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이와 만나고 세번째나 맞는 크리스마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둘이서 처음맞게되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네요.
결혼후 첫 크리스마스이기도 하고요.
나름대로 많은 의미를 두고싶었었는데,
신랑이 좀 시큰둥해서 맘이 그랬었어요.
며칠전 코스트코에 갔는데 저에게 요번엔 스테이크 요리 해달라며
스테이크 고기를 건네는데,
이런날까지 내가 또 요리를 해야하나 싶어져서 조금 속도 상했구요.
그왜 아직까지는 tv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멋진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초대받고싶었는지도 모르죠.
때로는 저도 영화속의 멋진 주인공처럼 되고싶다는 생각이요..
미리 제가 예약한,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었던 영화를 보고..(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이 움직이는 성' 무척이나
기대했었는데 너무 이야기가 산만하더라구요..신랑은 옆에서 졸기까지 하더군요.)
감기가 심해져서 과연 내가 이몸으로 밤 10시에 스테이크를 만들수있을까 했는데,
전체적인 레시피는 moon님 레시피를 참조했고요,
오븐이 없어서 혜경선생님의 일밥 스테이크 굽는법 열심히 참조해 가면서 만들어봤습니다.
tazo님의 레시피에선 디종머스터드 뿌려서 지퍼락에 넣어 열심히 흔들어주는것 참조했구요..
옆에선 신랑이 클램차우더 슾에 우유를 붓고 끓여주고요.
야채 먼저 데치랴 볶으랴..생각보다 이것저것 좀 번거로웠는데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다 만들고 나서 중요한 레드와인 뿌리기를 안했다는것을 깨달았죠.
(레드와인 마시려고 따르다보니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도 고기냄새도 안나고 부드럽고 아주 맛있었습니다.
샐러드 재료도 있고 사이드메뉴로 좀 뭘 준비해야했는데,
둘다 너무 배가고파져서..정말 스테이크와 와인만 먹었네요.
상위에는 친구가 크리스마스카드로 보내준 양초가 들어있는 카드를 놓아봤고요.
신랑이 자기가 셋팅한다고 이것저것 준비해주는데 왠지 제 마음도 흐뭇해지고 평안해지더군요.
둘만의 고요한밤 거룩한밤을 집에서 보내기로 한것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상치도 못했던 선물과 작은 카드..(물론 저의 압박이 있긴했지만)로 행복했던 저녁이었습니다.
잘 챙긴다거나, 근사한 이벤트와는 거리가 좀 먼사람이여서 때론 속상할때도 있지만,
나처럼 티내면서 징징거리기보다는,
보이지않게사랑하기보다는 은근한 사랑을 주는 그사람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카드속엔 이런글이 적혀있었어요.
"매년 올해와 같이 함께 오랫동안 사랑하면서 살아갈수 있는 선물을 받을수 있게 열심히 노력해요"
한해한해
그이와 함께 이렇게 늘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갈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Jennifer Love Hewitt -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