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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니 얼굴캉 맴이 메주여~~^^

| 조회수 : 2,97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12-18 22:50:34
오늘 드디어 메주를 만들었심니다.^^

며칠 전 10년만에 치룬 거사(?) 땜시로 엄니랑 소가 닭 쳐다 보듯 서로 그러던 중에,
오늘 맘도 싱숭생숭 하여 대청소를 안 했겠심니까.
그런데, 구석쟁이에 보니 메주 만들라고 잔뜩 사둔 콩(14kg)이 그야말로 처량히 있는 김니다.
그래서 거사는 거사고, 내년에 우리 아덜 밥 잘 믹일라면 또 우리 가족들 한국생각 안나게
밥 잘 챙기 믹일라면 만들어야 할 된장이라서, 팔 걷어 부치고  메주를 만들기 위해 콩을
삶기 시작했심니다.

장장 압력밥솥으로(20인분) 5통이나 삶아서 축구공 보다 좀 작은 9덩이를 완성 하였지예.
1년 농사라서 아주 정성스럽게 삶아서, 찧어서, 만든다꼬 주물떡 거리고 있으니, 엄니 실쩍
옆으로 오셔서 한마디 하시대예.  

"으_흠~~!! 가능하면 이쁘게 만들어라. 메주라꼬 몬나게 만들면 장 맛도 몬쓴다..."
"아~~예에.... 그란데 메주가 메주지 이쁘게 만든다꼬 별 인물이 나겠심니꺼?"
"어~허이~~! 말대꾸는......  니 얼굴캉 그 맴이 바로 메주여~~"
"예~에? 지 얼굴이 뭐가 어때서....메주라 그카심니까?"
사실, 슬쩍 먼저 말거는 엄니에게 저도 지고 들어 갈라꼬 맘을 먹었더만...
영 기분이 안좋아 지더라꼬예. 맘은 둘째치고 얼굴이 메주라 카는데.......
'할마시, 그 말을 하질 말던지.....분위기 파악도 못하고...군시렁 군시렁........'

"니 맘이 둥글둥글 이쁘게 만든 메주 같으니 저런 진국같은 아를 봤지. 니 만큼만 만들어라!"
그라고는 휙~ 들어가시더고예.  

이기 칭찬이고 화해하자는 말씀 맞지예??^^
화가 일려던 맘이 녹고, 은근히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이다...ㅋㅋㅋ~~^^
메주 만들다가 엄니 화해에, 칭찬까정.......  
이기 왠 메주가 우루륵~ 굴러 들어오는 소리냐고요??!!^^

아마 내년 우리집 장맛은 댁길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안심니다.

감싸 합니데이~~^^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숨은꽃
    '04.12.18 10:55 PM

    후후후~
    멋있는 어머님이십니다
    그런 표현을 쓰시다니요

    혜진님
    화해하십시요
    어머님이 먼저 손을 내미셨는데~

    정말 내년 장맛은 끝내줄것 같습니다
    혜지님 화이팅~!!!!!!!

  • 2. 왕시루
    '04.12.18 11:00 PM

    ㅋㅋㅋ
    김혜진님.. 정말 대단 하시어요..
    메주가 정말 예술이네요.. ^ ^

    혜진님은 82에 메주같으신 분이랍니다..
    이거이 칭찬입니도~~

  • 3. 꽃게
    '04.12.18 11:01 PM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대단하세요.~~~
    이걸로 엄니라아 화해하셨네요?

    어디서 지푸라기 쪼금 얻어다 깔아서 말리면 금상첨화일듯~~~
    거긴 지푸라기 구할 수 없나요??? 아쉬워서요...

  • 4. 김혜진(띠깜)
    '04.12.18 11:02 PM

    숨은꽃님~ 왕시루님~~ 두분 고수님 앞에서.....부끄럼심니데이~~^^
    더 욜씸히 해서 걍~ 메주다운 메주 되겠심니다.

  • 5. 달려라하니
    '04.12.18 11:02 PM

    아유~ 다정한 고부간으로 돌아 오셨네요. ㅊㅋㅊㅋ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대드니....^^

  • 6. 헤르미온느
    '04.12.18 11:06 PM

    오마낫...넘 예쁜 메주네요...색깔도 환상적이에요...
    된장도 다 만드시구...저도 나중에 꿈을 이루어서 단독주택에 살게되면, 메주 띄워먹고픈데, 부럽부럽^^?

