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소박한 밥상
충청도에서 자라 서울서 10년넘게 생활하는 저로선 시집가고서 처음 겪는 시댁의 음식은 놀라웠지요.
저희 내려가면 어머니가 신경 무지 쓰셔서 차려주신 음식은
굴된장국,생선구이,꼬막데친것,조개들어간 나물,낙지데친것 등이었어요.
충청북도(유알하게 바다에 면하지않았음) 출신인 저로서는 정말 젓가락 갈데가 없었어요.
시어머니 음식솜씨가 깔끔하신 편은 못되고 살림이 좀 위생적이지 못한것도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정말 며느리로서 맛있게 먹고싶지만 항상 밥이랑 된장국 조금만 떠먹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올해에는 어머니가 밥못먹는 며느리를 위해 시장서 비엔나 소세지랑 오징어포를 사오셨더군요.
그걸 제가 팬에 간단히 볶아서 먹으니 그래도 밥이 먹을만 하더군요.
근데 옆에서 어머니는 배추된장국에 된장무쳐 삶은 배추에 꼬막에 밥을 아주 맛있게 드시더군요.
순간 저는 내가 입맛이 이렇게 인공적으로 길들여졌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어요.
그뒤로 시부모님의 밥상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시부모님은 농사지으시며 나오는 그때 그때의 농산물로 먹거리를 마련하시지요.
요즘은 꼬막이랑 호박삶은것, 고구마등을 간식으로 드시더군요.
그것도 그냥 삶거나 데치거나 양념은 소금간정도로 하여서요.
저는 호박삶은것 밍밍해서 별로인데 어머니는 달고 맛있다 하시네요.
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못느끼는거지요.
새우하나가지고 튀겨서 각종 양념넣어 볶아먹는 저인데요...
이번에 올라오면서 배추며 호박이며를 갖고 올라왔는데 한동안 식탁이 복고풍으로 돌아갈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1. 짱구유시
'04.1.24 9:55 AM행복하시겠어요..
시어머니께서 그렇게나 신경을 써주시고..
어른들께서는 맛있게 드시는걸 젊은 우리들은 못먹는게 좀 있죠..
생선을 손질할때 배를 가르고 내장 꺼내잖아요.. 그걸 구워서 먹을때 저는 살만 발라먹고
어머니는 내장 꺼낸 그 부분이 정말 맛있는 부분이라며 드시거든요.. 이상하죠
맛이 없을것 같은데..
소박한 밥상님은 아마 애가 없을것 같네요.. 애가 생기면 아무리 좋아하던 소세지와 햄도
아이 때문에 밥상위에 올릴수 없어요.. 되도록이면 몸에 좋은 채소,야채를 올리게 되죠.2. 치즈
'04.1.24 11:49 AM어머님 마음이 느껴져요.
며느리를 위해서 소세지를 사오신 마음이요.
좋으신 분이실거 같아요.
요즘 저도 소박하며 건강한 밥상을 위해 어찌 먹어야 하나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많은 양념 안하면서 건강한 맛을 낼 수 있으면 정말 고수반열에 오른거 아니겠어요?
어머님의 밥상...따라 하고 싶네요.3. .....
'04.1.24 11:52 AM어머..며느리를 위해..비엔나 쏘세지를 사오셨다구요..
정말..다정하신..어머니세요..
다른 시어머님들도 다 그러실거 같지요..그거..아니거든요..감사하셔야해요...4. 로로빈
'04.1.24 11:56 AM저희 아버지 본가가 충주이시기 때문에 충북 입맛은 제가 잘 알죠.
해산물, 정말 정말 다들 싫어하시죠.
오직 먹는 해산물은 말려 먹는 굴비나 자반 고등어 정도일까?
(예전에도 말린 건 충북에도 들어갔을테니까)
고기도 충분하지 않았겠죠, 예전에는...
그러니까 맨날, 호박, 가지, 늙은 호박, 김치, 산나물과 말린 묵나물...들로 상이 가득하죠.
저도 충북 피가 반이 섞여 그런지 (반은 개성이에요.) 해산물은 별로 안 땡겨요.
특히 생선 들어간 국은 절대 못 먹죠.
상에 해물 반찬이 한 개 정도 있으면 좋은데 전부 다 해물이라면 저라도 못 먹을 것 같아요.
제가 제주도 가면 애 먹는다는 것 아닙니까?
갈치국도 못 먹겠고, 자리물회도 못 먹겠고, 해물 된장도 전 별로고...
그저 전복죽 (캡이죠!)과 갈치구이로 매끼를 먹자니 딴 사람들이 절 너무
불쌍히 보더라구요.
전 아직도 랍스터보다는 꽃등심이 더 좋아요.5. snoozer
'04.1.24 12:27 PM충청도는 해물보다 소고기가 제일이죠.
근데 갈치로도 국을 끓이나요???
굴떡국보다 더하네요. 그건.6. 화이트초코렛모카
'04.1.24 12:35 PM전 커피를 무지 좋아하는데, 커피 전혀 안드시는 우리 시어머니께서 어느날 커피를 사놓으셨더라구요. 맥심 모카 커피 골드로다가요
그때 첨 시어머니가 무지 막 조아졌더랬어요7. 김혜경
'04.1.24 1:37 PM바닷가에 가까운 지방에는 해물로 하는 음식들이 많죠. 저희도 굴떡국 끓여요. 안먹는 아이들이 있어서 꼭 떡국을 2가지로 끓여서 약간 귀찮기는 하죠.
