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영남알프스 신불산

| 조회수 : 1,313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7-02-27 11:37:54

 때는 바야흐로 섣달 그믐날.
새벽부터 내리는 빗줄기는 그칠줄 모르고 그 줄기가 더욱 굵어져만 가는데
무료하게 앉아있는 내게 손님 대접하느라고 처남이 산행을 청합니다~

"신불산 한번 가시렵니까?"
"응? 신불산이라구? 많이 들어 봤는데 어디있지?"
"여기서 가까워요~ 근데 비오는데 가도 될까요?"
"그럼.. 우중 산행이라구 우산 받고 가면 그 맛이 또한 일품이지^^"
얼떨결에 따라 나섰습니다.


01[1].jpg


 계획으로는 이틀후에 함안에 있는 여항산~서북산을 한 바퀴 돌 계획이었는데
아무렴 어떠랴 싶어 선뜻 따라나선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랄 수도 있었습니다.


 


울주군 등억온천지구에 산행 들머리가 있고


영남 알프스 자락이지요.


 


02.jpg


 내리는 빗발을 우산으로 가리고 오르는 비탈길...
기분 째지게 좋습니다^.^
와우~~~


 


03.jpg


 얼마를 오르니 옥류폭포가 그 웅장함을 드러냈습니다.
빗소리를 제압하면서 쏟아지는 폭포수의 소리가 제법이더군요.


폭포 옆으로는 덜 녹은 얼음덩어리가 아직도 붙어있고요.


 


04.jpg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05.jpg


 산길~
말이 길이지 이건 한 발 올려놓으면 반 발은 미끌어지고 키는 몇 센티미터나 더 커졌고,
가파르기는 무던하게 경사가 심하네요.


 


06.jpg


 엥?
희끗 잔설이 보입니다.
꼭대기엔 엄청 쌓인 거 아냐...


 


그래도 여기부턴 땅이 얼어있어 걷기엔 안성맞춤인데,


 


07[2].jpg


 올라갈수록 눈은 점점 많이 쌓였고,


내려갈 길이 염려되어 걱정을 하는데 하산길은 완만하니 염려말란다~ 


 


08.jpg


 숨은 차오는데 발은 빗물에 젖어 시려오기 시작합니다.
휴우~~~
무슨 산이 계속 오르막일까??


 


09.jpg


 바위능선을 가리키며 '칼바위'라고 일러줍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능선에 올랐더니 세찬 바람때문에 우산을 제대로 받쳐들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이제 다 왔나 싶어 물어봅니다.
"거의 다 온건가?"
"아직 좀 더 가야해요~"
산행하면서 아직 멀었느냐고 벌써 두 번을 물었습니다.


 


이런 일은 좀처럼 없었는데 질척거리는 신발 속의 발가락이 얼어붙어가니까
자꾸만 재촉을 하게 되네요..
그동안 날씨가 하도 포근하여 봄 가을용 경등산화를 신고온 게 탈이었습니다.


 


그래도 사진만은 찍어야겠기에 한방 누르고 나니 뱃터리가 아웃!
오른쪽은 천길 낭떠러지라는데 촬영을 못해서 아깝습니다.
하긴 보이지도 않는데 욕심만 앞섰지요.


 


10[1].jpg


 칼바위를 돌아 비바람이 약해진 틈을 타서 배터리를 교환하고
우회길에서 한 장 찰칵!
가시거리 100미터도 안되는데 뭘 보고섰는지..


 


마침 앞선 산행인들의 발자국이 셋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올랐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눈쌓인 산엘 오른 이들은 또 어떤 사람들일까...


 


11[2].jpg


 칼바위가 정상인줄 알았는데 공룡능선이 나타났습니다.
에고 발시려워$&^&(*&_)~!#


능선 우회길에서 마침 만난 작은 처마밑같은 바위 아래에서 빵 한 조각을 뜨건 물에 말아먹고(?)
양말을 갈아신었지만 금방 젖어버리네요~
으유.......


 


11-1.jpg


 못 먹어도 고우!
발시려도 고우!


 


12[1].jpg


 이윽고 완만한 능선길을 만났습니다.
거의 다 온 모양입니다.


 


예쁜 설화? 빙화?가 마중을 해주어 신이 난 까메오 촬영하느라 발시린 것도 잊었습니다.
원더풀...


 


13[2].jpg


 


14[1].jpg


 뷰리풀.....


 


15[1].jpg


 


16[1].jpg


 나이스 샷!


 


18[1].jpg


 정상입니다~


 


17[2].jpg


 자기 사진 찍히기를 즐겨치 않는 까메오지만 언제 또 이 곳에 오려나..하는
마음으로 슬쩍 나타났습니다.


 


19[1].jpg


 하산길~
이젠 살았습니다.


무슨 말씀인고 하니,
시린 발은 내려가면서 신발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따뜻해지기 마련이랍니다^^
발이 앞으로 쏠리면서 신 끝에 발가락이 닿으니까 그렇답니다^^


 


20[2].jpg


 시린 발은 그렇다고해도 발밑에 깔린 눈은 어쩔 수가 없어
온 몸에 힘을 주고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발을 뗍니다.