  • 7. 김혜진(띠깜)
    '04.12.18 11:06 PM

    꽃게님! 안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다가 시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지푸라기
    없을까 하고 욜씸히 찾았는데......... 쬐금 건지긴 했고예, 잘 씻어서 말리고 있는
    중이지예. 오늘 만든 메주 겉이라도 좀 꾿으면 싸서 걸어 둘라고 맘 먹고 있심니다.

    안그래도 저녁에 엄니 등밀어 드림시롱(엄니 목간 시키 드렸거든예.^^) 아부쫌 떨었심니다.
    "아이고 엄니 등판은 판판한 아스팔튼데, 지 등판은 비온뒤 시골 길 이지예..." 캄시롱~~^^

    모두 감싸 드림니데이~~^^

  • 8. lyu
    '04.12.18 11:14 PM

    메주 빚었으믄 인자 잘 일이지 안즉 컴 앞이구만.
    참말로 힘도 좋데이 ~

    참 막상막하의 고부간이여~
    고부간 힘겨루기가 언제부텀 칼로 물베기가 되버렸다지?

  • 9. regina
    '04.12.18 11:15 PM

    ㅎㅎㅎ.. 시엄니 께서두., 대개 잼나게 말씀하시네염..ㅎㅎ

  • 10. 김혜진(띠깜)
    '04.12.18 11:18 PM

    맞아요~~ 폐인 이래 서성거리고 있지예. 머리도 말려야 하고.....^^(요건 핑게..)

    메주 찧고 만들었더니 왠 날개쭉지가 이렇게 아픈지...... 거기다 솥 들었다 내렸다.....
    아마 내일 팔을 깁스 해야할지 모른다는 불길함에.....이렇게 82에 촐싹 껌처럼 붙어
    있심니데이. 헤헤헤~~^^

  • 11. 왕시루
    '04.12.18 11:27 PM

    혜진님 깁스하면 제가 대신 짚묶어 메주 널어 드려야겠네요..

  • 12. 프림커피
    '04.12.18 11:31 PM

    어머님의 말솜씨가 대단하시네요,,,,
    넘 무리하지 마시고 낼은 폭 쉬세요~~~

  • 13. 김혜진(띠깜)
    '04.12.18 11:33 PM

    아따~~ 반가운 말씀을... 뱅기표는 직접 끊어서 타고 오시는 거 아시지예^^
    아이고 메주 날라오겠다...... 지 드감니데이~~^^=======333333

  • 14. 김혜경
    '04.12.18 11:45 PM

    하하..잘됐네요..남편분도 안계신데 고부간에 냉전중이라 제 맘도 영그랬는데...

    부디 메주 잘 뜨길...

  • 15. 지성조아
    '04.12.18 11:49 PM

    보구 있는사람.. 미소짓게하는 고부간이십니다.^___^

    아니..걍 콩이 있으면 뚝딱뚝딱 메주를 만드십니까? 글구 또 뚝딱뚝딱 간장도 만드시고 된장도 만드시는겁니까 그 먼 타국에서?....생각조차 못해보는 저는 뚝딱 나와 햇빛받는 동글동글한 메주가 마냥 신기할 뿐입니다.^^

  • 16. 미스테리
    '04.12.19 12:15 AM

    에효...고부간에 은근슬쩍 화해한것까진 좋은데 또 적금 들어야 겠구만요...
    적금 일년은 부아야 내년에 대박난 된장 얻으로 중국이라도 가지 않겠심껴...^^;
    울 남편 그만잡고 알랑방구(?)끼러 가야징...ㅎㅎ

  • 17. 민석마미
    '04.12.19 1:16 AM

    김ㅎㅖ진님 얼굴함보고싶슴더^^
    너무나 똑똑허고 야무진사람
    메주랑은 아무상관엄슴더^^

  • 18. 핑키
    '04.12.19 1:42 AM

    고부간에 은근 사이 좋은 팀에게는 돌 안던지나요?
    하긴 희귀한 케이스라 돌 대신 박수를 날려야겠죵? ㅎㅎ

  • 19. 똥그리
    '04.12.19 6:07 AM

    혜진님~ 시어머님께서 너무 멋지시네요~ ^^
    혜진님이 너무 잘하시니까 어머님도 좋으시겠어요~
    메주까지 만드시느라 힘드신데,,,
    그래도 마음은 너무너무 좋으셨을 것 같아요~ ^^
    아휴~~~ 제 맘까지 너무 훈훈해지네요~ ^^

