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지 리 산...

| 조회수 : 1,303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6-10-19 17:07:40

지리산[1].jpg


 연 이틀 죽을듯이 가을을 몹시 타고 나선 지리산으로 향하는 야간열차에 올랐습니다.


 


구례구역 도착이 새벽 3시 20여분..


한시간을 기다려 출발한 버스가 성삼재를 오를 땐 '내가 왜 여길 왔나..'하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속은 울렁거리고 난생 처음 멀미를 다했지요^^


 


이윽고 성삼재에서 내려다본 구례의 반짝이는 불빛과 상큼한 한기속에서 원기를 회복하고


노고단을 향해 올라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헤드랜턴도 끈채 약간은 어둡지만 그래도 달빛 비치는 산길을 걷기엔 기분 짱~이었습니다.


 


지리산_(1)[1].jpg


 드디어 노고단에 올랐습니다.


때 맞춰 일출이 시작됐고 어느새 올라왔는지 선행자들이 맞이해줍니다~


 


지리산_(2)[1].jpg


 앞에 보이는 둥근 봉우리는 올라가야할 반야봉^.^


그 오른 쪽 뒤로 높게 자리한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입니다~


 


지리산_(3)[1].jpg


 저 멀리 해가 떠올라야할 자리엔 구름이 끼어서 애석하게..


그치만 노을빛이 붉고 고와 일출에 버금가는 황홀한 아침이었습니다.


 


지리산_(4)[1].jpg


 멀고 긴 산행은 아니고 뒤따라오시는 두 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빨리 걸음을 재촉하여 사직도 찍고 시간을 넉넉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길을 마구 달려나아갑니다~


 


제 아무리 뛰어가봐야 식사거리는 누이들이 가지고 있으니 가나마나지요^^


 


지리산_(5)[1].jpg


 


지리산_(6)[1].jpg


 


지리산_(7)[2].jpg


  어느 새 해가 떠 올라서 제법 따갑네요.


 


사진에서 많이 보아온 운해가 드리워진 첩첩산중...


'아항~ 지리산의 맛이란 이런 것이었구나'


지리산행은 처음인 까메오.


 


산을 조금이나마 한다는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지리산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게


부끄러울 것까지는 없더라도 쫌 거시기는합지요^^


  


지리산_(8).jpg


돼지령에 왔습니다.


 


만산홍엽을 이룬 산등성이~


노고단의 뒷모습에 찍새의 그림자를 넣어 담았습니다.


 


지리산_(9)[1].jpg


 이렇게 자꾸만 遠景을 올리는 것은


다른 산처럼 한꺼번에 지리산의 모습을 담을 수없는 안타까운 심정이기에서죠.


 


웅장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제 어휘력의 부족을 한탄할 뿐입니다.


 


지리산_(10)[1].jpg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기서부터는


누이들을 떨쳐보내드리고 반야봉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런 표현은 순전히 제 생각이고,


누이는 아까부터 절 따라오기 힘이 드시는지


"조금만 더 가서 널 놓아줄테니 좀 참아라~"하셨답니다.


 


지리산_(11)[1].jpg


 제 일생을 마치고 이제는 고사목이 되어버린 아름다운 존재들..


그들을 감싸고 주위엔 또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었습니다.


 


지리산_(12)[1].jpg


 반야봉 1km~


여기 저기 벗어놓고 올라갔는지 주인 잃은 배낭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요.


 


점점 올라갈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산너머 산. 그 너머 또 산... 


 


지리산_(13)[1].jpg


 휴우~~~ 


드뎌 지리산의 제 2봉 반야봉에 당도했습니다.


 


꼭대기에서 만난 귀여운 청년.


생글생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하셔요? 일행이 계신것 같았는데요.."


"아~ 누이들이신데 저 아래에서 내려가신답니다."


 


그 청년 사윗감으로 최고겠는걸...


 


니콘 수동카메라로 여기 저기를 눌러대길래


"어디 블로그 갖고 있어요?"물었더니


네이버에 있단다.


