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하루 중 이 시각이 젤 좋습니다.
가로등 불빛이 8시 2분에 들어온지가 엊그제인데 지금은 7시 46분쯤 들어옵니다.
위치와 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다니는 길은 그렇습니다.
이 책을 끝내고 한참 그냥 뒀습니다.
멍해서^^
내용이 방대한 것도 있고, 이해를 다 못 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인간을 관념으로 보고, 심리학은 인간을 과학으로 봅니다.
저는 학부 철학을 공부했고 대학원 사회철학으로 다니다 때려치우고,
몇 년전 대학원 심리학 전공으로 알아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커리큘럼 절반이 영문판이라 ㅎ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겁니다.
교수들이 나보다 젊을 것이고 입학시험을 통과할 확률도 아주 낮았고
돈도 시간도 없었습니다.^^
혼자 심리학 개론부터 나름 커리큘럼을 짜 공부한다고 나부댔지만
한계가 금방 왔습니다.
그 끝물에 이 책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펼쳐보니 연필로 어지간히 줄을 긋었습니다.
제 식으로 정리하여 말씀을 못 드려 몇 줄 소개 합니다.
== 진화심리학적 관점입니다. 관심있는 분들만.
이 책에서는 "자연선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뇌모듈들은 최초에 주어진 세포조직의 종류, 뇌 속의 위치, 그리고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들어온
촉발 패턴을 조합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누가 살고 누가 죽는가를 결정하는 우연한 사고의 통계적 발생, 모든 생명을 쓸어버리는 환경재앙,
그리고 선택에 의한 변화로부터 불가피하게 생기는 부작용 때문에 변화를 겪는다.
과학의 시대에 '이해한다'는 것은, 행동을 설명할 때 그 행동을 (1) 유전자 (2) 뇌의 구조 (3)뇌의 생화학적 상태
(4) 개인의 양육 환경 (5) 사회가 개인을 다루는 방식 (6) 그 개인에게 영향을 준 자극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사고는 조합적(단순한 부분들이 결합한다) 재귀적이기(부분이 부분 안에 포개진다)때문에,
우리는 무한한 마음의 도구를 가지고 엄청나게 광대한 지식을 탐구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심리 치료의 목표는 '히스테리성 불행을 평범한 불행으로 변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순응하는 기준선은 불행이 아니라 만족이다.
산업 국가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약간에 불과하다.
부와 만족의 상관성은 실재하지만 낮다.
부유함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음 작동의 방식에 대해, 의식의 계산주의 측면(어떤 정보가 어느 과정에 이용되는가), 신경학적 측면(뇌 속의 무엇이 의식과 상관성이 있는가), 진화론적 측면(언제, 그리고 왜 신경 계산주의 측면이 출현했는가)은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마음의 힘은 구문론적. 구성적 . 조합적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 방대한 책의 맨 마지막 줄의 이야기가,
'오랜 세월 불가사의 앞에서 느끼는 인간의 좌절감은
인간의 마음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들,
즉 단어와 문장, 이론과 방정식, 시와 선율, 농담과 이야기 세계를 열었던
조합적 마음을 얻기 위해 지불한 비용일 것이다.'
--------- 이 이야기인즉 지금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단순하게 보이지만
자연적으로 선택된 나의 몸, 생각, 사회문화적으로 익혀온 행동방식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개인의
욕망이 선택한 이후 지금의 나는?
이게 저의 질문이였습니다.
각설하고
최근 먹은 것^^
초계탕 비슷한 중화식 냉면과 메밀국수
방아잎 잔뜩 넣은 순대국밥입니다.
저는 집에서 거의 음식 안 합니다. 올해 들어 유독 더 해지네요.
토스트와 커피로 한 끼 떼우고 나머지는 밖에서 해결하든가 밥과 동네반찬집 깻잎김치,
오이지, 양념콩잎으로 정말 간단하게 먹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 적게 먹어도 됩니다. ㅎㅎ
문화생활로 넘어가면,
모가디슈 봤습니다. 그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북한대사관 식구들이 밖에서 기다릴 때 아치형 담벼락 사이에 보여진 허준호 대사
표정입니다. 아, 저 사람한데서 어떻게 저런 얼굴이 나오지?
재밋게 봤습니다.
류승완 감독 영화 스피드감이 모가디슈에서는 조금 늘어지지 않나 뭐 그게 불만이라면^^
집에 와서 블랙호크 다운 한번 더 봤습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다큐가 다양하고 재밋습니다.
시리즈물도 찾아보는 재미도 있구요.
어제까지 본 것은 크리미널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입니다.
똑같은 공간과 형식에 내용과 인물이 다른 게 배치한 점이 인상적이였고,
나라마다 접근법이 미묘하게 달라 그것도 재밋게 봤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밥집에 오는 대장이 입니다.
숫놈이고 정말 말이 없습니다. 아주 가끔 목소리를 들려주고
과묵한 고양이입니다. 가까이 안 옵니다. 멀리서만 저를 저렇게 봅니다.
최근 덩치가 아주 큰 녀석이 나타나 대장이가 밀려났습니다.
서운합니다. 덩치 큰 녀석은 얼굴은 순하게 생겼는데 저 세계도 덩치가 먹어주나 봅니다.
똘이는 아주 아가라 저들 틈에 게릴라같이 나타나 특별식 얼른 먹고 사라집니다.
너희들의 질서에 내가 우째 끼어들겠노하면서 오는대로 가는대로
밥과 물 잘 챙기고 있습니다. 한 달에 15키로 정도 먹는 걸 보아
꽤 많이들 새벽에 오고가고 하나 봅니다.
울집 대학생, 입맛이 까탈까탈
저랑 맨날 싸웁니다. 똑같은 것(토핑) 두 번이상 안 먹습니다.
내츄럴발란스 그 비싼 간식도 종류별로 사두고 주고 있으나
그것조차 까탈부립니다. 지금도 냉전중입니다.
족발 위에 양파로 가렸으니 긴가민가 하면서 저러고 앉아 있는 겁니다. ㅎ
저렇고 있을 때 한 뇬은 또 이렇게^^
뭔가 할 말이 많았는데 생각의 리듬을 까먹은 것같습니다.
저는 머리를 많이 쓰는 편인데도 최근 들어 단기 기억이 자꾸 흐려집니다.
어제 자기 전에 뭘 봤더라?
영화를 보면서 제목을 기억 못하는 상황도 가끔 생겨 정신을 바짝 차립니다.^^
요즘 제일 열심히 노는 것은 동네골프연습장입니다.
정말 사람들이 없는 연습장이라 거의 혼자 1시간 정도,
매일 갑니다.
어제는 혼자 스크린 9홀 거의 10년 만에 치면서 좌절하고^^
오늘 다시 드라이버 스윙 교정해볼 요량입니다.
제가 예전에 4년 정도 레슨(프로만 열명 정도^^)을 받았어요.
필드 한번 나갔다 오면 또 레슨받으면서 고치고
그러다보니 남의 스윙을 잘 보는 편입니다.
오지랖이 넘쳐 넘의 스윙보고 또 아주 친절하게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면서
동네주민들과 인사를 트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역시나 좋아하는 걸 하면 절대 안 빼먹고 즐겁게 매일 가나 봅니다.
일하는 것빼고 매일 뭘 해본 적이 최근에 별로 없었습니다. ㅎ
부산에 코로나 환자가 오늘도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인구 10만이 안되는 곳이라 하루 몇 명 정도라
열명만 넘으면 지역커뮤니티가 흥분합니다.
모두들 무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