  • 20. 깜찌기 펭
    '04.12.19 9:09 AM

    메주가 예쁜데요~ ㅎㅎㅎ

  • 21. 소머즈
    '04.12.19 9:13 AM

    ㅎㅎㅎ 푸짐한 메주,,,,
    만든이의 마음이 보입니다.

  • 22. 김혜진(띠깜)
    '04.12.19 9:15 AM

    팔이 얼얼한기...... 모두 잘 주무셨지예?? ^^
    헤헤헤~ 메주 덕분에 엄니랑 화해 확실히 하고, 여러분들께 따뜻한 위로와 과분한 칭찬까정
    듣고.... 아마 복댕이 메주 맞는 갑심니더...^^

    모두 감싸 드림니데이~~ 그라고 싸랑 함니데이~~^^

  • 23. cook엔조이♬
    '04.12.19 9:34 AM

    혜진님, 저렇게 이쁜 메주는 처음 보는데요?
    어머니도 혜진님처럼 재치있고 너그러우실거 같은데, ,,
    혜진님, 타국에 계시면서 장 까지 담그세요?
    너무 대단하세요.
    장 달일때 이웃에서 냄새난다 뭐라 안하나요?
    저희 고모는 예전에 된장찌개라도 끓이는 날에는 냄새난다고 말들이 많다고 그러던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요.
    암튼 부지런하시고, 야무지세요. 메주만들어 놓으신거 보니,
    제맘이 다 부자가 된 느낌이네요.
    맛있는 장 담그세요...^^

  • 24. 질그릇
    '04.12.19 10:18 AM

    코 끝이 찡해지네요...
    '메주'를 보며 감동 받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 25. cinema
    '04.12.19 12:54 PM

    5통이나 삶아서 집에서 메주를 만드시다니...넘 대단해 보이세요...
    이쁜 메주네요~^^

  • 26. khan
    '04.12.19 1:50 PM

    우쨌거나 외국에서 메주까지 대단합니다.
    근데 저 메주로 간장담글 항아리는 있는교? 걱정 됩니데이

  • 27. yozy
    '04.12.19 1:51 PM

    혜진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쁜 메주처럼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 28. 심플리
    '04.12.19 2:39 PM

    메주가 이뽀여^^
    고부간도 이뽀여^^

  • 29. 강아지똥
    '04.12.19 10:07 PM

    동글동글 아주 예쁘게 빚으셨어요...^^

  • 30. 미스테리
    '04.12.19 10:52 PM

    가만 메주를 보니 오른쪽 맨끝에 길따란 메주 저구먼유...^^;;;

  • 31. 현수
    '04.12.20 5:13 AM

    어?분명 어제 뭐라고 댓글올려놨는데...내 글이 어디로 도망갔나요?

    전 한번도 메주 안 뭉쳐봤는데...^^ (가만 왜 한번도 안해봤지?여테 애들 키우고..다독거리느랴???)

    아고 암튼 부지런도 하셔여~
    일년치 메주인가요? 우리집에세는 10년치 메주같은데....^^
    메주들의 얼굴에 스마일이 그려져있는 느낌은 드네요.

  • 32. beawoman
    '04.12.20 10:03 AM

    ㅎㅎㅎ 김혜진님 멋져요

  • 33. kidult
    '04.12.20 1:48 PM

    어마니나니나, 요딴 귀여븐 메주는 첨봐요.

  • 34. graffiti
    '04.12.20 3:54 PM

    시어머님 정말 멋지시네요~~~ 그렇게 마음 표현하시기 쪼매는 쑥스러우셨을틴디.. 정말 82쿡 올해의 명대사로 추천드리고 싶어요!!!!!

  • 35. 하루키
    '04.12.20 10:30 PM

    메주가 차암~ 예쁘네요. 김혜진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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