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두시간만에 완성한 허겁지겁 집들이 후기.
아직 못부른 친구들이 있다며 ..
여보의 요리솜씨를 보여줘야한다나 뭐라나의 온갖감언이설로 회유하여,
지난주 금요일 그이 고등학교 친구 집들이를 했습지요.
다행히 세분정도만 와주시어 우리 둘까지 총 5명이긴했는데,
평일날 저녁 집들이를 한다는것이 회사마치고 와서 해야하기때문에
무엇보다도 초스피드를 요하거든요.
그래도 점점 요령이 생겨져서 토요일보다는 금요일날 바짝 하고,
토요일날은 그냥 쉬고싶은 생각이 들어져서 금요일날로 강추했습지요.
기름에 튀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서도,
82cook에서 히트쳤던 동파육과도 잘 어울릴 중식으로 결정을 보고요.
목록을 정했습지요.
게살스프->비밀의 손맛에 있던 동파육과,오렌지피코님의 깐소새우,엔지니어님의 사천탕슉->잔치국수로 마무리..
동파육은,신랑이 옆에서 새우랑 탕슉에 쓰일 돼지고기를 튀기느라 옆에있었는데,
들여다봐야하는데 그이가 있어서 잠깐 앗하는 한순간 들여다보지 않았더니만, 타기 일보직전이었어요...
으헉..다행히 아주 탄건 아니고 밑에 조려진 것들이 붙어서..일부 조금 딱딱하게 된것은
가위로 오려내고..(그 바쁜와중에 ..--;)
당일날 접수했던 퓨전식 소스를 만들고 파채를 가운데 놓았더니 더 그럴싸해보이고 맛도 있었습니다.
게살스프는 녹말물을 적게부었는지 걸쭉하지 않게되어버리고,
뭐 사러나가신 손님들은 집근처 이마트를 못찾고 먼곳까지 가버리셔서..
기껏튀겨놓은 탕슉 돼지고기와 새우가 좀 눅눅해져버리고..
오시고 나서는 동파육도 조금 식어졌긴 했는데..
그래도 너무 놀라워하시면서 정말 무진장 좋아들 하시더라구요.
장정같은 남자분들이라 그런지 눈코뜰새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 그래도..신랑이 동파육 네점은 남겨놨더군요--;;; 어찌나 맛나던지..
끝날무렵에 다시국물내서 잔치국수 했는데..
이게 계란지단붙여야지 표고 삶아서 고명으로 얹어야지...쇠고기볶음 올려야지..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대요..
그거 만들다가 동파육할때 돼지고기 삶은 물 나중에 김치찌개 하려고 우유팩에 부어
다리밑에다가 놨는데 차버려서 완전 마룻바닥 돼지고기 국물로 한강 만들어버리고..
신랑 밥먹다 튀어나와서 걸레질하고..
정말이지,
정신 한개도 없는 집들이였답니다--;
하지만,
초스피드 집들이를 무사히 마쳤고,
초대받으신분들도 이렇게 코스로 접대받아보기는 처음이라면서 즐거워들 하시더군요.
아마도 그들이 알고계신분들중에는 82cook회원이 없으신듯..^^
집들이 전날,
무와 오이,당근,양파로 야채 초절임을 만들었는데 그맛이 정말 끝내주더이다.
물론....
그날도 엄마가 주신 소중한 유리병...뜨거운물로 데피지 않고 바로 뜨거운거 부어줬더니만,
밑이 빠지더군요--;(그 말로만듣던 밑이 빠지는 유리병을 경험했답니다..)
이렇게 횡설수설 어리버리 집들이는 마치고,,
중식을 준비할때 가장중요한 깨달음을 몇가지 얻을수있었습니다.
1. 중식은 그룻이 좀 화려하고 큰게 좋다.
=================================
게살스프 그릇이 없어서 그냥 한국도자기 밥그릇으로 서빙했는데 좀...안어울리더군요.
오죽하면 신랑이 나중에 이쁜 그릇사서 스프같은거 담을수있게하자..--; 라고 하더군요.
(그덕택에 그릇사도 꾸사리는 먹지 않을듯.헤헤)
2. 뜨겁게 달궈 빨리 볶되, 서빙도 그만큼 빨리!
