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 통닭

| 조회수 : 2,948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6-10-18 10:49:35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집이 퍽 가난했었던 것 같다.

친구들하고 놀고 있는데 친구 하나가 왠걸 들고 다니며 먹더니 나에게 맛있는 부분이라며 조금 떼어주는데...
(맛있는 부분이 아니라 제가 먹기 싫어 버리고 싶었던 부분이였던 것같았지만)

아고.. 이게 뭐랴?? 너무 맛있는것..

그때 처음 먹어봤던 후라이드 치킨이였다.

그길로 엄마한테 달려가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그것을 사달라고 했다.

군것질을 잘 시켜주지 않았던 우리엄마.  엄마가 무서워 뭐 사달라고 얘기도 못했던 나였지만.

그날만은 그게 참으로 먹고 싶었나보다.. 그런 맘을 엄마도 읽으셨는지..

내가 요구한 돈 100원을 주셨다..

그때 난 100원이면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다.

신이나 100원을 들고 그 치킨집으로 달려가서 이름도 모르는 그것을 설명해서 달라고 하는데..

거금 600원이나 하는 것이 아닌가?? (그땐 닭다리만 따로 팔기도 했었다)

나에겐 너무나 큰 돈으로 생각되어 차마 엄마한테 돈을 더 달라고 얘기 할 엄두도 나지 않아,

아이스크림으로 달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했다..

그 후로 엄만 아빠 월급날이 되면 종종 치킨을 사주시곤 했다.

나중에 커서 들은 얘기지만, 우리 엄마 나를 가졌을때 치킨은 너무 먹고 싶은데 돈은 없고해서 이모집으로 아빠와 같이 가서

치킨은 드신 적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 싸고 흔한 음식이지만 그땐 너무 귀하고 특별했던 음식.

지금 쌍둥이를 임신중인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있는 치킨집에서 나는 냄새를 맏으면,
나를 가졌을때 엄마가 얼마나 드시고 싶었길래 동생한테까지 가서 사달라고 하셨을까??
엄마를 데려가는 아빠의 맘은 어떠셨을까??
먹고 싶어하는 자식을 보는 엄마는 또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요즘은 맘껏 먹을 수 있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참고 있지만.. 그래도 후라이드 치킨은 언제 먹어도 참 맛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코
    '06.10.18 12:11 PM

    저의 기억속의 후라이드 치킨은
    면소재지에 유일하게? 있던 닭집-닭장속에 닭들이 웅크리고 있었지요.
    그 닭집에 가서 닭한마리 튀겨주세요..하면 닭을잡아 튀기고...(시간까지 꽤 걸렸겠지요.)
    그리곤 사료푸대 속지에 둘둘 말아 줬었어요.
    그게 제 기억속엔 3,000원 했었는데요.
    그 귀한 닭튀김은 우리집에서 큰농사일을 할때 엄마가 언니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자전거를 타고 가서 사오던 그 통닭이 어찌나 맛있던지요.
    논둑에 앉아 먹어서 더 맛있었는지... 옛생각이 나네요..ㅎㅎ
    영화 -집으로-도 생각나요. 후라이드치킨~

  • 2. 티아
    '06.10.18 1:57 PM

    맞아요 치킨은 언제 먹어도 참 맛있어요 어릴적에 아버지가 통닭한마리 사가지고 오시면(그때는 지금처럼 조각이 아니라 통으로 구워진) 그 하얀 새콤한 무와 함께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또 그 야채사라다(?) 도 참 기억난다는 단순히 케첩과 마요네즈 범벅이었는데도 너무도 좋았던...^^ 옛날 생각 나요~~

  • 3. 김정희
    '06.10.18 2:06 PM

    엄마얘기에 가슴이 찌~잉 !!

    치킨은 냄새부터 먹고 싶죠.....

    다요트중일 땐 기름을 웬수보듯 하라는데........
    후라이드치킨 먹고 싶다. ㅇㅇㅇㅇㅇ~~~~~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 코코몽 2024.11.22 1,268 0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35 ··· 2024.11.18 8,511 4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28 Alison 2024.11.12 11,777 5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9,322 2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7,422 2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5 백만순이 2024.11.10 8,020 2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249 4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371 2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9,705 4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296 6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309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9,926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112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458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08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12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056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9,997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04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436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5,979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33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164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09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790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431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396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55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