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 하늘을 연상케하는 싱그러운 봄날~
햇볕은 뜨겁게 내리 쬡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여우굴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산을 오릅니다^^*
벌써 며칠 사이에 신록은 녹음으로 변하여가고 엊그제 내린 비로 계곡물도 많아졌습니다.
바위가 빗물로 적셔져서 미끄러질까 조심 조심하다 길을 잃어 한참을 우회하며 기운을 소진했지요^^*
드디어 원효봉에 올라 의상능선을 바라보니 늘 그렇듯 상쾌함이란
이루 형언할 수 없으리 만치 끝내줍니다~
올라야 할 염초봉 능선!!!
언제나 늠름한 기상을 자랑하며 서 있지요.
그 예쁜 북문 위로 올라가 바깥 쪽을 향하여 내려다 보니 홍예문의 아취가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이제 헉헉~대면서 오르기 시작하는데 왜 이리도 힘에 부치고 다리에 기운이 빠지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번에 올랐던 직벽!!!
앞에 당도하자 바닥엔 분명 피,피,피........
어우~~~~~~~~~~~
오늘 아니면 바로 어제 사고가 났던 게 분명합니다. 고개를 돌려 외면하지만..........
마침 북한산 관리요원 두 사람이 서있어 하는 얘기가 '어제 사고가 있어 나왔다'는군요~
사진이고 뭐고 기분이 우울해져 아랫쪽으로 발길을 돌려 여우굴을 향해 전진!
마침 코스가 같다는 세분을 만나 길 안내를 요청하고 뒤따라 갑니다.
아니 여긴 지난 번에 왔던 곳이잖아요#$^%*$%*@&(@!~
일단 이 곳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데 오른 쪽 그러니까 백운봉 아랫쪽으로 이동합니다.
그 땐 아무도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었는데 오늘은 여러 사람이 함께 오릅니다.
시원한 초록색 사이로 백운봉이 보입니다.
빗물로 적셔진 폭포(?)를 가로질러 계속 전진~
에고~ 힘들어라~~~
오늘처럼 힘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무척이나 힘이 부칩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시발크럽'앞에 당도했습니다.
여기까지만 오면 여우굴은 턱앞에 있으니 다 온 거나 마찬가집니다.
함께 오르는 부부중 58년 개띠 여자분이 '시발크럽의 유래까지 설명을 해 주십니다.
50년대말 시발택시 운전기사들의 모임에서 이 곳을 아지트로 삼았다는데...
野史니까 확실한 건 모르지요^^
그래서 내가 물었지요. "시발택시가 어케 생겼는지 아셔요?"
"네에 아주 조그맣고......."
"아닌데..... 시발택시는 지프형태를 가진 차였지요^.^"
네에~ 드디어 여우굴을 찾았습니다.
가운데 삼각형의 검은 굴이 보이시죠?
함지박 만큼이나 벌어진 내 입^-------^*
배낭을 벗어 안으로 먼저 밀어넣고 따라 들어가니 앞이 안 보일정도로 캄캄했지만,
굴 안은 제법 넓어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높습니다.헤헤헤ㅔㅔㅔㅔ
여우란 놈은 흔적도 없고 시원한 바람만 불어 뜨거운 햇볕에 더워진 몸을 식히기엔 그만이었지요^^
출구로 나올 때에도 배낭을 벗어 밀어내어놓고 기어나와야합니다.
여우굴 위에서 아래를 바라본 광경인데 그 높이가 7-8미터는 되어보입니다.
무릎을 바위에 찧어 아프단 말도 못하고 나오니 금낭화가 지천에 깔려있어 반겨줍니다^^*
"밤과꿈님 왜 이렇게 늦었어요? 제가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히힛~ 미안하다 얘야~
이제라도 너를 만나니 참 반갑구나~
금낭화야 오해하지 말고 들어!
네 예쁜 모습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테니 초상권 침해라고 우기지 말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턴 백운봉으로 오르는 절벽에 가까운 경사도.
헐~~ 근데 이 건 또 뭔가?
세상에........
깨진 병들의 수없이 많은 잔해들...........
금방이라도 위에서 날아올 것만같아서 머리통이 오그라든다.
빨리 올라가야지~~~~~
이제 다 올라왔습니다.
엥?
여긴 염초봉의 마지막 코스 아닌가?
그렇지.....맞아~
결국은 삼각산의 최고봉은 백운봉이니까.........
염초봉 릿지를 내려다보면서,
또 하나의 멋진 삼각산 코스를 나는 찾았네~
올라왔으니 인수봉에게 인사를 해야겠지요?
뒷쪽의 오봉에게도~
무지 힘든 산행을 한 오늘 몸도 마음도 지쳐서 몹시 힘들었지만
인수봉은 내게 힘내라고 호령을 합니다.
힘내라 힘!!!
2006.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