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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작은 걸음,큰 출발

| 조회수 : 1,318 | 추천수 : 18
작성일 : 2007-06-28 13:41:59


  호모 쿵푸스를 읽고 마음이 촉발된 어느 날

자주 가는 서점에서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던

두꺼운 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1084 오피디의 논어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이상하게 확 눈에 띄어서 일단 뽑아서 구경을 했지만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망서리다가

이것이 새로운 출발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두꺼워서 혼자서 다 볼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원래보다 2만원이나 할인된 책값에

혹해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읽다보면 언젠가는

하는 마음에 사들고 왔지요)

마침 화,목요일 두 번씩 서당에서 장자 강의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목요일은 불가능하고 또 하나도 모르는 세계에

중간에 끼어 들어가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고

한동안 화요일에는 외부강의로 미술사를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렇다면 독학으로 서서히 실력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한 일주일 정도 책을 보다보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역시 시작하는 김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책임감때문에라도 더 제대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 목요일 함께 서양사 공부하는 사람들과 상의했더니

3교시 수업을 하는 것이냐고 웃는 소리와 더불어

시작하기로 결정을 보았습니다.

드디어 오늘 학이편의 첫 소절을 함께 읽고 공부했지요.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적여 찾아보니 주석까지 달아놓은

글이 있네요.




제일장 학이편

(원문1)子曰:“学而时习之,不亦说乎?
(집주)说、悦同。学之为言效也。人性皆善,而觉有先后,后觉者必效先觉之所为,乃可以明善而复其初也。习,鸟数飞也。学之不已,如鸟数飞也。说,喜意也。既学而又时时习之,则所学者熟,而中心喜说,其进自不能已矣。程子曰“习,重习也。时复思绎,浃洽于中,则说也。”又曰:“学者,将以行之也。时习之,则所学者在我,故说。”谢氏曰:“时习者,无时而不习。坐如尸,坐时习也;立①如齐,立时习也。
(愚)자왈: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공자는 자신을 호학자(배우기를 좋아 하는 자)로 평하고 있다. 어떤 것을 배워서 확실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배운 것을 끊임없이 익히고 실천해야만 비로소 그 지식이 살아있는 지혜로 전환되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여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학문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세, 도에 대한 끊임없이 추구하는 자세로 한 평생을 살아던 공자만이 이런 멋진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문장이 논어의 첫 문장으로 나와 공자의 삶을 대표하기에 가장 적합한 말이다.

(원문)”有朋自远方来,不亦乐乎?
(집주)乐,音洛。朋,同类也。自远方来,则近者可知。程子曰:“以善及人,而信从者众,故可乐。”又曰:“说在心,乐主发散在外。
(우)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니 또한 즐겁지 않은가?
공자가 여기서 말하는 벗은 친구사이를 뜻할 뿐만 아니라 학문을 함께 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공자의 마음은 항상 열려 있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 공자를 대성이라 할 수 있는 것도 모든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큰 가슴을 가지고 사람에 맞게 대화했기 때문이다. 공자가 제자을 교육시킴에 그 제자의 수준이나 성향에 맞게 훈도하는 것만 보더라도 공자가 얼마나 진정한 교육자인 지 알 수 있다. 현재 우리사회가 세대간의 벽으로 인해 얼마나 자연스런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이념이나 신념 등의 차이로 인해 같은 세대간에 대화 역시 막혀있다.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먼저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자신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한다. 대화란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해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우선 상대방의 입장이나 주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때 역시 상대방도 나의 주장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라는 충서(혹은 혈구지도)는 바로 유가의 이론도 보편윤리와 상통하는 면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공자가 모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인정하고 이해하려 하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위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대화의 만남에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태도는 공자가 만인의 사표가 되는 원인이다.

