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요즘 꽃게철이라고, 꽃게가 풍년이라고 하도 떠들어대서 꼭 간장게장을 담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풍년이라는 꽃게가 참 보기 힘든거에요.
(아, 내가 대형마트를 잘 안가서 그런가...쩝...)
생선을 사리때 많다고 하는데 어제가 바로 사리였어요.
그럼 오늘도 물때가 좋은 편인지라, 오후에 대명항에 갔습니다.
가보니, 생각보다 꽃게값도 비싸고, 그리 많지도 않았습니다.
주변 식당 주인 말에 의하면 올해 꽃게도 그렇고, 밴댕이도 그렇고, 병어도 그렇고, 제철이긴 한데 어획량이 많지않대요.
많이 잡히지 않으니 비싼 건 너무나 당연한 거죠.
게다가 꽃게 씨알도 자잘하다고 귀띔해줬는데요, 정말 대명항의 꽃게들 씨알이 굵지는 않아요.
값도 1㎏에 3만원에서 4만원선이니 결코 싸지도 않고요.
그래도 제가 대명항을 고집하는 이유는, 적어도 대명항에서는 물건을 바꿔치지 하거나 신선하지 않은 걸 팔지는 않아요.
믿을만한 걸 팔기 때문에 멀어도 가는 거죠.
모든 상인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몇해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1㎏ 사왔습니다.
분명히 살아있는 거 세마리 달아서 싸주는대로 들고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중 한마리는 살은 하나 없고 물만 가득 들어있는 죽은 게 였는데요,
죽은 건 그렇다쳐도, 도대체 언제 죽은 건지 냄새까지 나는 거에요.
그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꽃게...쳐다도 안봅니다.
그랬는데 저만 그런 일을 겪은 게 아니더라구요, 저희 친정어머니 친구분도 같은 일을 겪으셨다고..
또 다른 사람들은 소래포구 좋아하던데, 전 소래포구도 별로 좋아하지않습니다.
두어번 가봤는데 그때마다 잘못사왔고, 또 지인이 선물로 보낸 소래포구의 꽃게도 그다지 싱싱하지 않았더랬습니다.
얘기가 딴데로 샜는데요, 암튼 그래서 배에서 막 내린, 살아서 푸드륵거리는 꽃게를 2㎏ 사왔습니다.
제대로 분류를 못했다며 1㎏에 3만원에 팔았는데, 큰 것은 딱 한마리이고 작은 것이 너무 많아,
2㎏에 14마리나 담겼습니다, ㅠㅠ, 제가 게장 담을때 좋아하는 사이즈는 2㎏에 7마리 정도 사이즈거든요.
아주 작은 거와 아주 큰 거는 따로 골라내고, 중간정도 사이즈 7마리를 골라서 간장을 부었습니다.
여기서...비법...
제가 지난달에 취재갔을 때 안성할머니께 귓동냥으로 배운 간장게장의 비법은,
간장에 사과와 배를 넣고 달이고 맹물에 생강을 넣어 푹 끓인 후,
생강물을 가지고 염도를 맞춰서 꽃게에 부으라는 거였어요.
통마늘과 청양고추는 간장에 넣지말고 꽃게 위에 올리고 감초도 한두쪽 넣으라고 하셨구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뭘 얼마큼 넣으라는 건 안가르쳐주셔서..ㅠㅠ...
그래서, 제가 대충 계량하여 간장도 달이고, 생강물도 끓였습니다. 이렇게요.
생강물은 생강 200g을 편으로 썰어서 물 5컵을 부어 팔팔 끓였습니다.
팔팔 끓인 후 계량해보니 3컵 정도.
간장은 간장 2컵에 사과 하나 , 배 하나 넣고 폭폭 끓였습니다.
20분 정도 끓인 후 계량해보니 역시 2컵.
과일에서 수분이 나와서, 끓이는 동안 수분이 증발했어도 간장양은 안 준 것 같아요.
그리고 마늘 1통과 감초 2쪽, 청양고추 2개도 준비하여 썰어두었습니다.
간장물 1: 생강물 1.5로 하니까 약간 짠듯하면서 어지간히 염도가 맞는 듯도 한데,
혹시나 싶어서 맛술을 1컵 넣었습니다.
소주를 넣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소주가 안나오는 거에요, 분명히 요리용으로 사다둔 것이 어디 있는데...
소주는 간장물 끓여서 부을 때 더 넣는 걸로 하고, 일단 오늘은 이렇게 끝냈습니다.
새롭게 시도하는 이 방법으로 제발 맛있게 간장게장이 되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