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 공부하러 온 아이가 책을 한 권 내밉니다.
선생님,언니가 선생님 빌려드리라고 해서요.
강빈이란 소설인데요
소현세자비인 강 빈을 말하는 것이지요.
한겨레문학상에서 물의 말로 상을 받았던 소설가
박정애가 쓴 소설이라 믿음이 가서
(물의 말을 읽고 힘있는 소설가가 탄생했구나 하고
반가워 했더랬습니다.) 읽기 시작했습니다.
조선 역사상 왕실 여자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청나라에서 살게 된 여자(병자호란의 마무리를 하면서
소현세자와 함께 간 소현세자비는
그 곳에서 관소를 꾸려가는 비용을 무역을 통해서
스스로 마련했다고 하더군요.
그녀의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 그녀의 딸이
40살이 되어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머니를
기억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지그재그로 묘사되는 소설에서
달라진 시대,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여성문제들을
보게 되네요.
소설을 읽다가 한숨 돌리면서 모네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모네가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 곳과 같을 것이라고
진정으로 좋아했던 곳의 풍광이라고 합니다.
모네는 기회가 닿는대로 좋은 풍광을 찾아서 여러 곳을
다니더군요. 그 중에서 네덜란드에 갈 기회도 있었는데요
그 때 그린 그림입니다.
이 곳도 역시 네덜란드의 잔담이란 곳인데요
물이 바로 앞으로 출렁하면서 빛으로 쏟아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낮에 서점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을 했었습니다.
이 책 저자의 다른 책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마네와 모네의 그림 after를 더 하고 싶은 마음사이의 갈등이지요.
그래도 역시 모네 그림을 더 보고 싶다는 마음이 이겨서
그냥 바로 도서관으로 갔는데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소설을 바로 읽을 수 있었으니
그것이 기다린 것에 대한 보상이 된 것일까
혼자 속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모네 그림을 천 점 이상 올려놓은 싸이트가 있어서
와 소리를 절로 내면서 구경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그림으로 오늘은 충분하다 싶네요.
이어서 다시 씁니다.
강빈을 다 읽었습니다.
우리 속의 이야기들,쌓여서 터져 나오길 기다리는 이야기들
혹은 억눌러서 무엇이 진짜인지 가리기도 어려운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했습니다.
소현세자와 강빈 사이에서 여섯 아이가 태어났지만
결국 살아남은 사람은 딸만 둘이더군요.
두 딸도 살얼음판을 딛듯이 살았겠지요?
부모의 이야기는 금기가 된 상태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갔을 두 여자아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의 큰 줄기에서는 가려진 여자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거의라고 할만큼 모든 기록은 소현세자를 묘사하는 것이었는데
지난 번 올림픽 공원의 페이퍼 테너 뮤지움에서 본 그림에서는
강빈이 앞에 그려져서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소설에서도 강빈이 주인공이다 보니
히스토리와 허스토리의 서술방식의 차이
거기에서 느끼는 감상의 차이에 대해서 실감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소설이 읽혀져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우리가 역사를 읽을 때
어떤 시각으로 읽어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