 


"나도 한 장 부탁합니다" 찰칵!


 


그럴줄 알았으면 주소를 물어보았겠는데 첨 보는 사람에게 실례가 되는 것같아


그냥 지나친 게 못내 맘에 걸린다.


 


지리산_(44)_copy[1].jpg


 저 머얼리 뒷편으로 지나온 노고단의 전경이 선연합니다.


 


지리산_(14)[1].jpg


 


지리산_(15)[1].jpg


 내려오기 아쉬워 한 바퀴 돌아보는데 눈에 들어온 건


저 멀리에 자리한 상록수림의 능선.


 


줌으로 한참 잡아당겨서 촬영했는데 괜찮게 나왔네요.


이 것도 사진으로 많이 보아온 것중의 한 곳입니다.


 


사진을 접하다보면 작은 것보다야 큰 것이 사실적이고 더 실감이 나지만


블로그의 특성상 작게 편집을 하자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리산_(16)[1].jpg


 너무 오래 지체했나요?


이제 하산을 해야합니다.


 


올해 단풍은 여엉~아니올시다예요.


오랜 가뭄으로 나뭇잎은 나무에 붙어있는채로 말라 오그라붙어있고


바닥에 떨어진 것들은 발에 밟히는대로 곧바로 가루로 변해버립니다.


 


그래서 혹시 예쁘게 물든 것이 없을까 두리번 거려야 했지요.


마침 눈에 띈 녀석을 잡으려는데 곁에는 심하게 찌그러져 변형된 소나무가 있어 함께 담았습니다.


 


지리산_(17)[1].jpg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자연림 그대로의 완전한 모습.


 


수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숲으로는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인 것이


지리산은 워낙 깊고 갈길이 멀기 때문에 앉아서 노닥거릴 시간이 없기 때문일거라 생각됩니다.


 


지리산_(18)[1].jpg


한참을 내려와 올려다본 반야봉 그리고 


삼도봉~


 


넓직한 이 곳이 무슨 峰이야???


 


지리산_(19)[1].jpg


 마침 바위위에 표지석이 있어 들여다보니 삼도봉은 전북,경남,전남의 3개 도를 아우르는 경계지점이네요.


그래서 이름이 三道峰~


 


지리산_(20)[1].jpg


 조금을 내려와 옆을 내려다보니 허걱@.@~


낭떠러지네요..


 


위에서 내려오니까 평평했구나...


아래에서 본다면? 분명 봉우리가 맞습니다.


 


지리산_(21)[1].jpg


 깊은 낭떠러지 아래로는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인데


이 녀석들도 한데 어울리니까 예쁘지요?


 


가까이에서 보면 모두가 시들하답니다^^


 


지리산_(22)[1].jpg


 


지리산_(23)[1].jpg


 600개의 계단이 설치된 내리막 길을 내려와


뱀사골로 접어들었습니다.


 


여름내 물기를 머금고 자라난 이끼낀 고목의 잔해들..


이마저도 바싹 말라버렸으니....


 


지리산_(24)[1].jpg


 지금 시각이 11시.


지도상엔 하산길은 세시간이라니까 까메오 걸음이라면 늦어도 두시간 반이면 되겠구나 했지요.


 


뱀사골 단풍이 기가 막히단 얘길 전부터 익히 들었던터라


슬슬 산책삼아 경치 구경하면서 계속 하산중에 또 한 폼 자작 연출, 촬영, 주연.....


 


지리산_(25)[1].jpg


 그런데....


올해부터 2010년까지 뱀사골 계곡이 출입금지구역으로 설정이 되었답니다.


 


밧줄로 길게 8km이상을 구역으로 나누고 이를 어길 시에는 5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네요.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무쌍(?)하게 뛰어들어가 떠드는 저 인간들은 뭔가요?


좋긴 좋습디다~


나도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 엄습하더라구요^^


 


지리산_(26)[1].jpg


 


지리산_(27)[1].jpg


 


지리산_(28)[1].jpg


 가도 가도 끝없는 계곡길~


말이 8킬로미터지 계곡길 8킬로미터는 장난이 아니잖아요?


