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선생님이 쓰신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 읽으면서
와... 내가 다 가지고 있는거네? 하고 놀랐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오늘 켄우드 빙수기 꼼꼼 보기를 보니까요.
남편이 팥빙수 매니아라서,
여름 초입에 사서 잘 쓰고 있거든요.
부엌 살림이라면, 눈에서 불이 번쩍,
도구에 대한 욕심이 줄지 않아요.
최근에
선생님이 올리셨던
밥짓는 도구들 구경하면서,
유일하게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딱 하나,
뚜껑 두개짜리 밥짓는 뚝배기가 너무 탐이 났습니다.
회사일이 바쁘면
주말 빼고 5일 내내 밥 한번 짓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서
밥짓는 것은 어쩌면
저에게는 휴식이고, 위로 이고 그렇습니다.
사설이 긴 이유는,
결국 제가 그 뚜껑 두개짜리에 낚여버렸기 때문이지요. ^^
밥이 정말 잘 지어지더라구요.
전기압력밥솥 쓰다가,
스뎅냄비 쓰다가,
가스압력밥솥 쓰다가,
르쿠르제에다가 밥하다가,
롯지 무쇠솥에 밥해서 남편 도시락 싸다가,
마지막이기를 바라면서
손에 넣은 뚜껑 두개짜리 밥짓는 뚝배기... (어, 이름 길다. -,.-)
광주요 20프로 세일 구경 갔다가,
1인용이 있길래, 남편이랑 저녁먹을 때 하나씩 끼고 먹으려고
구입하고,
손님오면 쓰려고 큰것도 하나 샀습니다.


크기 비교예요.
작은 것은 1인용. 쌀 120g정도 넣고 하면 딱 알맞습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
일주일 내내 가스불 한번 못켤 정도로 바쁘게 보냈더니,
냉장고에서 상해가는 식재료들, 난감데쓰.
다 꺼내어 정리하고 나니,
친정엄니가 준 갈치랑
버섯이 전부더라구요.
뜸들일 때 살짝 넣어 버섯밥 했습니다.
고슬고슬, 맛있었어요.


가스불에 밥하는걸 두려워하다가
도망가지 말고 맞서보자, (밥짓는거 가지고 너무 비장해지는...-_-)
하는 대신에,
남들이 하라는대로 시간 맞추어 가면서 열심히 합니다.
실패할까봐. ^^
그릇 설명하는 페이지에 있는
밥짓는 방법 그대로 해봤어요.
30분 정도 쌀을 불렸다는 가정 하에 물과 쌀은 1:1 비율.
1. 중약불 정도에서 밥물이 끓어 김이 나면 불을 끄고 10분 동안 뜸을 들입니다.
2. 10분이 지나면 약불에 올려 3분.
3. 다시 불을 끄고 5분 동안 뜸을 들입니다.
집에서 쓰는 가스레인지가 2구 짜리라서
거의 007 작전 수준으로 타이머 맞추어가면서 밥 뜸들이는 사이에
갈치 굽고 홍홍.
준비 과정이 분주했지만,
밥맛이 좋으니 모두 용서 되는.
내일 아침, 아니 오늘 아침에는
큰 놈도 한번 써보려구요.
밥 양이 많아지면 어찌 되려나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살돋도 아니고, 키톡도 아녀.
결론은 뚜껑 두개짜리 밥솥, 밥 잘되더라...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