========================================
오시면 얼릉 튀겨서 내도 된다고했는데 미리 해두자는 그이 말에 알아서 하라고했더니만,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눅눅한 튀김옷으로...--;
바삭하지 않으면 중식의 제맛을 느낄수가 없을듯..
3. 주방이 좀 컸으면, 냄비들도 많을수록 좋다.
==========================================
소스그릇,튀김튀긴 냄비,국수삶은 냄비..기타등등 그릇등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데,
18평 아파트..식탁도 없는 저희로써는 완전 마룻바닥 전체가 주방기기들로
넘쳐나서...--; 신랑친구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다녔다는...--;
돼지고기 국물 엎어버렸을때도 문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신랑한테 말해줬다는..
"니 부인 물엎질렀다--;"
정말이지 가운데 서빙테이블 있고, 독립된 공간에 주방이 있어서,
내가 요리하는것..내가 실수하는것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더이다.
...
여하튼,이런 실수들을...만회할겸,
요번주 일요일은 저희 친정식구들 모시고 다시한번 접대 예정이랍니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맛있는 동파육 먹다보니....또 아부지 엄니가 생각이 나서리..
흐흐흐..
요번에는 따땃하게 좀더 노련한 요리사의 모습으로 거듭나렵니다.
요번에는 사진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어리버리 집들이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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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런~
'05.1.24 11:11 AM앗..리틀 세실리아님..^^...
집들이 잘 하셨군요..^^...두시간만에라니..대단하세요..^^
동파육 소스가 어떤지 몰라서 여쭈려구요.
제 입맛에 맞춘 거라서..^^;;....
동파육 소스 배합에 대한 조언 좀 해주세요..^^2. 김정희
'05.1.24 11:13 AM푸하하하~~~
넘 재밌는 집들이 정경이네요. 그림이 그려져요.
눈물 찔금...... 동파육 국물 넘어지고 남편친구 분 알려주고 ......
손님초대할 때 82쿡 회원이 있는 게 좋을까요 없는게 좋을까요 ? ㅎㅎ하~~~~3. 달개비
'05.1.24 11:34 AM애 많이 쓰셨어요.
어깨라도 조몰락 조몰락...
사실 제손으로 주무르면 주물럭 주물럭인데...ㅎㅎ
근자에 집들이 많이 한 제가 그 고생 100% 공감합니다.4. 체리공쥬
'05.1.24 1:27 PMㅎㅎㅎㅎ.....죄송해요..근데 전 자꾸 웃음이 나요......
결혼하면 꼭 내가 저지를(?) 광경같아서 남일 같지 않아요~~~!!!!5. 리틀 세실리아
'05.1.24 2:13 PM런~님 금요일 당일을 기억해보십지요....
[마요네즈 1큰술, 양겨자 1큰술, 꿀과 레몬쥬스 각각 1과 1/2작은술] 어디서 낯익은 레시피지 않습니까?
ㅋㅋ...바로 런님의 소스를 맹글어서 파채에 먹었습지요.
감사드려야했는데....어느분이 올리셨는지 검색하기가 구찮아서 그만...
다시한번 감사드려요..내맘대로 소스.너무 맛있었어요.
소스에 비해 동파육이 넘 작았습지용..6. 런~
'05.1.24 6:28 PM리틀세실리아님> 제가 알려드린 건 알죠..^^..
근데 맛 없을까봐 무지 걱정했었거든요..^^;;
저도 아직 초보인지라...^^;;
맛있게 드셨다니 저도 기뻐요..^^7. 김혜경
'05.1.24 9:32 PM중식의 깨달음,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후기입니다...고마워요...
8. 루돌퍼그
'05.1.25 6:30 AM리틀 세실리아님... 글솜씨가 너무 좋으심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요리솜씨도 장난이 아니실듯...
저는 언제나 키톡에 한줄 올릴수 있을까요... 암튼 리틀 세실리아님 존경함당...9. 콩국
'05.1.25 10:07 PM무쟈 고생하셨네요...ㅎㅎㅎ
10. pleres
'05.2.11 11:44 AM눈물 흘리며 읽었습니다.^^ 튀어나와 걸레질..대목에선 한번 엎드려서 웃고.
근데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저두..내일 하거든요.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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