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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과 사도세자의 고백사이의 거리

| 조회수 : 1,765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7-06-27 00:15:02


   한중록,

혜경궁 홍씨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어머니)가

칠십살 나이에 쓴 기록이라고 하더군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서 쓴 기록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한가한 날의 기록이란 의미였다가 나중에는

한맺힌 기록이란 뜻으로 한자가 변했고 읍혈록이란 제목으로도

썼다는 이 글은 역사적인 사실의 왜곡이란 측면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한중록 이야기를 꺼내는 사연은

이번 월요일 수업에서 제가 맞은 발제가 바로 조선시대의

당쟁을 다룬 부분이었고 마지막에 사도세자에 관한 기록이

있어서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려고 마음먹은 책이 한

권 있어서입니다.

이상하게 사도세자의 고백이란 제목의 책을 빌려놓고는

읽다가 그만두고 읽다가 다시 그만 둔 특이한 경험이 있는

책이었는데 (아마 책의 내용이 마음아프기도 하고

한중록을 먼저 읽은 탓에 혼란스럽기도 해서일까요?)

결국 마지막까지 오늘 다 읽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중의 하나가

우리가 처음 갖게 되는 선입견이란 얼마나 무서운가하는

것이었지요.

미리 생겨난 생각이 그 다음에 읽는 것이나 경험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경우가 다만 이 사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지금 보고 있는 중인 대하 드라마 공명의 갈림길에서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나서 생긴 지도로 인해

내용을 그것에 맞추어 이해하거나 곡해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역사적인 사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구나,그리고 기준에 얽매인 것도 문제이지만

아무 기준도 없이 이렇게 저렇게 휘젓고 다니면서 무엇을

읽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되고요.

당파,그중에서도 노론의 무서운 힘.그것의 파괴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 날이었는데요

그 지점에 이르면 노론에겐 나라보다 당이 우선이었구나

그래서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이 뒤주를 들이대면서

영조에게 사도세자의 죽음을 재촉할 수 있었구나 놀랍다,

사람이란 정치의 장에 들어서서 행위를 할 때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존재인가 무섭다는 느낌도 든 날이었습니다.

숙종,경종,영조,사도세자,정조

그들 시대에 연관된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속에서 길을 찾아가고 싶은 생각을 한 날

집에 오니 자연히 조선후기 그림이 보고 싶어집니다.

블로그 검색에서 만난 좋은 글 한 편

올려놓습니다.




조선 중기 약 1550~1700년에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정묘호란 등 대란이 속발하고 사색당쟁이 계속되어 정치적·사회적으로 매우 불안했지만 특색 있는 조선 화풍은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시서화 삼절로 불리운 양송당 김제(1524~93)의 작품에 나타난 대로 안견파 화풍과 절파계浙派 화풍이 두드러졌다.
안견파 화풍과 미법산수 화풍米法山水畵風을 혼용한 화가는 화원 이정근(1531~?)이었다.
이정근의 작품에서 남종화의 한 지류인 미법산수 화풍이 안견파 화풍을 따르던 화원에 의해 수용·구사되었음을 보는데, 이는 남종 화풍이 조선 중기에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남종화풍은 허백련을 통해 근대 동양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조선 후기 약 1700~1850년에는 조선적·민족적 화풍이 풍미했던 시대이다.
초기 회화가 송·원대 회화의 영향을 바탕으로 조선적 특성을 형성한 데 반해 후기 회화는 명·청대의 회화를 수용하면서 보다 뚜렷한 민족적 자아의식을 발현했다.
한국화의 기원이 되는 시기였다.
영·정조 시대의 자아의식을 토대로 대두된 실학적 경향이 조선 후기 문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된다.
조선 산천과 조선인의 생활상을 소재로 삼아 다룬 후기 회화는 실학의 추이와 유사하다.
서양화풍이 전해져 후기 회화 발전에 기여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중기에 유행했던 절파계 화풍은 쇠퇴하고 남종화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남종 화법을 토대로 산천을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하는 진경산수화가 정선 일파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리고 조선인의 생활상을 애정을 갖고 해학적으로 다룬 풍속화가 김홍도와 신유복 등에 의해 이 시기에 풍미했다.
남종화 유행의 긍정적인 점은 조선 후기의 회화가 종래의 북종화풍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화풍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대시킨 것이다.
남종화의 전개에 남종문인화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형사形似보다는 사의寫意를 중시하게 되었다.
남종화 유행에 가장 기여한 사람이 구도는 물론 필묵법, 준법, 담채법, 미점법 등을 두루 반영한 강세황이다.
남종화는 정수영(1743~1831)과 윤제홍(1764~1840 이후)을 통해 널리 확산되었다.
남종화를 토대로 동국진경東國眞景, 즉 긴경산수화를 그린 사람이 정선이다.
정선 이전에도 실경산수화의 전통은 이미 확립되어 있었지만, 정선 이전에는 북종화와 안견파 화풍으로 실경산수화를 그린 데 반해 정선은 남종화를 바탕으로 그린 것이 다르다.


