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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친정드릴려구요... 여러가지 전들...

| 조회수 : 5,904 | 추천수 : 32
작성일 : 2005-09-17 12:55:24
세상에서 저희 친정엄마는 평생을 가도 안 아프신줄 알고 자라던 그런
철없던 시절이 있던만큼 어머니는 늘 건강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막내 동생 낳으시면서 엄청 큰 수술을 하셨고
그리고 젊으셨을때 지금 생각해도 유별난 친정 할머니의
시집살이에서 몸가리시지 않고 일 하시다보니 70 넘으신 나이에
허리가 많이 아파하시더라구요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는 단계인데
어머니는 이 나이에 수술 받지 않겠다고 그냥 조심 조심 움직이시고
그러다 너무 아프시면 동네 단골 병원에 가셔서 물리치료 받고 오십니다.

며칠전에 전화하다가 허리가 다시 많이 아프신데
추석 음식하실일이 큰일이시라고
(남자 동생 하나는 아직 혼자이고 다른 동생댁은 직장을 다니는데
며칠동안 외국출장을 간다네요..)
그래서 이제는 그냥 전은 좀 사서 하지 그래요 그랬더니
너거 아버지가........
친정 아버지는 경상도 전형적인 아버지이십니다.
평생을 음식을 밖에서 사먹어야 한다는건 도저히 이해를 못 하시고
가끔 외식도 짜장면, 볶음밥이 정해진 메뉴이시죠...

나이 드니 친정엄마 한테 못한것만 생각나고
(사실 잘 한게 별로 없으니까....)
어떻게 해 드릴 도리는 없고..
그래서 엄마 내가 여기서 좀 사서 동생편에 보낼테니
아버지 한테는 내가 해서 보냈다고 하세요 했더니
그럴래? 그러시는데
아~ 우리 엄마가 정말 많이 아프구나 했어요
예전같으면 뭘 그거 사니 조금만 하면 되는데
너도 나가서 일하는데 뭘하러 신경을 써? 하셨을텐데......

그래서 뭘 살것인가 까지 메뉴를 정해뒀는데
그러다가 어차피 저도 추석 음식하는데
나는 해서 먹고 친정에는 사서 드리고 할려고 하니 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한꺼번에는 못하고 며칠동안 조금씩 해서
어젯밤에까지 했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던 딸이
올해는 왜 이렇게 양이 많어? 하길래
얘기를 해 주었어요 그랬더니
응~~ 엄마 잘 했어 근데 내가 안 도와주면 어쩔려고 했어?
당연히 니가 도와줄줄 알았지 ㅎㅎㅎ
(못된 딸에 뻔뻔한 엄마입니다..ㅠ ㅠ)

친척들은 다 부산에 계셔서 모이기는 힘들고
추석 차례 지내시고 어차피 추석 저녁에 저희 형제들이 먹을 전이예요

어제 저녁에 해서 식혀둔 전이예요
아래는 대구전, 새우전, 버섯전, 굴전했구요
그 위로는 동그랑땡 해서 보자기에 싸서
동생오라고 해서 보냈습니다...

조금이라도 맘이 편하니 좋습니다....

부모님이 그렇게라도 건강하게 계셔서 너무 감사했구요

이제 부터 다시 청소하러 갑니다.
(모처럼의 교회 안 가는 휴일이라 다들 아침 먹고 다시 자러 가버렸어요 ㅎㅎㅎ)

비가 많이 오네요~~~
고향 가시는 분들 조심 조심
모두들 추석 잘 보내시구요~~~~~
soogug (soogug)

열심히 씩씩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자. 좋은 생각이 밝은 얼굴을 만든다...ㅎ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규원
    '05.9.17 2:59 PM

    수국님이 만든 전에서까지 단아함이 폴폴 묻어나오니
    수국=단아
    맞는말이지요?
    저는 내일 엄마 만나러 산소에 갑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제발 내일은 비가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성묘가려면 모든 사람들이 힘든데 ....

    철방구리언니!
    몸이 안좋다고 하면서 너무 무리하지말고 준비하세요.

  • 2. 몬아
    '05.9.17 2:59 PM

    저도 좀있다 퇴근하구(오늘도 일해요ㅜㅜ) 전부치러가요. 형님이랑 시누언니가 거의 만들어놓으셨을것 같아요...죄송하네요... 부모님 생각하시는 마음이 너무 좋아요. 추석 행복하게 보내셔요...

  • 3. 느린소
    '05.9.17 3:54 PM

    저는 동태 전 부칠 거하고 녹두하고 다 있는 줄 알았다가
    해둥하고 불려 놓을려 꺼내 놓으려 하니 없네요.(어디 간 게냐.ㅠㅠ)
    에구 비도 오는데 시장도 뭔데... 그래도 얼른 다녀와서 부쳐야죠.
    추석에 송편하고 만두도 하려니(약과도 해 보려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엄마 손 도와주는 딸이 있으셔서 좋으시겠어요.
    저도 내년에는 친정 부모님 드실 맛난 거 좀 해다 드리고 싶네요.

  • 4. 푸른제비꽃
    '05.9.17 4:44 PM

    짝짝짝..잘하셨네요..저는 언제쯤 울엄마위해 무언가를 제대로 해볼지..아직두 받아먹기만 하는 처지라서..여기에서 많이 배워서 효도 좀 해야겠어요..추석 잘 보내세요~ 어머니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구요..

  • 5. 키티
    '05.9.17 9:39 PM

    수국님..정말 효녀시네요~
    답글 달려고 로그인했네요. 박수쳐 드릴께요..짝짝짝!!!

    전이 단아하니 맛있어보입니다. 전 딸노릇도 못하고 여직 도움받는 형편인데 본받아야겠습니다~~

  • 6. 수국
    '05.9.17 11:11 PM

    철방구리님, 이규원님, 추석 잘 지내세요...
    몬아님, 키티님 저 절대 효녀 아니예요
    나이 드니까 그냥 친정 엄마 생각하면 자꾸 목이 메이는 주책아줌이죠...
    느린소님 어디에 너무 잘 두셨을꺼예요..ㅎㅎ
    추석 잘 보내세요...
    푸른제비꽃님 감사합니다. 저도 엄마가 예전처럼 덜 아프셨으면 좋겠어요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 7. hippo
    '05.9.17 11:47 PM

    수국님 들어와 계시네요.
    저도 블러그에 사진 올리려고 하다가 여기 들어 왔네요.
    저 전 엄청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살이 빠지질 않네요.
    그래도 수국님 전 먹어 보고 싶어요.
    친정어머님을 생각하는 수국님 마음이 제 가슴에 와 닿네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8. 서울갈매기
    '05.9.26 2:09 AM

    맛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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