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요일,늘 조금 무거운 발걸음으로 화실까지
걸어가는 동안 잡생각이 많았었는데
오늘은 그저 무심한 마음으로 걸어갔습니다.
기간을 오래 잡고 그저 색깔과 노는 즐거움으로 생각하자고
마음을 털어냈더니 놀랍게도 제 마음이 제게 반응을 한
모양입니다.
그동안 처음에 산 캔버스를 다 써서
오늘은 이상한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림들에
덧칠을 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시켰습니다.
하나는 제가 생각해도 그래도 개중에 제일 좋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유영국님의 영향이 억수로 많이 보이는군
하고 생각을 했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초보자이니 당연한 것이지
해아래 새로운 것이 있더냐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면서 고쳐서 그리는 작업을 마치고 나니
선생님이 한 작품을 지적하면서 닫힌 공간이 되어서 답답하다고
하네요.
그래요?
다음에 와서 손보겠다고 하고서는
마무리 정리할 때 남은 물감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거의 확 뭉개고 제가 좋아하는 연한 색으로
도배를 했지요.
선생님의 평은 강조점이 없으니
다음 시간에 물감이 다 마르면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고 하시네요.
그래도 목하 변신중인 화요일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이런 모양에서 이렇게 일단 변신을 했습니다.

못하는 것이 많아서 내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다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제겐 이제 조금씩 배짱이 생기는 것을 느껴요.
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참 자유로운 것을
왜 그렇게 마음속으로 열등감에 시달리면서 살았을꼬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열등감이 제겐 에너지원으로 작용해서
지금의 나를 형성했으니 욕만 하고 구박하면 않되겠지요?

이 그림이 이렇게 바뀌었지요.

기록으로 남겼다가 아주 훗날 보고 싶네요.
그 때는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들을 보게 될까요?
돌아오는 길에 오랫동안 피어있는 이 꽃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늘 접사라고 코앞까지 가서 찍다보니
한 두 송이밖에 제대로 잡을 수 없어서
오늘은 조금 뒤로 물러나서 구도를 잡아보았지요.

집에 와서 빼보니 제겐 그래도 만족스런 사진이 나왔네요.
한꺼번에 두 가지나 좋은 일이 생긴 화요일 오전
역시 발걸음 가벼운 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