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옷장에 한 번도 안입은 두꺼운 외투가 있을만큼
심심하고 맹맹한 겨울이 다 지나고 마네요.
대다수 사람들에겐 오늘, 2월 26일이
올 겨울 날씨 만큼 심심하고 맹맹한 하루겠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1년 중 손가락에 꼽히는 특별한 날입니다.
둘 다 늦은 나이에 연애를 시작하고,
이어 순탄하게 결혼을 하고,
1주년을 보내고, 오늘은 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

1주년은 키친토크에 이야기를 풀어놨었고
2주년은 때마침 이벤트도 있겠다 남편 자랑도 할 겸
줌인줌아웃에 이야기를 풀어놓겠습니다.
사실 쉐프윈 냄비가 탐이나긴 합니다. ^^;
저희 부부는 사진 동호회에서 만났답니다.
한 신문사에서 같은 사진 강좌를 들었고
강좌 후 후속 모임으로 이어졌는데 그 모임에서 만났지요.
첫 눈에 삐리리해서 반한 건 아니였지만
시간을 두고 모임에서 부딪히고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다보니
어느 순간 둘 다 은연 중에 마음속에 들어앉았다고나 할까..
나이들이 있던지라 집에서 주선한 선을 보러다니고
각자의 선 결과에 대해서도 논하기도 하다가
어느날 결심했지요.
그래서 문자를 보냅니다.
각자 의무방어 끝내고 연애나 하자고..물론 제가. --;
이렇게 시작된 연애는 급물살에 휩쓸리듯 진행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결혼식날 아무래도 둘 다 사진동호회 였다보니
여기저기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사람이 많아서
마치 연예인 결혼식장을 방불케 했답니다.
문제는 그렇게 사진들을 찍어주고 건네준 사람이 몇 없었다는건데
결혼 사진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질 무렵
한 친구에게 정말 뜻깊은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혼식날 스냅 사진도 찍어주었고
결혼전에 하루 그냥 편하게 만나서 사진이나 찍자는 얘기에
편하게 나가 저녁먹고 보내면서 중간중간 사진 찍고 했는데
엄청난 결과물을 들고 왔더군요.
흑백으로 13롤이 넘게 찍은 밀착 인화사진과
그중에서 선별한 8*10, 공책 크기만하게 뽑은 40여장의 흑백 사진.
필름 또한 직접 현상하고 인화까지 한..
살면서 두고두고 볼 때 기쁨이 되는 사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누구에게나 결혼사진은 특별하겠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더욱 더 특별한 결혼 사진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