8. 꽃게
'04.1.24 4:05 PM그것 소박한 밥상 아니예요. 비싼 밥상...ㅎㅎㅎ
먹고 싶어요. 참 맛있을텐데...
그리고 모두 해남 근처 바닷가에서 나온 것들일텐데...침이 마구 고여요.
특히 꼬막, 조개넣고 볶은 나물~~~9. 솜사탕
'04.1.24 7:25 PM어머님이 참 자상하시네요. 입맛이라는것이.. 또 먹다보면 익숙해 지는것 같아요.
제 얘기 하나 할께요.
제가 남들보다 짜게 먹는건 원래도 아니였지만..
여기와서 2번째 학기에 친구집에 갔는데.. 친구가 밥때가 되었는데도 밥을 안주는 거에요. 프로젝트 같이 하느라 밤이 깊어가는데도.. 저녁을 안줘서.. 그냥 속으로만 투덜대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자기도 배가 고팠는지.. 먹겠냐고 하더라구요. 자기 엄마 음식이 별로 맛이 없다고..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요..
내려가서 먹는데.. 으~~~~~~ 소금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는 음식들 이였어요. ㅠ,ㅠ
정말.. 무슨맛인지.. 그래도, 친구도, 친구 엄마도 미안해 할까봐 맛있다고 하면서
싹싹 먹었어요. 스프로는 콩종류 스프를 주셨는데.. 제가 또 콩을 싫어하거든요. ㅠ.ㅠ
그런데도 그냥 먹었죠. 맛이 어떠냐고 하시길래.. 맛있다고 하면서요.
(라이어 솜사탕 -,.- )
아~~ 한학기 동안... 프로젝트 다 끝날때까지.. 그 집에 가면 항상 콩 스프가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줌마 음식을 맛있게 먹어준 사람이 지금껏 없었나 봐요.
저를 일주일 내내 눈빠지게 기다리시다 소금없는 음식들로 차려주시더라구요.
그런데, 첨에 그렇게 목구멍에 넘기기도 힘들던것이.. 차츰 맛있다고도 느껴지면서..
재료 자체의 참맛을 그때 깨닫게 되었어요. 저에겐 참 소중했던 경험이였죠.
저뿐만 아니라, 아줌마를 보면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것이 만드는 사람의
사기를 얼마나 높이는지 알게 되었어요. 쿠킹이라고는 정말 싫어한다고 하시던 분이..
점점 시도를 하고, 기뻐하시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음식맛도 점점 좋아지고요.
비록 소금은 안쓰시지만.. 그 이후로는 나름대로 다른 향신료도 조금씩 쓰시면서...
ㅎㅎ snoozer님도 차차 적응하시게 될꺼에요. 그리고 정말 음식 하나하나 자체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시게 될꺼에요.10. snoozer
'04.1.24 9:05 PM크크... 맞아요. 적응되가고 있어요.
소고기 진한 국물맛만을 먹어서 다른건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제가 이제는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알게되가더군요.(원랜 남편이 날 따라와야하는데 거꾸로가 되었어요.)
입맛은 정말 길들여지는것 같아요.
아이키우는 집들은 어렸을때 아이들 입맛길들이기가 정말 중요한것 같애요.
안그럼 나중에 한식탁 두음식에... 부모자식간 사이도 멀어져갈수 있죠.11. juju386
'04.1.24 9:58 PM제가 지향하는 식단도 소박한 밥상입니다..
전 요리하면서 제일 맞다고 생각되는 진리가 '시장이 반찬이다' 거든요.
영양학적으로 뒤질지 모르지만, 반찬 몇가지에 국, 이게 저희집 식단 전부입니다.
그렇지만, 웬만하면, 그때 그때 바로 해서 먹고, 좋은 재료로 해서 먹자 주의입니다.
남편이 밑반찬을 싫어하는 이유와 제가 냉장고에 뭘 채워두는 성격이 못되어서, 저희집은
이렇게 하는 것이 가능해 진거 같아요.
암튼,,스누저 님의 글을 참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12. 김희경
'04.1.27 2:10 PM시장이 반찬이다...제가 제일 많이 쓰는 말인데..저희부부는 같이 일하기 때문에...퇴근을 늦게해요 그래서 저녁은 항상 대충이죠..대신에 아침은 조금 신경쓰죠..
그제 저녁은 낙지대신 쭈꾸미로 볶음해서..밥하고 동치미하고..이쁜컵에 담긴 물만으로..저녁먹고.. 어제는 새송이 버섯에 참기름하고 꽃소금넣고 달달볶아..야채쌈하고 배추쌈하고..볶음고추장 만들어놓은것에 콩나물국하고만 저녁 먹었는데...ㅎㅎㅎ
snoozer 님 시어머님 마음이 너무 이쁘시다...우리엄마도 그리 해 주시는데..우리신랑...비린거 잘 못먹거든요..처음 인사 갔는데..다행이 여름이라..고추하고 오이..고추장 찍어서..밥 두그릇 비웠잖아요...반찬.. 젓갈 많이들어가서 싫고..바지락 넣고..끓인 미역국 싫다고 안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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