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금요일은 everymonth의 곰브리치 미술사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그러니 아침부터 서둘러 혜화동에 가야 하는 날인데요
이상하게 이번 금요일에는 오전중에 통화할 일이 많았습니다.
빠둣하게 맞추어 지하철역에 도착한 다음
제가 발제를 맡은 부분을 지하철속에서 한 번 더 읽어보았지요.
이성의 시대에 영국에 들어온 바로크적인 요소가
건축에서는 어떻게 반영이 되고 그것이 대륙의 바로크와는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가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지명관교수의 책에서 중국에서 들여온 문화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변용이 되고 일본에 가서는 다시 어떻게 수용되는가에
대한 유익한 글을 읽었던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한,중,일 이렇게 세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의 차이와 비슷함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도판도 보여주는 그런 책을
오늘 교보문고에 가면 찾아보아야지 하고 마음속으로
기억을 해두었습니다.
오늘은 월요모임에 새롭게 등장한 캐롤님이 새로운
멤버로 참석했는데 마침 그녀가 시네 프랑스를 소개해준
사람인데다가 제게 시네 큐브(이름만 들었지 구체적인
장소를 몰라서 찾아가지 못했던) 를 소개해준 덕분에
가보고 싶은 장소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두바이에서 딸의 대학입시때문에 잠시 다니러 온 사이에
이렇게 모임에도 참석했다고 하네요.
진입장벽이 없는 참 자유로운 사람이로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캐롤님,두바이에 가서도 인터넷으로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시면 좋겠지요.?)
금요모임에서는 수업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함께 점심을
먹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시킨 음식에 한 잔씩
와인을 무료로 준다고 합니다.와인이라고요?
신의 물방울을 본 이래로 슬그머니 이런 저런 인연으로
와인에 대한 글을 보거나 플래카드에서 와인과 파티에
관한 소식을 읽거나 이렇게 뜻하지 않게 와인을 마실
기회가 오다니 이상하다 ,이게 무슨 조화속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웃었습니다.
오늘 2시 경복궁에서 영조시대의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활쏘기를 하던 모임을 그대로 재현하는 행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점심을 먹은 후 일행과 헤어져
경복궁으로 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렸더니 다른 때와는 다른 문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빛이 바닥에 일렁거리는 모습이 좋아서 우선
카메라를 꺼내 들고 한 컷 찍었지요.



들어가니 이미 행사가 조금 진행된 상태인데
보도진이외에 참석한 사람들이 군데 군데 보이긴 하나
꽉 찬 느낌은 아니더군요.



왕이 활을 쏘는 거리가 상당히 멀구나
그런데 이 정도 거리에서 활을 실제로 쏘려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겠다 생각을 했었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었는데
마침 토요일인 오늘 어제 교보문고에서 구한 일본여행기를
읽던 중 조선활과 일본활의 차이와
사정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아니 바로 하루만에 해답을 알게 되다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습기가 많은 일본에서는 나무활을 쓰기때문에
사정거리가 짧은 대신에 맞추는 과녁을 좁게 하고
대신 조선의 경우는 사정거리가 거의 세 배에 가깝지만
대신 과녁을 넓게 한다고요
조선활의 경우 여름만 주의하면 나머지 계절에는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하니
아,그래서 위화도 회군 이전에 이성계가 활에 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구나 이해가 되었습니다.
인과관계를 좀더 자세히 기록하면 일반인이
역사책을 읽을 때 조금 더 풍부하게 상상하면서
그리고 자세히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 날이었지요.

어떤 지나간 시대의 재현이라고 해도
이미 시대가 달라져서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겟지요?
마이크를 설치하고 소리를 내니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의 환상은 깨지고
궁금해집니다
이런 소리의 보조기구가 없었을 당시
넓은 공간에서 소리를 어떻게 전달했을까?
이 곳에서도 어려울 것 같은데
더 넓은 자금성 같은 곳에서는 어떻게 했을꼬?
구경하던 중에 이 곳에서 만나기로 한 제비꽃님이
마침 도착을 했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다가 활쏘기의 반복되는 유형이 계속되어서
조금 편하게 이야기하려고 장소를 옮겨 오래 된 나무밑
벤치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이야기꽃을 벌이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네요.


제비꽃님과 오랫만에 만나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가 객관적인 조건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이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감도와는 다른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요.
하루에 다른 성질의 일 여러 가지를 하고 사는 일에 익숙한
저와는 달리 그녀는 하루에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면
다른 일을 섞어서 막 하지는 못한다는 말을 듣고
아하,이제야 이해가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쉽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사실은 이해를 어렵게 하는 점이란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날이기도 했고요.
십일월 첫 금요일에 초코왕자님이랑 만날 장소를 고민하다가
리움 미술관의 전시를 보면서 함께 만나자고 약속하는 과정에서
간송미술관의 전시가 10월중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왜 가을 전시가 공고되지 않는 것일까?
이번에는 조금 늦추어진 것일까
민들레 영토에서 옆에 앉은 머라여님과 궁금해했었거든요.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막 제비꽃님이 떠나려는 찰나에
이 곳에서 만나기로 한 오라토리온님 (은옥님)이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이 인사 나누고 마치 바톤터치하듯이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