 


왼편은 그 유명한 영남알프스의 수십만평의 억새밭인데 구름으로 인해 보이질 않고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찌이익~~ 꽈당!@#*)_~& 크읔^&^


 


드뎌 한 방 먹고서야 안전지대로 내려섰습니다.
헤헤헤ㅔㅔㅔㅔ


 


21[1].jpg


 이윽고 몸도 맘도 편안하게시리 임도로 내려선 발은 어찌나 포근하던지
딱딱한 콩크리트 포장도로가 낙엽길처럼 부드럽게만 느껴지더군요^^*


 


우연챦게 오른 신불산!
날씨만 좋았더라면 주위의 경관도 바라볼 수 있어 금상첨화였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일부러 서울에서도 찾아가는 산을 거져 줍다시피했으니까요...


 


비 내리는 눈길을 시린 발로 한 산행...
기온이라도 급강하했더라면 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비교적 포근한 날씨 덕분에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던 행운의 산행이었습니다.


 


北窓이 맑다거늘 우장없이 길을 나니               어이 얼어자리 무슨 일로 얼어자리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로다                 원앙침 비취금을 어이두고 얼어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하노라.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아잘까 하노라


                                        - 임 제 -                                               - 한 우 - 


 


내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데
아직도 비는 내리고.. 


 


**총 소요시간 4시간 20분 ~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혜리맘
    '07.2.27 1:25 PM

    사진이 영화속처럼 아름답네요..
    산오르는 사람은 고통스러워도
    공짜로 보는 저는 감격스럽네요..

  • 2. 파도
    '07.2.27 3:32 PM

    정말 대단하셔요.
    23일 올려주신 "경주 남산" 너무 감동받아 맘 속에 담고 무작정 경주로 출발...
    애들데리고 여행갔다 어젯 밤 늦게 귀가~~ 정말 글 ..참고로 구경 잘 했답니다.

    이번엔 영남 알프스"신불산" 이랍니까.....언제나 떠나 볼까나 ^^
    다음에도 좋은 글,음악.사진 기대하겠습니다 .
    편히 구경할수 있음에감사드려요.

  • 3. 냉장고를헐렁하게
    '07.2.27 3:32 PM

    또 울산 근처네요^^
    사진 즐감 했습니다~

  • 4. 시월소하
    '07.6.14 11:21 PM

    온통 눈으로 새하얗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6960 이구아나를 아시나요 ? 4 청년 2007.02.27 1,796 13
6959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8 하얀 2007.02.27 1,650 18
6958 (이벤트)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 아래는 아니지만 가지런히 놓여있.. 2 clare 2007.02.27 1,094 25
6957 웃어요..요즘 살이 부쩍 오른 단.무.지. 14 망구 2007.02.27 2,116 9
6956 영남알프스 신불산 4 밤과꿈 2007.02.27 1,313 17
6955 (이벤트)전 형 입니다.. 8 망구 2007.02.27 1,697 24
6954 <이벤트>채림이 퍼레이드^^ 2 채뚱맘 2007.02.27 1,529 24
6953 고싱가숲에서 놀면서 보는 그림들 3 intotheself 2007.02.27 1,346 24
6952 18세기 조선속으로 들어간 날 5 intotheself 2007.02.27 1,223 14
6951 (이벤트) 우리 왕자와 공주랍니다. 닮았나요?? 2 계란말이 2007.02.27 1,243 12
6950 (이벤트)세상에서 제일 큰 발... 1 달콩맘 2007.02.27 1,803 10
6949 오리들 5 엉클티티 2007.02.26 1,429 124
6948 [이벤트]누가누가 닮았나?! 2 강아지똥 2007.02.26 1,007 19
6947 처음으로 사진을 올려보네요 이렇게 하는거 맞지요? 우리 예쁜 아.. 4 이영아 2007.02.26 1,260 13
6946 내 마음에 봄이 오면... / 김용화 6 하얀 2007.02.26 1,024 16
6945 <이벤트> 결혼사진에 이은 남편 자랑. 6 빨강머리앤 2007.02.26 4,282 93
6944 <이벤트> 누구에게나 특별한 결혼사진. 5 빨강머리앤 2007.02.26 2,356 72
6943 <이벤트> 우리는 가족 4 채뚱맘 2007.02.26 1,155 20
6942 <이벤트> 하늘의 귀여운 붉은 악마 채뚱맘 2007.02.26 1,034 19
6941 <이벤트> 이제 두달됐어요~~ 채뚱맘 2007.02.26 1,046 13
6940 <이벤트> 지금은 표정놀이중 채뚱맘 2007.02.26 943 43
6939 모짜르트를 좋아하세요? 3 intotheself 2007.02.26 1,474 60
6938 (이벤트) 곰탱이 우리신랑..그리고웨딩촬영 .. 3 알토란 2007.02.26 1,388 14
6937 <이벤트> 아버지와 함께한 山 그리고 금강산...^^.. 4 에코 2007.02.25 2,211 89
6936 고이 접어 나빌레라~ 안나돌리 2007.02.25 2,535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