 


지리산_(29)[1].jpg


 


지리산_(30)[1].jpg


 


지리산_(31)[1].jpg


 


지리산_(32)[3].jpg


 병소(甁沼)입니다.


물길의 모양이 병처럼 생겼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조심 조심 바위를 타고 내려가 팔을 길게 내려뻗어 찍었습니다.


 


지리산_(33)[1].jpg


 단풍이 오죽 시원치 않았으면 이런 것도 올렸겠느냐 하실테지만


그래도 색깔이 그 중 낫기에 붉나무의 모습도 '먼 산'속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지리산_(34).jpg


 이제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산 아래엔 아직도 초록이 남아있고


 


세시간 거의 다 걸렸지요~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길과는 달리 지도상의 표기대로 참고해야할 것입니다.


 


지리산_(35).jpg


 心秋水를 기억하십니까?


가을물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갖기 위해...


 


지리산_(36).jpg


 산아래 처음 동네에 다다랐는데 감나무에 감이 시원치않아보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디야???


 


지리산_(37).jpg


 관광버스 두 대가 와있지만 손님들은 냇가에 앉아 고스톱치기에 열중이어서


버스 정류장을 묻는 까메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터미널로 명명되어진 곳엔 남원행 버스가 낮잠에 빠져있고


지금 시각이 2시 20분인데 출발시간은 4시 5분이랍니다@#^%&ㅑ)(!~!


 


상가들도 모두 가사상태에 들어간듯하니 뭔일이래요?


아마도 뱀사골 계곡 출입금지 덕분(?)이 아닐까요?


 


버스 배차간격도 늘어났고 각 지방에서 들어오던 차편마저도 없어지고


2010년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올해 단풍 만큼이나 답답한 심정으로 상경을 했습니다.


 


지리산_(38).jpg


 


  지리산의 모습중 십분의 일도 경험치 못한 무박2일의 산행,


몸 컨디션도 엉망이었으나 끝까지 완주할 수있었던 건


'먼 산'이 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감나무에 감은 열리지 않고 단풍만 곱게 물들었습니다~  


 




BGM : Michael의 Moonlightflower~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밤과꿈
    '06.10.19 5:14 PM

    맨 아래 동영상은 노고단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천왕봉의 모습입니다~

  • 2. 젊은 할매
    '06.10.19 6:19 PM

    지난금요일(10,13)북한산에 갔는데 나이드시니 다리들이 시원치 않아 원요봉방향으로
    대동사 까지만 다녀왔는데.계곡이 바삭 말라 한방을도 없더군요, 하다못해 웅덩이에 고인물도 한방울도 없었읍니다. 집에서는 수도물 맘데로 쓰는데 안타까웠읍니다. 근데 지리산은 물이 좋군요.
    계곡이 아주 시원 합니다.

  • 3. 노고소
    '06.10.19 7:28 PM

    금강산 보다 좋구랴.

  • 4. 봉나라
    '06.10.19 8:27 PM

    아이고 다리야~~~ ㅋㅋㅋ 멋진 사진이랑 상세한 설명덕분에 산행 잘했습니다.
    저도 산을 좋아하는데 지리산은 어찌어찌 하다보니 못가봤네요.
    아흑~~ 중간의 빨갛게 물든 단풍이 압권입니다.

  • 5. 안나돌리
    '06.10.19 9:10 PM

    지리산을 다녀 오셨군요^^

    내년엔 저도 한번 꼭 가보리라~
    두 주먹 불끈~~~ㅎㅎ
    덕분에 지리산 가을을 만끽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6. 꽃뫼댁
    '06.10.19 10:00 PM

    즐거운 여행이 되셨다니 기분좋으네요.
    저는 지리산자락에 살면서도 산행을 못하고 있네요.

    설 살땐..자주다녔는데.....뒷산이 되고보니..ㅋㅋ
    덕분에..단풍든 지리산 모습 잘 보고갑니다.