(원문)”人不知而不愠,不亦君子乎?”
(집주)愠,纡问反。愠,含怒意。君子,成德之名。尹氏曰:“学在己,知不知在人,何愠之有。”程子曰:“虽乐于及人,不见是而无闷,乃所谓君子。”愚谓及人而乐者顺而易,不知而不愠者逆而难,故惟成德者能之。然德之所以成,亦曰学之正、习之熟、说之深,而不已焉耳。程子曰:“乐由说而后得,非乐不足以语君子。”①“立”,原作“一”,据清仿宋大字本改。
(우)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남이 나를 알아주느냐 알아주지 않느냐를 가지고 기뻐하거나 화내는 것이 바로 우리 일반인이 인간관계 속에서 취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군자라는 인간의 이상형은 바로 위인지학을 넘어선 위기지학을 기준으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해낸다. 공자의 이런 사상은 유학이 내성심성지학으로 발전하는데 단초를 제공한다. 지금 우리사회에 명성을 갖춘 학자도 그 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표현을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위인지학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한다.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군자는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온갖 욕망을 극복해야 바로 사회정의나 공익을 논할 수 있다. 극기는 바로 복례 즉 사회질서를 위한 것이다. 사회정의나 공익을 주장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이 욕망에서 최소한 좌우되지 않은 수양을 쌓아서 생활속에 실천해야 함을 요구한다. 유학은 실천과 유리되었다면 그 이론적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에 유학을 실천지학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이런 까닭 때문이다.
위 세 문장이 논어의 첫머리을 장식하는 것은 바로 공자의 삶을 너무나 잘 적합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학문에 대한 열성과 누구와도 막힘없는 대화, 그리고 도덕수양을 통한 사회정의를 이루려는 인과 예의 강조 등은 공자의 삶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한문만 보아서는 어떻게 읽을 지 참 막연하지요?

다행히도 제가 구한 책에 한글로 토를 달아놓고

주석에 각 글자에 대한 자세한 해석도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자왈,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 자원방래 불역낙호

일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이렇게 읽더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두 번째에서 자원방래

이런 식으로 막연히 읽었던 것이 이번에 보니

자는 어디로부터란 뜻이었습니다.

그러니 자 원방 (먼 곳으로부터 ) 래 (오다)

이렇게 띄어읽어야 뜻이 제대로 전달이 되는 것이더라고요.

그러니 모르면 배워야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면 아무리 어린 아이들에게라도 배워야 하고

그리고 배울 것이 엄천 많다고 생각하는 제겐

이렇게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하네요.

주에서처럼 단순히 친구들이 오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춘추시대 여러 나라에서 의견이 같은 사람,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하면서 부국강병을 논하던 그런 사람들의 무리를

가리지 않고 기다리고 함께이야기했던 공자님의 생각을

담은 구절이라고 하네요.

열이나 낙자도 다양하게 읽히는 글자인데

이 장에서는 열과 낙으로 읽는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풀이를 하고 함께 소리내서 읽으면서

암송의 즐거움,그리고 그것을 실제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의 즐거움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작은 걸음이나 큰 출발을 한 날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자축하는 마음입니다.

논어를 여럿이서 처음 읽은 날

기념으로 중국화가라고 검색을 하니 샹딩이란 화가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요즘 일본드라마 보느라 영화를 빌려보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대여점에 갔을때 묵공이란 제목의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군요.

묵공이란 춘추전국시대의 묵자를 말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기회에 빌려보아야겠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영상으로 보는 시대가 실제 그 시대와는 물론 다르지만

글로만 보는 것과는 다른 이미지가 생겨서

나중에 글을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거든요.









앞의 그림과 뒤 그림의 소재가 확 달라져서 화가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궁금해지네요

생애를 읽어보니 54년생이고 어려서부터 그림에 마음이

끌렸으나 저널리스트인 아버지는 아들이 그림그리는 사람이

되길 원치 않았다고요.

그러나 워낙 강한 흥미에 결국 나중에는 후원을 단단히 했다고

하는데 문화대혁명기에 아버지가 투옥이 되는 바람에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그림에 더욱

전념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다음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올라와 있지 않아서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아마 서양으로 건너가서 살지 않았을까 추측을 하게 되는 것은

그림에서 두 세계,너무나 다른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www.outdoorwatercolor.com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들어가서 검색을 하면서 다른 그림들도 찾아보고

싶네요.수채화라니 관심이 가서요















그림을 고르면서 보고 있으려니 마치 제 자신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져서 즐거운 기운이 넘치네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정덕
    '07.6.28 6:41 PM

    항상 그림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마음이 넉넉해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항상 감사합니다....

  • 2. white
    '07.6.28 11:27 PM

    저는 늘 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게 주는 선물이라 느껴져 즐거운 기운이 넘쳐 납니다^^
    오늘도 선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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