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친구와의 소풍
그냥 기분 좋았으니 그냥 넘어가죠 뭐.
얼마전 어느 기사에선가 밭딸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걸 본 순간, 하우스 딸기들 냉동시켰던 것 다 먹었고, 밭딸기가 그래도 하우스 딸기 보다는 향이 좋았다는 기억에 강화 딸기밭을 가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런데 항상 토요일이면 대충 집에서 뭉개며 내 휴일에 동참(?)하던 남편이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다며 일찍 출근하더라구요.
해서,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친구들을 수배했죠. 딸기먹고 사러 가자고.
친구라고 해봐야, 맞벌이 생활 20년인데 몇명이나 있겠습니까
방송 성우하는 친구 겨우 꼬셔서 녹음 대충 제끼게 하고, 가기로 했지요.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생전 처음 친구와의 소풍 도시락을 싸 보았는데, 시간이 없어 할 수 있는게 만두밖에 없었어요. 그제 밤에 두시까지 빚어 냉동시켰던 것을요.
그런데말이죠. 기분이 묘하게 들뜨더라구요.
가족들과의 소풍이 아닌 나와 친구만을 위한 소풍.
아마 대부분의 주부들이 이런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도 한 번 키친토크에 내가 만든 음식한 번 올리며, 가끔은 이런 기분으로 정신적인 사치를 즐길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구요.
사진을 찍을 기회도 거의 없지만, 해보니까 어찌 그리들 음식 사진을 잘 찍어 먹음직스럽게 올리시는지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요
그런데 생각보다 딸기밭은 실망스러웠어요.
딸기도 좀 덜 익은 것 같고, 무엇보다 너무 지저분 하더라구요.
시골이어도 좀 깔끔하게 원두막처럼 해놓고 관리하면, 그런대로 정취도 있고 그럴텐데 너무 성의도 없고 값도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싸게 사려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2k에 만원이니까 코에 바람 넣어준거 아니면 한심한 짓 했다는 겁니다.
그리구요.
저는 만두할 때 직접 반죽하고 밀거든요.
반죽은 제빵기로 하구요, 요즘 전동 칼국수 기계가 나와 몇번 써 봤는데, 정말 괜챦아요.
반죽하고 미는 데 전혀 힘이 안들어요. 75,000원 주고 샀는데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있어요.
이번에는 속을 생각보다 적게 해서 많이 못 만들었는데, 이 정도 만들어 놓으면 만두 귀신 우리 식구들 한 한 달 정도는 수시로 먹어도 된답니다.
피크닉 도시락이 좀 빈약하긴 했지만 오늘 기분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만두를 사진처럼 락앤락에 종이 호일 사이에 놓고 두단으로 쌓는데요, 아무래도 밑에 것들이 좀 눌리더라구요.
혹시 좋은 저장방법 아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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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my60
'04.5.22 9:19 PM만두를 쟁반에 펼쳐서 살짝 얼려서 통에 넣습니다.
(만드는 중간중간 반복 합니다.)2. 강금희
'04.5.22 9:21 PM밑단을 얼린 다음 윗단 얹으면 되지 않을까요?
3. 일복 많은 마님
'04.5.22 9:30 PM밑단 얼리고, 종이 깔고, 윗단 얼리고....
좀 귀챦긴 해도 그방법 밖에 없겠네요.
혹시 락앤락에서 선반형 채반 형태로 나오는 것도 있나요?
보신 분 계시는지요4. 치즈
'04.5.22 10:06 PMmomy60님 처럼 만들면서 쟁반에 한판 깔리면 얼리고
다음판 만드는 동안 좀 얼면 통에 넣고 그렇게 하는게 젤 낫더라구요^^5. 커피앤드
'04.5.22 11:52 PM마님, 전 왠일인지 정성스런 만두보다 퀼트소품들이 더 눈에 들어오네요. 이래저래 재주가 많으세요^^
6. 로로빈
'04.5.23 12:21 AM우리엄마도 한 번 하시면 500개씩 빚으시는데요.. 만두피는 일일이 하나씩 방망이로
미시죠.. 거의 만두공인의 수준... 개성분이세요. 개성사람의 만두 자부심도 정말
대단하죠. 도대체 남이 만든 만두 맛있다 한 걸 못 봤다니까요? 오직 통과되는 사람들은,
엄마의 자매들, 곧 이모들의 만두죠. 한 마디로 외할머니 만두맛이 아닌 건 만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죠.
