겠지요?

읽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그것을 읽을 사람이 다른 일

해야 할 일,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게 쓰도록 하는 것.

그것과는 별개이지만 브람스를 어제 밤 듣고

오늘 아침 자꾸 다른 할 일을 미루면서 그의 음악을 듣게 만드는

음악회의 저력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제 밤의 일입니다.

브람스 공연에 다녀오고 나서 글을 쓰면서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본 다음

보기 시작한 일본드라마 애정 한 판 (제목이 왜 이런가 했더니

조그만 유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와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이 주인공인 드마라라서 애정 한 판이란 표현을 쓴 것 같아요)

그런데 2회를 보다가 갑자기 스크린이 어두워지더니 소리만

나오는 겁니다.

아무리 손을 대보아도 그 상태,어찌 할까,그냥 여기서 접어야 하나,

아니면 소리라도 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속인지 소리만으로도 내용이

절반은 아니지만 스토리를 이어서 상상할 정도로는 들리는

기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겨울 노다메 칸타빌레부터 시작하여 발을 들여놓은

일본 드라마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보고 있는 중인데 점점 소리가

단순히 소리가 아니라 의미가 통하는 소리로 들리는 과정이

신기하고,새롭게 한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있는 이번 해의 새로운 경험중의 하나인데

신기하고 고맙고,기묘한 느낌으로 한 회를 다 보았습니다.






유도,검도,태권도 이런 도로 끝나는 무술에는 그 나름의

이치가 있는 것을 느낍니다.

한번도 제대로 입문해보지 못한 운동의 세계,

그렇지만 보고 있으면 그것이 모두 한 길로 통하는 세계는

아닐까,진한 동료애와 승부,지고 이김에 따라서 갈리는 희비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이기기,

아니,이기기보다는 자신을 알게 하는 것

그것이 운동이 지향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피아노의 독주 부분이 흐르고 있습니다.

조용한 터치가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군요.

강하면 강한대로 마음이 반응하고 약하면 그 소리에 일부러

더 귀기울이게 만드는 피아노 소리

어제 밤 ,갑자기 승태가 말을 합니다.

엄마,실기시험이 있어서 피아노 곡 하나 연습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할까?

그래서 서로 상의하다가 처음에는 바하곡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이미 피아노와는 인연이 없는 아이에겐

너무 무리다 싶어서 백조로 곡을 바꾸었습니다.

페달을 약으로 해놓고 늦은 밤 한 손가락으로 연습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배울 기회를 너무 일찍 주어서 오히려

그 세계의 맛을 못보고 살게 되었나 하는 자책감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다고,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조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늘 기회를 먼저 마련했던 미련한 엄마인 저를

되돌아보게 되네요.



어렸을때 피아노는 제겐 사치인 악기였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니 집에 피아노도 생기고

동생들은 레슨을 받게 되었지요.

동생들이 받는 피아노 레슨을 부러워하면서

저는 귀동냥으로 배웠는데

그 이후 이런 저런 기회가 생기면 조금씩 연습을 해서

지금까지도 조금씩 피아노와의 인연을 맺고 있지요.

정작 오래 피아노를 배웠던 동생들은 피아노와 멀어지고

저만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인연이란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침에 아들의 부탁이 생각나서 피아노 책에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 메모를 하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어려운 곳에는 번호를 매기기도 하면서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웃었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피아노 협주곡,혹은 피아노 소나타

아니면 피아노 독주도 좋고,

피아노가 주인공인 연주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시간,음악과 함께 한 화가는 역시 터너였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레그레퐁퐁
    '07.8.22 5:23 PM

    그림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림 설명을 더 중시하는데 그림을 보면서 역사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의미있지 않나요? 그림을 접하고 있는 님이 부럽네요^^

  • 2. 시냇물
    '07.8.23 12:19 AM

    전.. 제 감정없이 그림을 보려합니다. 그림에서 느끼는 느낌대로 담아오지요..
    몇번을 봐도 좋으네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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