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매너리즘과의 새로운 만남

| 조회수 : 1,318 | 추천수 : 9
작성일 : 2005-04-01 01:24:40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말은 사실 상당히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지요.

미술사에도  르네상스의 3거장 이후에 (이렇게 말하면 정확한 것은 아니군요

매너리즘의 선구자가 바로 미켈란젤로이니까요.미켈란잴로 후기의 그림이나 조각에서

보이는 특징을 잡아서 ) 고전적인 비례와 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신체를 늘리거나

변형시켜서 표현하는 방법이 주를 이룬 시기가 있었는데

후대의 미술사가들이 깍아내리는 의도로 매너리즘이란 말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요즘에 와서는  다시 새롭게 자리매김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오늘 서양 문화의 역사 시간에  이 시기의 그림들을 보았는데

도판이 흡족하지 않아서 집에 와서 낮에 다시 본 그림들

그리고 밤에 다시 찾아본 그림들을 도서관에 올린 글입니다.





요즘 서양 문화의 역사는 역사시간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고 오히려 미술사 시간에 가까운 내용이 많이

나와서 오랫만에 다시 미술사를 뒤적이면서

즐거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화요일에 구한 미켈랄젤로 책이 도판도 다양하고

영어도 아주 쉽게 되어 있어서 마치 한글을 읽는 기분으로

읽어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요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 나가기 전까지 계속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살았던 것 같네요.


오늘 수업시간에는 북유럽 르네상스와  매너리즘을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에서는 대강의 설명만 있어서

집에 와서 after를 하게 되네요.


첼리니에 관한 오래된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인데 우리 학교에 부임한 젊은 여선생님이

있었습니다..막 대학을 졸업하고 시력이 나빠서

두꺼운 안경을 쓴 상당히 지적으로 생긴 사람이었는데

마침 친구의 언니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녀가 제게 책을 한 권 읽어보라고 빌려주었는데

그게 바로 첼리니 자서전이었지요.

잊을 수 없는 것은 내용에 반해서가 절대 아니고

너무 어려워서 무슨 이야기인줄 전혀 이해를 못했거든요.

꽤나 독서량이 많다고 자부하던 제 가슴에 큰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글들이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실감한

책읽기이기도 했습니다.

선택해서 책을 빌려준 선생님에게 모르겠다,어렵다

그렇게 고백하기엔 자존심이 상해서

어떻냐고 물어보실 때

재미있다는 새빨간 거짓말은 도저히 할 수 없어서

(그러면 그렇게 눈물나게 어려운 책을 또 읽으라고

줄 수 있을테니까요) 애매모호한 미소만 짓고 있었지요.

그러자 눈치를 채신 것일까요?

그 뒤에는 책을 받았던 기억은 없고 제겐

첼리니란 이름,그것도 불편한 이름만 오랫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미술사를 읽게 되면서 그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오늘도 그 이름을 보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올라서

그 옛날에서 지금까지 나는 얼마나 그대로이고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마침 매너리즘을 치니 첼리니의 흉상이 나오네요.

옛날의 곤혹스러움을 이제는 웃으면서 회상하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위 흉상은 다른 조각가가 첼리니를 보여주는 것이고'

다음 사진은 첼리니의 실내 조각작품입니다.









페르세우스라는 제목이 있습니다.




소금통이라고 하는데  책에서 본 색감과 참 다르네요.





수선화로 피어났다는 나르시서스의 시선에

눈이 가는 작품이네요.

매너리즘 하면 대뜸 떠오르는 그림이 바로 목이 긴 성모이지요.

파르미지아니노입니다.










새로 보는 그의 그림입니다.














거 참 인상 더럽다하면서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았던

이 그림이 바로 파르미지아니노의 그림이었군요.


세월이 지나면 거의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아련한 인상만 남는 것이 처음에는 괴롭더니

이제는 마음을 바꾸어 먹으니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우니 고맙군 하고 자기 위안을 삼고 있는 중이지요.





그의 자화상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의 손이었습니다.

예술가의 자부심을 표현한 것인가

신체 비례에 비해서 워낙 큰 손에서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나는군요.





사도 바울의 개심을 표현한 장면이네요.

어린 시절에는 그런 열렬함이 좋아서

성경을 읽을 때 바울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고르라면 오히려 베드로에게

더 끌리는 편이라고 할까요?

그러니 바울과 베드로는 그대로인데 그들을 바라보는

제가 변한 것이겠지요?




팔라스 아테나라는 제목인데요

여신이 올림포스산에서 내려와 속세의 여자가

된 느낌이 드는 그림이로군요.

오늘 새벽부터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하루가 다 지난 느낌이네요.

이젠 조금 자고 나가야 할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다 잠든 밤

오랫만에 이현의 농을 틀어놓고 엘 그레꼬의 그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음반에는 장구 가락이 나오는데

이제는 못하게 된 장구이지만

그동안 배운 것이 몸에 녹아서 그런지

가락에 몸이 마음이 따라다니는 기분이 드네요.

오늘 밤 매너리즘 화가들을 다 찾아보다간

다른 일을 할 수 없을테니

매너리즘 최고의 화가라는 엘 그레꼬만 볼 작정입니다.









