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다녀오는 길에 단양에 들렀는데 요기할 때가 되어
어디선가 추천받은 게 기억나서(대체 누가 추천했는지) 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저녁 8시 경이었는데 서너 테이블 손님 있고 각종 유명인사들 사인을 큰 액자에 넣어 방안 가득 걸어놨더군요.
크게 실패하진 않겠구나 안심했어요.
관심 가졌던 솥밥정식이 두 종류더군요.
온달마늘솥밥특정식(15000원)이던가 하고 마늘솥밥정식(10000원).
남편과 한 가지씩 시킬까 해서 물었더니 옥비녀 꽂은 서빙녀 착 째려보며 한 가지로 통일하라더군요.
그딴 것도 모르고 시키냐는 투였어요. 기분 나쁘더군요.
그래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무슨 상을 받았다고 버젓이 적어놓은 육회와 감자떡이 추가된 온달 2인분 주문해봤어요.
옆테이블에 어머님 모시고 온 부부는 '마늘솥밥정식' 세 개 달라고 정확하게 주문하던데
그 옥비녀 꽂은 서빙녀 다 들리게 큰 소리로 묻더군요. "얼마짜리요?"
싸늘해지는 좌중.
식당 종업원이 메뉴 가격도 모르나요?
식사 하고 있는데 다른 상 치우면서 방석 턱턱 던져대고,,,
이윽고 음식이 나왔습니다. 기가 차더군요. 가짓수는 많아도 손 대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었어요.
척 보기에도 여러 상을 전전한 듯한 찬이었습니다.
물김치, 오이김치는 떠 놓은 지 얼마나 됐는지 수분이 증발해서 그릇 가장자리에 양념이 굳어있더군요.
하얗게 생긴 감자떡 세 알 나오던데 딱딱해서 입에 넣기가 싫더군요.
뚝배기에 된장찌개 끓여나왔는데 대체 몇번이나 데웠는지 야채가 다 물러지고 너무나 짜더군요.
육회는 색깔도 영 아니고 선도가 많이 떨어지는 음식이었고(절반을 남겼습니다)
돼지보쌈의 돼지고기는 색이 장시간 공기중에 놔둬서 누렇게 뜬 조각들이 보이더군요.
함께 따라나온 부추김치는 지저분하게 담겨있고요. 마늘솥밥에 마늘은 두세알 들었더군요.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김치를 먹으려고 하는데 천장에서 집게벌레같은 새까만 벌레가 접시에 떨어져서
꼬물딱 거리는 겁니다. 파리와 초파리는 좀 배회하는 방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이건 아니죠.
쥔장 아줌마를 불러서 보여주니까 쓱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초파리인가보네 ? 접시 바꿔줄게요'
그러고 말더군요.
어떻게 그런 정신상태와 그런 상차림으로 버젓이 장사를 할 수 있는건지....
군소리 없이 먹고 가는 다른 손님들은 뭔지. 나만 까칠한건지...
화가 많이 나고, 돈 아깝고, 남편한테 미안한 저녁이었습니다.
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장다리 식당
eesti |
조회수 : 2,364 |
추천수 : 58
작성일 : 2007-09-30 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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