조선 후기 회화의 발달에 기여한 것이 윤두서(1658~1715)를 시작으로 강희언(1710~64), 김홍도, 김득신(1754~1822), 신유복 등이 발달시킨 풍속화이다.
윤두서는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증손자이다.
풍속을 모티프로 한 그림은 고구려의 고분벽화를 비롯하여 조선 초·중기에도 다루어졌지만, 18세기에 이르러서는 단순히 생활 장면의 표현을 넘어 예술적 경지로까지 승화된 것이다.
진경산수화와 풍속화야말로 한국화의 기원이 되는 모델로 삼아야 한다.


www.misulmun.co.kr에 들어가면 김광우님의 글을 만날

수 있는 모양인데요 어떤 분이 블로그에 김광우님의 글

한 편을 올려놓은 덕분에 싸이트 이름도 알게 되었고

조선 중기,후기의 그림에 대한 개괄적인 글도 읽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림 찾기가 서양화에 비해서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

오늘 만난 첫 그림은 강세황의 초상화입니다.




강세황하면 누구지? 의아할 사람도 있겠지만

김홍도의 자질을 알아보고 키워준 그리고 격려해준 스승입니다.

그는 18세기를 대표하는 시,서,화 삼절중의 한 분이라고 하더군요.




18세기는 영,정조 르네상스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였지요.

당시에 서양에서 흘러들어온 화풍이 중국을 거쳐 조선에도

소개되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강세황도 그 중 한 분이라고 하네요.



바로 이 그림에서 아,그렇구나 하는 변화의 기운을 감지
할 수 있겠지요?




그림을 통해서 거꾸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변화의 시기에는 그런 변화가 어떤 한 분야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겠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서 음악사를 읽다보면 아하,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고

경제사책을 읽다보면 그렇구나,맞아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어서 지식의 통합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마지막 두 그림에 눈길이 오래 머뭅니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정조시대로

넘어갑니다.

영조와 정조의 나라,그리고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파의 이야기로

그리고 그 사이에 자생한 천주교도들의 이야기로

요즘 한국사의 한복판으로 다시 걸어들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날들입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이엄마
    '07.6.27 12:33 AM

    늦게까지 안 주무셨네요.
    첨에 글쓴이도 안 보고서 한 참을 읽어오다가 느낌이 intothesrlf님 같아서 쭈르륵~ 다시 위로 올라가서 글쓴이를 보고 내려왔네요. ^^
    목공작업을 하다 손가락을 좀 다쳐서.. 핑계김에 놀고있는데, 왜 82에서는 아픈 손가락으로 글쓸일이 자꾸 생길까요..ㅎㅎ
    항상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감사하게 글 읽고 있답니다. 얼른 주무시고 내일도 행복한 하루 시작하세요.

  • 2. 영심이
    '07.6.27 12:33 PM

    님의 박식함과 안목에 오늘 하루도 행복합니다. [다음]에서 쪽지 보냈는데,,,[ 다음]은 잘 안쓰는 곳인가봐요. 계속 퍼가려니 염치가 없어서, 이곳으로 찾아와 감상하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즐거운 날만 되세요.

  • 3. 오후
    '07.6.27 2:12 PM

    한가로운,한이 많아서~~
    혜경궁 홍씨의 이 책은 아주 상반된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 4. intotheself
    '07.6.28 12:38 AM

    혜경궁 홍씨의 집안은 노론이었다고 해요.그런데 그녀의 남편은 소론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차기 왕이 소론이 되면 정치적으로 위태롭다고 느낀 노론은 조직적으로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를 이간질했고

    탕편책을 쓰면서 당쟁을 없애려고 노력하던 영조가 어느 해 벽서사건이 일어나서

    자신을 비난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돌아서서

    노론일색의 정치를 하게 되면서 아버지와 아들이 정치적으로 정적이 되어버리고

    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던 홍씨의 아버지,숙부등은 발벗고 영조의 편을 들게 되지요.

    그런데 홍씨 역시 아버지와 함께 노론편에 섬으로써 자신의 남편을 기억하는 글에서

    정신병자로 몰아서 완고한 아버지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아들사이의 갈등으로 축소한

    글이 나오게 되었다고 하네요.

  • 5. 오후
    '07.6.28 7:59 AM

    잘 알겠습니다.
    어릴적 저의 꿈은 메가폰을 들고 대중들 앞에서 역사와
    유적에 관한 설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였어요.
    님을 기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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