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눈앞에 다가오니
아이들이 시험공부하다가 모르는 것 물어보는 시간
교과서에 중요한 구절 줄 쳐달라고 부탁하는 시간이
돌아왔네요.
백마고등학교 일학년 교과서를 읽다보니
마음에 드는 장이 있어서 적어왔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 관한 것인데요
1. Be proactive.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라.
2.Begin with the end in mind.
마음속에 목적을 갖고 시작하라
3.Prioritize
우선 순위를 세우라
4. Think win-win rather than win-or lose
이기고 지고의 관점이 아니라 서로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라
5.Listen to others first,then make them listen to you
남의 말을 먼저 귀기울여 듣고 그리고 나서
그들이 네 말에 귀기울이게 하라
6.Synergize
함께 일함으로써 힘을 얻으라
7.Sharpen the saw.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갈아서 쓸 수 있게 하라
함께 있던 자리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참 좋은 말이라고 하니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네요.
누가 몰라요,실천이 어렵지
어린 나이에도 이런 반응을 보이면 커서는
그래,옛날에도 다 해본 일이야
그런데 제대로 된 적이 없으니 아예 시작을 말아야지
이렇게 체념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다시 잔소리 시간이 조금 이어졌습니다.
시작하다가 결국 다 못 이룬다 해도
해보지도 못한 것과는 참 다르다는 이야기를요
마침 중학교 일학년 아이들이 여럿인 시간에
과학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가 질문을 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대답과 설명을 하도록 부탁했습니다.
질문하는 것도 공부이고 대답하는 것도 공부라고요.
한 아이가 물어보네요.
선생님,과학은 잘 모르세요?
그래,과학은 정말 젬병이라서 다시 공부하라고 하면
아마 과학때문에 졸업을 못할 지도 몰라
잘 아는 아이가 설명하는 것 선생님도 들어볼께
그런데 참 말이 어렵더군요.
아이들의 고충이 느껴진 날이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비가 가늘게 오고 있긴 하나
공기가 많이 시원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돌아와서 찾아보는 모네그림입니다.
아무래도 내일 수업에서 모네를 읽는 날이라
마음이 저절로 가는 것,그래서 항심으로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한가 혼자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 그림은 첫부인 까미유가 죽은 직후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몸의 상태에 붙들려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일반인이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볼 때 아내가 죽었는데
그림을 그리다니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는 변하는 아내의 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우리의 판단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이 그림앞에서는 늘 망서리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같은 양귀비밭이지만 위와 아래는 장소는 다르군요.
아래가 지베르니 풍경이네요.

모네는 생활이 정말 곤궁했던 시절
아는 집에 가족이 전부 함께 살러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해요.
그 때 그 집의 부인과 많이 친해져서
까미유가 죽고 나서 남편이 있는 그 부인과 (구체적인
사연은 잘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게 되고
그녀의 아이들도 전부 모네와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딸들을 모델로 그림을 많이 그렸더군요.
그 중 한 점이고요
베네치아에 갔을 때 두 번째 부인과 '찍은 사진을 보니
그녀가 얼마나 당당한 풍채이든지 눈길을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사진은 지금 시립미술관에 와 있더군요.

오늘 밤은 여기까지 보는 것으로 마음이 충분히
채워지는 느낌이네요.
prioritize
늘 생각은 하지만 무슨 일을 시작하면 그 일에 붙들려
앞으로 나가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제겐
몸으로 체득해야 할 습관중의 하나인데
오늘 글로 적어놓고 보니 마음속에 더 선명하게 새겨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나가려다 마지막으로 눈길이 간 작품인데요
1871년이란 연대에서 생각이 뻗어갑니다.
그 해에 프랑스와 독일이 전쟁중이었는데
모네는 군인으로 나가지 않고 영국으로 가게 되고
영국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렸지요.
그렇다면 이 그림은 어디에서 그려진 것일까?
전쟁중에 모네 부인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까?
머릿속으로 소설을쓰기 시작하면 한이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