근데도, 저번에 동생이 "엄마, 정말 엄마 만두 만한 만두 없어. 이모들하고 이참에 만두집
하나 내지 그래.. 노후에도 심심하지 않고... 홍보는 내가 맡을께." 했다가 얼마나
엄마가 서운해 하셨는지.... 동생은 만두 맛있다는 칭찬을 하다가 좀 앞서가서 말한 것
뿐인데 (진짜 심심한 줄 알고. 음식장사 어려운 걸 모르는 탓이겠죠.), 엄마는
아버지가 은퇴하셨다고 (몇 달 되셨을 때였죠.) 이제 늙은 에미 길바닥에서 장사하라
그런다고, 손 안벌리고 죽을 때까지 살 텐데 왜 그러냐고 엄청 서운해하셨어요...
아마 동생한테도 나중에 그 얘기 하신 것 같아요. 그 때 사실 기분 나빴다고... 다시는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요..
만두, 하면 그 때 생각이 떠오르네요... 아버지 은퇴하고 나시니까 사소한 것도
농담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으시나봐요.7. La Cucina
'04.5.23 1:25 AM - 삭제된댓글일복 많은 마님,
남편께선 좀 어떠신지요...
친구분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신 것 같아요 ^^
저도 얼마 전에 찹쌀가루 넣고 반죽한 만두피로 군만두 해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로로빈님, 이북 출신이신 분들이 만두 정말 맛있게 하시는 듯 해요. 저희 친가가 개성 출신이세요. 저희 시댁 부모님들도 이북분이시고요. 저희 아빠나 남편은 어렸을 때 먹은 만두가 맛있다고 만두만 보이면 그래요 ^^8. 미스테리
'04.5.23 2:02 AM울 엄니도 평양분이세요...^^
어릴때 손바닥이 간지러울 정도로 만두피 밀어서 지금은 절대 반죽 안하고 걍 만두피 사먹는 미스테리...꾸우벅~~~^^;;;9. 이론의 여왕
'04.5.23 3:04 AM우리 외가도 평양... 외할머니는 거의 '만두기계' 수준입니다.
8학년 4반이신데도, 여지껏 만두피 손으로 반죽하고 밀어서, 네모지게 보자기 모양으로 바리바리 빚어서
냉동실에 쟁여놨다가 한보따리씩 주십니다. 만두속도 어찌나 꽁꽁 짜시는지... 에너자이저죠.^^
외할머니표 만두 먹을 때마다, 할머니 건강이 아직 좋으신 거 같아 안심이 된답니다.
근데 밭딸기가... 밭에서 파는 건데도 2kg에 만원이나 해요???? 생각보다 비싸네요.10. 밴댕이
'04.5.23 4:31 AM만두 예쁘게도 빚으셨네요. 바구니(주머니?)도 직접 만드신거죠?
솜씨가 이리 좋으시니 당근 일복이 많아지시는게 아닌지...
어릴적 암껏도 안하고 못하는 절보고 엄마가 한심해 하실적마다
엄마처럼 일잘해봤자 일복만 많아서 못써...이러믄서 반항하던 생각이 나는군요...- -
친구분이랑 소풍 정말 좋으셨겠어요.11. 일복 많은 마님
'04.5.23 1:02 PM라쿠치나님. 남편까지 기억해 주시고. 감사...
항암제 맞으면요, 한 일주일 죽음이었다가 그 다음은 그냥 일상생활 해요.
컨디션이 병 없기 전보다야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한한 하던 일 할 수 있도록 일을 조절해서라도 하는게 좋다고 다들 그러고, 본인이나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일은 계속하고 있지요.
일이란게 아무리 조절한다고 해도 때로는 예기치 않게 과로하는 경우가 생겨서 가끔 걱정스럽지만 어쩌겠습니까.
다행히 본인이 이제는 젊었을 때나 병걸리기 전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조심하고 삽니다(처음에는 이 부분을 안 받아들이려고 하고, 전혀 조심안해서 제가 속이 많이 탔지요.)
그리고 다들 눈치채셨구만요.
저희 친정이 황해도랍니다.
거의 만두 속에서 자랐고, 아직도 친정어머니 만두맛은 못 따라 가는 것 같지만, 이제는 연로하셔서 만두 한 번 만드시면 몸져 누우시기에 노하우도 전수받을 겸 직접 하기 시작한 지 한 이년 되었습니다.
만두피 밀어 만드는 거 정말 힘들어요.
친정에서는 수동식 칼국수 기계로 했는데, 그것도 얼마나 힘들다구요.
전동기계 쓰니까 정말 좋았어요.
반죽하는 제빵기에, 미니짤순이, 전동 국수기계까지가 만두용 도구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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