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얘기의 마지막 회입니다.
원래는 진작 쓰려던 것이었는데, 매실 씨앗의 독성 문제를 (전에는 정확히 모르던 것을) 알게 되어 미룬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매실즙은 매실을 짜서 만든 액을 말합니다.
행여 매실과 설탕을 섞은 후에 삼투압을 이용해 추출한 매실청과 혼동 없으시기 바랍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 쯤이면 경동시장에는 매실을 짜는 곳이 성업이었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매실을 분쇄기에 넣어 갈아서 압착기에 넣고 짜는 것입니다.
매실이 크는 동안은 농약을 안치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에,
매실 표면에 붙은 약간의 잔먼지는 매실의 약효에 비하면 문제삼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씨앗의 독성이 알려지면서 매실즙 짜는 곳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누가 매실을 사갖고 가서 씨를 뺀 후, 짜달라고 다시 가져오겠습니까?)
매실 10Kg을 짜면 2리터 정도 나옵니다. (음료수 패트병이 1.8리터)
따라서 100Kg (10Kg 상자 열개)을 짜면 한 말(20리터)들이 통이 찹니다.
(집에서 씨앗을 빼고 짠다면 그 과정에서 약간의 손실분이 생길겁니다.)
이 매실즙의 맛은 무척 시어서 쓴 맛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자판기 커피잔 하나 정도만 마시면, 십분도 안되서 피로가 싹 풀립니다.
제가 "매실의 진수"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자판기 커피잔 하나면 1Kg 정도를 짠 분량이네요.
매실즙은 짙은 녹색을 띄는데, 이것은 과육 성분이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놔두면 아래로 앙금이 가라앉습니다.
짜놓은 매실즙은 상온에 둬도 약간씩 발효가 될 뿐, 절대 썩지 않습니다.
여름이 지난 후 쯤이면 신 맛이 좀 더 강해진다고 할까요.
하지만 원래 매실즙이 신 탓에, 강해진 건지 어쩐지도 구분하지 못하겠더군요.
아무튼 매실 200Kg 짜놓고 보약 열첩 지어놓은 것보다 든든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이제 씨앗의 독성 문제를 알았으니, 씨를 빼고 즙을 짜야 할텐데 ....
아시다시피 씨 빼는 게 장난이 아니죠.
매실 사다가 씻어서 씨 뺀 후, 동네 탕제원에 가져가서 짜달라고 하면 되겠지만,
문제는 씨 빼는 일입니다.
식구들 약 준비하는 셈 치고 장만해두면 좋기야 좋겠지만,
괜히 준비하시는 분 병날까봐 권하기도 겁나는군요.
많은 양의 매실에서 효과적으로 씨앗을 뺄 수 있는 방법을 한번 궁리해 봐야겠습니다.
매실을 깔아놓고, 커다랗고 납작한 돌로 치면 좀 쉬울까요?
간편히 처리할 방법이 있으시거나, 식구들이 많아서 도란도란 모여 후다닥 처리할 수만 있다면,
장아찌, 매실청 다 재껴놓고 꼭 준비하라고 권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올해는 매실 이야기 여기서 접습니다.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매실(5) - 매실의 진수 매실즙
무우꽃 |
조회수 : 3,512 |
추천수 : 6
작성일 : 2004-06-05 14: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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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꽃게
'04.6.5 2:41 PMwww.skmaesil.co.kr/~skmaesil/Root/default.htm
에 보면 풋매실의 씨앗에 독소가 있고 망종이후에 수확하는 매실은 독소가 없다고 합니다.
매실농장마다 알려주는 정보가 달라서 어느 것을 취해야할지는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이곳의 정보에 의하면 이제부터 따는 매실은 무우꽃님식의 매실즙을 해도 무방할 듯해서요~~~~2. 무우꽃
'04.6.5 3:08 PM제가 알아봤는데 망종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더군요.
매실씨앗의 독소는 과실이 덜 익었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라고 합니다.
매실즙은 청매(즉 덜익은것)를 짜는 것이라, 씨앗을 빼고 짜기 전에는 독소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에 어떤 분이, 매실과 살구 어린것을 구분하는 방법을 물어오셨는데,
매실은 꼭지를 떼면 그 부분에 둥근 환 같은 모양이 보입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알을 하나 깨물어보시면 됩니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고 살구 어린것은 떫은 맛이 납니다.3. 이명숙
'04.6.6 11:33 AM저는 작녀에 매실즙을 담갔거든요.
3개월 후에 쪼글거리는 매실은 빼내어 과일주를 부어 지금까지
땅속 항아리에 잘 모셔놓고 있는데(3년 후에 개봉하려고)
매실씨에 독성이 많다면
저는 지금 독주를 숙성시키고 있는 건가요?
어쩌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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