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대 박물관에 갔었습니다,.
목요일 수업의 멤버들과 간 나들이에서 만난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쓴 글이지요.
함께 보실래요?
서울대 개교 60주년 기념으로 그 학교 미대 출신
화가들이 내놓은 그림을 일반인에게 한 명당 한 점씩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렇다면 혹시 김병종이나 이종상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그래서 혹시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오늘 목요일 수업도 접고 그 곳에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 아침
같은 동네사는 손인미씨랑 대화역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염없이 하고 가는데도 역시 그 길이 멀기는 머네요.
2호선 서울대 입구역에서 내리니
마을버스앞에 줄 서있는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물어보니 경영대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타면 박물관앞에서
내린다고 하네요.
일단 버스에 타고 연락을 하니 백명자씨가
오늘 일정이 바뀌어서 오후 다섯시에 오프닝을 하게 되었다고
일단 세 명이서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올라와서 만나자고 합니다.
아니,이 무슨 뜽금없는 소린가?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오후 다섯시라니
어이가 없었지만 이미 온 길
화를 내면 무엇하나,그러니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이라도
제대로 하고 가자 ,
그렇게 마음을 바꾸어 먹고 나니
차속에서 대학생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네요.
박물관앞에서 일단 일행을 만났습니다.

백명자씨,오진화씨,그리고 이해정씨,손인미씨가
일종의 증명사진을 찍자고 해서
자연스럽게 제가 찍사가 되었는데요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하면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오진화씨를 보면서 나도
저것을 한 번 배워보나 하고 마음을 먹다 말다하던
시간이 떠올라서입니다.
그런데 이제 거꾸로 오진화씨가 제게 접사에 대해서
물어보는 날도 있다니 하고 감격을 했지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고 으쓱하는 기분이기도 했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조금 담았습니다.
이상하게 잘 생긴 소나무들이 많이 있더군요.
소나무를 새로 장만하여 잘 키우는 백명자씨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본인에게도 역시 소나무가
눈에 들어온다고 하네요.

우리들처럼 모르고 와서 안내하는 사람들의 해명을
듣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박물관안으로 들어가니
오래전에 와서 반구대 암각화 특별전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고미술을 전시하는 곳에 들어가서
다양한 그림들 ,도판으로만 보거나
이름도 듣지 못한 그림들,혹은 이름은 들었으나
도판으로도 만나지 못하던 많은 작품들을 보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정선의 그림,김홍도,심사정의 그림
유숙과 장승업,최북,허련의 그림등
다 반가웠지만
만국곤여지도를 본 것이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마테오리치가 중국에 선교사로 올 때
지니고 온 지도를 중국에서 소현세자가 구해서 (물론
원본은 아니겠지만)조선에 들여온 것을
조선에서 그대로 옮겨그린 지도라고 하네요.
보물로 지정된 그 지도앞에서 갑자기 밀려드는 생각으로
아득합니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공간에서 제가 관심있는 시대와
만나게 되니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아무튼 마음이 묘했습니다.
그 곳에서 생몰연대의 마지막이 2006년인 사업가 한 분이
상당한 작품을 기중한 것을 보았습니다.
장승업의 기명절지도를 포함하여
주로 청자,백자,청화백자가 주를 이루는 기증품을 보면서
놀랍다,개인의 귀한 재산을 여럿이서 함께 보라고
선뜻 내놓을 수 있는 본인도 본인이지만
자손이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지요.
겨우 한 관을 보았는데도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점심을 먹고 현대미술이 전시된 MOA를 가기로 해서
구내식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고대에 갔을 때 맛있고 싸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다면 오늘도 하고 줄을 서러 갔는데
줄이 장난이 아니네요.
제 자리를 부탁하고 사진을 찍으러 나갔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경영관이 있네요.

수업이 있는 날이라 학교는 학생들이 많아서
활기찬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서울대학교 학생이라고 할 때의 이미지와
지금의 캠퍼스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서 그런 변화가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갑자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더군요.


개교 6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서 휘날리고 있는데
이 풍경이 재미있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지난 번 고려대에 갔을 때에도 자전거가 아닌
조금 다른 교통수단이 늘어서 있어서 재미있게 생각했었거든요.
더 찍으러 다니면 밥때를 노치게 될까봐 다시 돌아오는 길에
아까 인상적으로 보았던 여학생이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읽고 있길래 한 컷 더 찍고 올라갔더니
이제 마침맞게 우리 차례가 왔네요.
2500원 하는 닭강정 요리 하나를 맛있게 먹으면서
자리가 모자라 둘 ,셋이서 갈라앉아서 밥을 먹었는데
저랑 짝이 된 오진화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다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바깥이 환하니 카메라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겠거니
지레짐작으로 식당안을 찍었으나
집에 와서 보니 아주 흐릿하네요.

미술관으로 가는 길
학생들이 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한 컷 잡고
풍광이 좋은 곳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아뿔싸,벌써 밧데리가 나간 모양입니다.
평소에는 늘 잘 챙기고 미리 충전을 해서 실수가 없었는데
어제는 어쩐 일로 깜빡했더니
역시나 중간에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