성녀 베로니카의 모습과 그녀의 손수건에 찍힌 예수의 모습이지요.

















내년초,혹은 빠르면 올해 말에 로마에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여행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티켓 예약이 언제부처 가능한가를 알아보려고요.

지금은 스케줄이 나오지 않았고

여름 혹은  조금 더 빠르면 5월에나  다시 전화를 하라고 하네요.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렇게 일찍 서둘러 연락해본 것이

처음이어서 혼자 막 웃었습니다.

그리곤 도서관에서 한길사에서 나온 여행 책자

이탈리아를 뒤적이면서 어떤 곳을 어떻게 볼 것인가

대강  눈으로 보던 중에

제가 무식하게 혼자 상상하던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가를 알고 놀랐습니다.

이상하게 로마에 가면 옛 거장들과만 만나게 될 것이라고

그런데 나는 르네상스풍의 그림은 인상파 이후의 그림에 비해서

별로 땅기지 않는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아야 할 것 ,보고 싶은 것이 엄청 많군요.

지금부터  천천히 관련된 것들을 다시 읽어보고

새롭게 읽어보고  찾아보다보면

그것이 여행가기전의 아주 훌륭한 시간이 될 것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드네요.

















오늘 우연히 이윤기님의 길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란

책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또 그리스 로마 신화냐 하는 생각에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같은 이야기의 재탕으로 책을 낼 사람은 아니란 생각에

속을 들춰 보았지요.

그랬더니 제가 바라는 바로 그런 책이란 것을 즉각

알겠더군요.

일종의 거꾸로 신화읽기라고 할까요?

그림,조각,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신화적인 상상력을

파들어가면서 설명하는 방식이라

기존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이야기와는

또 다른 맛이 있겠더군요.

빌려와서 집에서 조금 읽기 시작했는데

마침 터키에서 본  지하저수조부터 설명이 시작되어

잊고 지내던 기억에 다시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엘 그레꼬가 해석한 피에타입니다.





이 그림은 톨레도 풍경입니다.

아마 이 그림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도판에서 자주 소개되는 그런 그림이라서요.











후회하는 베드로입니다





라오콘, 바로 이 작품이 매너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엘 그레꼬가  파악한 사도 바울입니다.

그의 그림중에서 제겐 색이 먼저 들어오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보는 것으로  서양문화의 역사 after가

충분히 된 것 같네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4.1 4:06 AM

    얼마전 이태리를 다녀와 저도 로마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 거리마다의 건물과 조각상 그리고 수많은 아름다운 세공품들과 거리의 활기참이
    낯설지 않고 반가왔습니다.
    그리고 너무 부럽더군요. 그네 선조들이 건축해 놓은 건물들이랑 조각상과 성당들과 모든 예술품 하나 하나가..
    지금 모든 이태리 국민을 먹여 살리지 않나 싶게 그 유적들을 보러 온 관광객들이 많더군요.
    독일에서 10여년동안 미술을 전공한 가이드를 앞세우고 유럽을 다니면서 수시로 미술사 수백년을 들었는데
    귀에 남은건 인본주의, 르네상스, 합스부르크家의 위용만이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차츰 차츰 일기에 적어온 걸 들여다 봐야겠어요.
    이태리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꼭
    언제가 될런지 지금은 장담할 수 없지만- 수년내 아이들이랑 다시 가보리라 제마음 속 굳게 약속했습니다.
    오늘 올리신 조각상이나 그림들은

    부활절 주일에 다녀와서인지 상당히 마음에 와 닿네요.
    그런데
    위에 페르세우스 조각상은 가슴이 섬짓하네요.
    여자의 목을 베고 여자의 나신위에 올라선 섬짓한 조각상...
    어떻게 해석하고 봐야 할런지 잠간 곤혹스러웠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좋은 그림들 잘 보고 갑니다.

  • 2. intotheself
    '05.4.1 6:24 AM

    하모니님

    이탈리아와 오스트라아

    그리고 또 어느 나라에 갔다 오셨나요?

    기행문이 올라오면 좋겠구나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글로 보아서는 일산 사시는 분이던데

    오전 시간을 쓸 수 있는 분이라면

    목요일 오전에 모이는 서양사 시간에 초대하고 싶군요.

    다음 다음주부터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 르네상스편을 읽게 되는데

    아마 여행 다니시면서 본 건축, 회화,조각이야기

    그것의 의미에 대해서 되새김질할 좋은 시간이 될 것 같거든요.

    도서관 모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일산 사시는 다른 분들에게도 열린 초대장이랍니다.


    그리고 페르세우스가 들고 있는 여자란 바로 메두사인데요

    메두사를 죽여서 아테나 여신에게 바쳤고

    아테나는 그것으로 방패를 만들었다지요?

    그녀의 방패 이름이 아이기스인데

    불패의 방패가 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감히 메두사를 보려고 할 수 있었겠어요?

