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에 새 반찬, 하나나 둘??
우리 식구들의 요청사항인데요, 저야,뭐, 좋죠,뭐!
며칠전 구워먹다 남은 삼겹살이 아주 조금 남았습니다.
그릴에 구워봐야 반접시도 안될텐데, 그거 굽자고 그릴을 또 기름 범벅으로 만들어, 설거지에 스트레스 받기 싫고~
해서, 그냥 대충해서 한접시 올리기로 했습니다.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썰어서,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한번 씻어낸 후,
일단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청양고추 1개 송송 썬 것과 마늘 6쪽 편으로 썬 것을 볶아 향을 낸 다음,
삶아놓은 삼겹살과 파인애플을 넣고 볶다가,
맛간장, 물, 맛술을 2:1:1의 비율로 넣은 양념장을 붓고, 삼겹살을 조려줬습니다.
국물이 거의 없을 만큼 졸아들었을 때 후춧가루 좀 넣고 불에서 내렸어요.
헌데...제가 기대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기대한 맛은 삼겹살찜이었던듯 한데,
삼겹살찜이야 통삼겹살을 푹 찐 다음에 팔각이 들어간 양념장에 다시 조려주는, 슬로우 푸드 중 슬로우 푸드인데요,
그렇게 시간과 정성이 듬뿍 들어간 것과,
대충 만든 것과 맛이 비슷하면 안되는 거죠.
암튼, 이거 한접시로 오늘 저녁은 끝냈습니다.
어제부터는 수 대신 레이스 뜨기에 돌입했는데요,
어제 밤부터 꽤 여러단을 뜬 도일리를, 저녁에 확 풀어버렸어요.
짜기는 너무 까다롭고,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중간모습이 너무 안이쁘고...
몇시간 뜬 게 아깝다고 계속 뜬 다음 후회할 건지,
아님 몇시간의 노력은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할 건지, 망설이다가, 과감하게 풀러버렸습니다.
완성후 두고두고 후회하는거...정말 하기 싫거든요.
완성된 수는,
식탁 러너가 아니라, 나비장의 덮개로 쓰기로 했습니다.
요렇게요..^^
제가 처녀적, 30여년전에 뜬 흰색레이스를 덮어놓았더랬는데요,
어제, 깨끗이 빨아서 말린 후 다림질을 싹 해서, 이렇게 덮어놓았어요.
별건 아니지만, 얼마나 흐뭇한지..
잠시 레이스 뜨기로 숨을 고른 후,
정말 차분하게 이쁜 도안 골라서, 뭔가 이쁜 걸 만들어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