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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와 그리기

| 조회수 : 13,318 | 추천수 : 0
작성일 : 2022-05-29 15:53:31
 그동안 인형만들기와 각종 미니어처 만들기에 홀릭하면서도 그림그리기는 왠지 끌리지않았다.
 미술학원 근처도 못가본 나는 어쩐지 그림이라고 하면 내가 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림유튜버를 보며 색연필이 탐이나서 사놓고 고운 색에 유혹되어 내사랑 리틀미를 내맘대로 그렸다.
 첫번째 리틀미는 신학기에 겁먹은 아이들의 표정이 담긴 리틀미다. 리틀미와 전혀 맞지않는 컨셉이지만 긴장한 아이들의 표정이 내마음에 오래 남았는지 3월에 나는 이런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역시 리틀미는 이 표정이 매력적이다. 늘 어떤 틀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내 마음속엔 제멋대로인 리틀미가 있다.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보니 어릴때 그렇게 가고싶었던 미술학원에 가고싶었다.
뭔가 배워보면 잘 그릴것 같다는 상상을 하며 1월에 홍대의 취미화실을 등록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생업에 쫒겨, 시간이 없어 가지 못했던 곳, 은퇴하면 가려다가 그냥 가기로 했다.

줄긋기, 연필깎기부터 배웠다. 물감을 빠레뜨에 짜놓으니 황홀한 색에 글자를 처음 배운 사람처럼 색이 마음속에 쏟아지는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 번도 간신히 다니는 갱년기 여인인 나는 그림을 편히 그리기엔 마음이, 몸이 피곤하다.
처음 배우는 색연필, 수채화는 나를 거부하는 것 같다.
그들이 거부해도 나는 오래하는 재주를 갖고 있기에 그냥 오래 해보려고 한다.


화실에서 그리는 것과는 달리 나혼자 내 방에서는 내멋대로 인형을 그린다.
아직 철이 덜들었는지 멋진 풍경도, 예쁜 꽃도 별로 그리고 싶지않고 얼굴이, 사람이, 인형이 그리고 싶다.

 Ana Albero의 멋진그림을 따라 그리니 나의 실력부족으로 똑같이 그리진 못했다.
어쩐지 내인형의 모습이보인다.
오드아이의 소녀는 언젠가 인형으로 꼭 만들어야 겠다.
코코샤넬에게는 미안하지만 우크라이나 국기옷을 입혔다.




핀터레스트의 빈티지 인형에 듣보잡 원피스를 입혀놓고 전혀어울리지않는 수선화도 그리고 혼자 좋아했다.
철수와 영희의 영희같은 인형을 그릴려했는데 손이 마음을 배신한다.




아직은 그리기 보다 만들기가 내겐 훨씬 익숙하고 편안하다. 작은 도토리에 맞춰 아주 작은 인형을 만들었다.



날싸기 더워지니 초록 나시 원피스에 초록색 보넷을 쓴 아이를 만들었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고된 5월이었다. 
아무래도 은퇴가 빨라져야하나, 인생이 왜이리 힘든가 생각하니 저절로 발도르프 아기들이 떠올랐다.

 한 아이는 눈이 잘 보이지않는 소녀에게 선물로 가게 되었다.
 아기가 빨아먹어도 된다는 부드러운 니키천으로 만든 작은 아이가 그소녀에게 기쁨이 되길 기원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나를 위해 만들었다. 나도 부드러운 니키천에 감싸여 아기처럼 쉬고싶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니네
    '22.5.30 8:53 AM

    인형만 잘 만드시는 게 아니라 그림에도 소질이 있으시네요. 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이예욧. 소질이 많으시네요~

  • 2. hoshidsh
    '22.6.4 12:06 PM

    역시 기초가 탄탄하신 분이셨군요.
    그림도 인형도 정말 너무너무 예뻐요.
    어떤 아기인지 몰라도 인형이 좋은 친구가 돼 줄 것 같네요.

    몸이 힘들 때는 조금 쉬어 가세요.
    특별한 재능이 선물하는 기쁨의 순간을 아껴서 맛보셔야지요.
    오늘도 아름다운 작품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wooo
    '22.6.5 7:42 PM

    즐겁게 그려서 기초 탄탄한 사람 되고싶어요. 제 인형 예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3. 데미안
    '22.6.5 5:58 PM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저도 인형을 좋아해서요.

  • wooo
    '22.6.5 7:43 PM

    제 인형이 기쁨을 주다니 정말 행복합니다.

  • 4. Juliana7
    '22.6.5 6:42 PM

    인형도 너무 예쁘고
    그림도 느낌있고 참 좋은데요
    훌륭하셔요.

  • wooo
    '22.6.5 7:45 PM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그림 베껴그릴 뿐인데요. 더 즐겁게 그려야겠네요.

  • 5. Harmony
    '22.6.7 1:33 PM

    다 멋집니다.
    니키천의 작은인형들이 각자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되네요.

    재능도 많으신데
    노력도 많이 하시는
    WOOO님의 열정에
    큰 박수 보냅니다.

  • wooo
    '22.6.20 2:24 PM

    큰 칭찬 고맙습니다.

  • 6. 소년공원
    '22.6.20 9:37 AM

    리빙데코 게시판을 묵묵히 수많은 작품으로 지켜주신 wooo님을 추앙합니다!
    그림이 참 정다워요.
    동화책 삽화를 그리시면 좋은 책이 나올 것 같은데요?

  • wooo
    '22.6.20 2:28 PM

    추앙이라뇨.. 고맙습니다. 82와 연을 맺은지 20년이 되어갑니다.. 매일 요리며 살림정보 열심히 얻었는데...
    정말 고마운 곳입니다
    전 나중에 재능기부할 능력이라도 키워야겠어요.

  • 7. spoon
    '22.6.20 7:40 PM - 삭제된댓글

    멋지십니다
    그림도 멋지고 인형들도 여전히 멋져요
    저... 우님 어디서 보고(온라인)
    혼자 반가워했습니다~^^

  • 8. 날개
    '22.6.22 3:13 AM

    정말 82는 보석함이군요. wooo님같은 빛나는 보석들로 가득찬.
    그림이 정말 느낌있네요. 부럽습니다^^

  • wooo
    '22.12.3 8:23 PM

    고맙습니다

  • 9. 프리지아
    '22.11.23 4:02 PM

    작가님이십니다...ㅋㅋ 부러워요 자주 올려주세요...또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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