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만해도 곧잘 끓여먹던 우거지갈비탕, 근래 끓여먹은 기억이 없어요.
저만 그런건지, 아니면 공감하실 분들이 많을 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하여튼 한때는 참 자주 해먹었는데 요즘 들어서 통 안해먹었다...뭐 이런 메뉴들 있지 않은가요?
한때 그걸 잘 해먹었다는 기억조차 까마득하고, 심지어는 '내가 그런 것도 할 줄 아나?'하는 메뉴요.
제겐 이 우거지 갈비탕이 그랬어요.
제가 이걸 끓일줄 안다는 사실조차 새삼스러울 정도로 기억속에 잊혀진 음식이었는데요,
얼마전 아이패드로 제 책인 '칭찬받은 쉬운요리'를 들쳐보다보니, 이게 있는 거에요.
아, 이거 내가 잘 끓이던 국이지 싶어서 얼갈이 사다 데치고, 탕갈비 사다 고고...1박2일동안 끓였습니다.
우거지 갈비탕은 슬로푸드중 슬로푸드, 맞아요.
갈비 사다가 핏물 빼고, 찬물 붓고 푹 곤 후, 건더기는 건져서 따로 두고,
국물은 추운 곳이나 아니면 냉장고에 넣어 기름 굳히고, 얼갈이는 사다 삶아서 우거지 만들고,
기름을 걷어놓은 국물, 다시 불에 올려 한소끔 끓으면 된장 풀고, 우거지랑 갈비건더기 넣어서 다시 끓이고...
이렇게 최소 1박2일 잡아야 제대로 끓일 수 있는 국인만큼, 곰솥으로 하나씩 끓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갈비 선택에서 좀 실패했어요..ㅠㅠ...
저희 동네에 제가 새로 뚫은 정육점이 있는데요, 거길 가야하는데, 갈 시간이 없어서 아무데다 처음 가본집에서 샀는데요,
한우라고, 한대에 8만여원이나 주고 샀는데, 어찌나 기름이 많은지...ㅠㅠ..
그래도 푹 익은 우거지가 맛있고, 또 훌훌 들이켜도 부담이 없을 만큼 싱겁게 끓였더니, 맛이 괜찮았어요.
아, 간할 때 100% 된장으로 하지 않고, 된장 푼 다음 모자라는 간은 조선간장으로 했더니, 더 괜찮은 것 같았어요.
어제밤엔, 멸치도 볶았는데요...아...이게 반찬이 아니라 과자같은거 있죠?
멸치중에 국물을 내기에는 좀 작고, 그렇다고 볶기에는 좀 큰, 그런 사이즈의 멸치 있잖아요?
지난 설엔가 남편앞으로 선물 들어왔는데, 상자째로 냉동고에 보관중이었어요.
얼마전 이걸 뜯었는데...이걸 국물용으로 언제 다 쓰려나 싶어서, 어제 좀 볶아봤습니다.
일단 볶음팬에 기름 좀 넉넉하게 두르고 멸치를 달달 볶다가 다른 그릇에 옮겨 담고,
그 볶음팬에 맛간장과 맛술을 부은 후 자글거리는 양념장에 멸치와 해바라기씨를 넣고 볶았어요.
볶으면서 올리고당을 듬뿍 넣었는데...딱딱한 과자처럼 된 거 있죠?
볶아놓고는 마치 간식처럼 좀 집어 먹었다니까요. ^^
오늘 저녁엔 반찬으로 먹었어요.
어제 준비해둔 우거지갈비탕과 멸치볶음...이걸로 충분한 오늘 저녁밥상이었답니다. ^^
p.s.
검색해보니, 몇년전 제가 과정까지 찍어가면서 자세한 레시피를 올려놓은 것이 있네요.
관련게시물로 링크 걸어뒀으니까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