    그래서 미국의 구축함 이름이 이지스인데 바로 아이기스의 영어식 발음이 이지스라고

    이윤기님이 여기 저기 책에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아,그러니 신화는 죽은 세계가 아니라

    곳곳에서 살아서 지금의 우리에게도 말을 걸고 있는 셈이로구나

    무릎을 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 3. 마리나
    '05.4.1 12:05 PM

    intotheself님 덕분에 요즈음 새롭게 미술사에 관심을 갖게되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몇년 전에 빈센트 반 고호를찾아 유럽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감격과 충격...그리고 흥분..
    내가 20대에 이곳에 왔더라면...아니30에만 왔더라도
    내 인생 전체가 달라졌을텐데..하는
    오늘 그때 다비드상앞에서 피에타 그리고 천지창조앞에
    서있는 나 자신을 다시 보게됩니다.

  • 4. blue violet
    '05.4.1 3:18 PM

    매너리즘.
    그림을 보면서 저 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 5. Harmony
    '05.4.1 6:39 PM

    퇴근하고 잠시 들어와 봅니다.
    답글 감사히 생각하고 초대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정말 공부하고 싶었던 미술사 거든요.
    (오래전 모대학문화강좌에서 서양미술을 잠깐 공부한 적 있었으나 워낙 오래되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네요)
    회사에 다녀서 시간 내기가 좀 어렵겠지만 참고로 할게요.
    이번여행은
    음악을 중심으로 유럽을 다녀왔답니다.
    우리나라 유수의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랑 독일에 초청되어져 베토벤 할레에서 처음 연주회를 가진 뜻깊은 여행이었죠.
    베토벤의 고향 독일 본과
    모짜르트의 오스트리아
    이태리
    스위스
    헝가리를 음악중심으로 다녀 왔답니다.
    오늘
    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봄맞이 연주회가 있어 지금 나갑니다.
    금난새 님의 지휘로
    쇼스타코비치의 축전서곡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제1번
    안미현님의 피아노연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 5번 연주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행후의 감미로움을 연주가 끝나면 같이 여행했던 단원들이랑 무대뒤에서 여담을 나눌 예정이랍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갑니다.
    여행 후기는
    제 주변일들을 정리 하 는데로 차차 올릴 까 합니다.
    연주회 늦을 까 서둘러 나갑니다.
    감사합니다.

  • 6. hippo
    '05.4.2 9:39 AM

    harmony님 여행 후기 기대 됩니다.
    그림 열심히 보긴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눈이 뜨일까요?

  • 7. toto
    '05.8.2 1:03 PM

    말씀 하신 자화상의 손은요,
    렌즈를 통해 보여지는 거라 크게 보이는 거 같은데요
    그 뒷 배경을 보시면 짐작 되실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5 나의 출근길~~(산넘구 넘어~~~) 5 안나돌리 2005.04.03 1,658 10
2324 한번.....더~~~~~영차^^ 6 유명희 2005.04.03 1,430 19
2323 뭐니해도 체력이 국력 입니더~ 5 냉동 2005.04.03 1,310 25
2322 저희 아들들 이예요. 9 올챙이 2005.04.02 1,536 18
2321 우리 아기 사진이예요..^^ 6 한소검 2005.04.02 1,255 22
2320 꼬맹이 백일사진 9 김진아 2005.04.02 1,365 15
2319 다이어트 포기함 17 엉클티티 2005.04.02 3,379 60
2318 금강 역사가 사자 가죽을 쓴 까닭은? 3 intotheself 2005.04.02 1,379 14
2317 [가게] NY - Eileen's Special Cheeseca.. 7 Joanne 2005.04.02 1,580 28
2316 사진올리기 테스트중 5 레먼라임 2005.04.02 1,148 35
2315 딸기가 여름과일이라굽쇼? 3 artmania 2005.04.02 1,993 63
2314 북유럽 르네상스기의 그림들 3 intotheself 2005.04.01 1,626 9
2313 [동영상] 봄이 오는 목장~~~ 신나는 느낌으로... 2 여진이 아빠 2005.04.01 2,355 214
2312 난 행복한 장애인 5 김선곤 2005.04.01 1,373 15
2311 봄이 온걸 알리는 나비예요^^ 3 Tina 2005.04.01 960 37
2310 페루 여행기 - 여덟번째: 잉카 트레일 둘째날 5 첫비행 2005.04.01 1,691 20
2309 백일쯤 뒤집은 우리 아들 2 bluejihi 2005.04.01 1,447 11
2308 매너리즘과의 새로운 만남 7 intotheself 2005.04.01 1,318 9
2307 광양 매화마을의 매화 4 푸른양 2005.03.31 1,299 7
2306 할렐루야 새가족 13 김선곤 2005.03.31 1,557 14
2305 왕시루네 오신 님과 함께..^^ 6 왕시루 2005.03.31 1,696 19
2304 먹고싶네 5 줄리아나맘 2005.03.31 2,159 16
2303 불타는 천재의 영혼-미켈란젤로 5 intotheself 2005.03.31 1,470 20
2302 우리아들이에여 2 스마일 2005.03.31 1,353 10
2301 홍원항의 쭈꾸미축제. 그리고 춘장대... 9 맑은하늘 2005.03.30 3,078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