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밤부터 온다길래 우산없이 출근했는데 비가오더군요.
할 수 없이 쇼핑백을 우산삼아 머리만 가리고 집으로 왔어요. 부랴부랴
아이들 우산을 챙겨서 데리러 가야겠기에 더더욱 서둘렀지요.
비가 오면 전 항상 부침개가 땡깁니다.
어렸을때 뭐 지금도 친정은 가난(?)하지만 그때도 그랬으니까.
비가 오면 엄마는 호박, 부추, 풋고추 잘넣으면 바지락조개 정도 넣고 부침개를 부쳐주셨어요. 오늘 저는 건더기들을 많이 넣고 부쳤지만 그때는 그냥 무늬가 날정도로만 넣고 석유곤로에 프라이팬올리고 지져내면......비오는날 퍼지는 그 냄새는 침이 절로 흐르곤 했죠.
바로 부쳐진 부침개가 접시에 담아져 나오면 게눈감추듯이 먹어버렸어요. 엄마껀 남기지도 않구요. 엄마는 생각이 없다. 배부르다. 늘 그러셨으니까.
이제사 느끼는 거죠. 기름냄새에 질리거나. 아님 당신 입으로 들어가는게 너무 아까우셨거나. 그런거죠.
근데 저 참 이기적이예요. 마음은 다 알고 생각은 다 하는데 그걸 몸으로 옮기는 데는 왜이렇게 인색한지. 딸은 출가외인이라는 말이 헛말은 아닌가 봐요? 오늘밤은 엄마가 보고 싶어요.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를 맞고 퇴근
민무늬 |
조회수 : 1,868 |
추천수 : 2
작성일 : 2004-11-01 22: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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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지윤마미..
'04.11.1 10:42 PM정말 엄마가 보고 싶은 밤이네요....
비도 추적추적..2. 야난
'04.11.2 11:05 AM더 늦기전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하기전에...
오늘 전화 어떠세요? 엄마께...
당장 달려갈 수 있다면...가셔서, 엄마가 예전에 그랬듯이
부침개를 부쳐 드리면 엄마께서 얼마나 행복해 하실까?
아~참, 막걸리 한 병도 빼 먹지 마세요. *^.^*
민무늬님의 글을 읽고, 코끝이 찡~~
엄마께 전화해야 겠어요3. 나너하나
'04.11.2 11:56 AM전 양산쓰고 퇴근했는데..
집에가서 있는 반찬에 저녁을 먹었는데
요즘 스트레스받는일이 많아서 그런지 체했거든요..
정말 암도 없는 집에서 넘 서러웠어요..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었는데 큰일난줄알고 달려올까봐 그냥 전기담요덮고 잤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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