    남은 하루도 즐거우시길~~~~

  • 7. 통영의향기
    '06.10.19 10:04 PM

    가을이 좋긴 좋군요 .......

  • 8. 영이
    '06.10.19 11:48 PM

    그렇찮아도 이번주말 산에 가려고 했는데
    단풍구경 미리 잘했습니다.

  • 9. 덕이
    '06.10.21 10:49 AM

    푸근하면서도 멋진 지리산을 눈으로나마 잘 보았습니다
    아이들 크면 저도 이렇게 다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 10. 천하
    '06.10.21 11:38 PM

    너무너무 구경 잘했습니다.

  • 11. 밤과꿈
    '06.10.23 9:33 PM

    지리산이야 워낙 크고 깊고 높으니까 물은 항상 있습니다.

    저도 이제야 한 걸음 떼었으니
    자주 찾고싶은 마음이 샘솟듯 솟아납니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12. 건강한
    '06.10.24 11:15 AM

    가을 지린산 너무 좋은데요..벌써 10년쯤 지난 건가요..
    대학시절 산악부라 마니도 갔는데.. 이젠 기억도 안 나네요..
    산에 가고프네용...
    아이 둘 낳고 키우느라 이젠 상상도 못하는데 5년쯤 지나면 갈 수 있지 않을 까요..

  • 13. 향기로운 나무
    '06.10.26 11:39 AM

    덕분에 아름다운 음악에 젖어 지리산의 가을풍경에 심취해봅니다.
    가만히 앉아 가을여행을 끝낸 느낌이네요.
    지독한 가을앓이에서 회복되시어
    따뜻한 겨울 맞이하게 되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6256 산골의 가을-2 7 꽃뫼댁 2006.10.20 1,310 9
6255 우리집의 가을 풍경이예요 3 예진호맘 2006.10.20 2,091 65
6254 놀이동산에서 두 얼굴을 보여준 서준!!! 6 서준마미 2006.10.20 1,591 16
6253 개구진 딸래미 8 강아지똥 2006.10.20 1,523 13
6252 가을편지 1 안나돌리 2006.10.19 1,026 14
6251 아주까리 6 remy 2006.10.19 1,338 32
6250 지 리 산... 13 밤과꿈 2006.10.19 1,303 13
6249 동경, cafe에서 즐겨보자_Waffle`s beulah 3 salt 2006.10.19 1,070 11
6248 오늘 내게로 온 책이야기 2 intotheself 2006.10.19 1,206 26
6247 엄마가 되니 아기 사진이 올리고 싶어지네요..^^ 22 윤스 2006.10.18 2,565 34
6246 13 오이마사지 2006.10.18 2,296 26
6245 귀여운가요? 6 건포도 2006.10.18 1,633 42
6244 추사와 바스키아,그 차이속으로 2 intotheself 2006.10.18 1,480 60
6243 간송미술관에 온 가을 4 intotheself 2006.10.18 1,735 90
6242 아흔의 흔적들 그 후 ... 11 까망포도 2006.10.17 1,821 18
6241 산골의 가을~1 10 꽃뫼댁 2006.10.17 1,343 10
6240 단.무.지.피부 트러블 생기다...어쩌지요? 5 망구 2006.10.17 1,727 14
6239 마당이야기 5 경빈마마 2006.10.17 1,874 9
6238 강화도 새우젓축제라고 들어보셨나요? ^^* 7 선물상자 2006.10.16 2,501 12
6237 [환상의 커플] 촬영지에 다녀왔어요^^ 2 예쁜사과 2006.10.16 6,907 476
6236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3 안나돌리 2006.10.16 1,119 18
6235 (초록글방) 나의 첫 사진책 1 intotheself 2006.10.16 1,285 45
6234 <공지> 제10차 아네모 디카배우기모임입니다. 안나돌리 2006.10.15 1,059 55
6233 가을속으로~ 2 안나돌리 2006.10.15 1,057 28
6232 일산에 사시는 분들께 intotheself 2006.10.15 1,292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