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식구님들, 주말은 즐겁게 보내셨어요? ^^
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이 많아서,
'주말에는 신나게 놀고 먹고 마시고 해야지' 하는 마음을 항상 먹는데...
늘 마음뿐이고 어영부영하다가 이렇게 주말밤을 맞이한답니다.ㅎㅎㅎ
더위가 가시고나서, 솔이네는 뭘 먹고 어찌 살았는지 풀어 놓아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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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년 동안에 '간헐적 단식'이라는 다이어트를 했었는데 효과가 좀 있었어요.
그런데 살짝 긴장을 풀어놓다보니 다시 몸무게가 조금 올라온 거에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점심 도시락을 싸서 출근을 한답니다.
한끼 식사만 제대로 먹으니까 좀 넉넉히 싸도 되겠지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싸다보니
어맛, 이게 다이어트 도시락이 맞나...하는 의구심이 드네요.
사진으로 보시니까 그렇죠, 사실 저 도시락통들 크지 않아여~~~ 정말이에여~~^^
도시락 싸기에 재미를 붙여서, 채소도 총천연색으로 싸고
호박고구마랑 사차인치도 싸고
귀리밥에다 마약계란 간장물에 조린 닭다리도 쌌어요.
이 날은 천도복숭아랑 포도, 사차인치를 간식으로 싸고
닭다리 두 개와 토마토소스에 졸인 미니 함박이랑 오이지무침을 쌌네요.
이것이 정녕 다이어트 도시락이 맞는가... 하면서요. ^^
이 날은 밑반찬을 좀 만들었던 날인가봐요.
두부콩나물찜이랑 계란말이, 가지볶음이랑 도토리묵 등을 쌌네요.
이 날은 고기가 너무 땡겨서 훈제 삼겹살이랑 들기름에 구운 버섯,
깻잎찜에 브로컬리, 오징어채 등을 쌌어요.
다이어트 도시락... 맞습니다...효과는 말씀 못드려요.ㅠㅠ
요즘 마약계란을 만들어서 선물도 하고 반찬으로 먹기도 하다보니
간장이 많이 남더라구요. 그 간장에 참기름 조금, 다진마늘, 다진생강, 후추가루를
넣어서 닭다리를 재놓았다가 청양고추를 썰어넣고 후라이팬에 졸였더니
BHC치킨에서 파는 맛초킹 비슷한 맛이 나서 맛있었어요.
어느 월요일이었던가, 스팸과 치즈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먹고싶다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고 누룽지도 눌려 놓았어요.
주의를 주지 않으면 큰 녀석이 닭다리 열다섯개를 혼자서 꿀꺽 할 수 있으니 ^^
경고문(?)도 붙여놓고 마음 편히 출근을 했답니다.
도시락이 싸기 귀찮을 때는 오이냉국에 돈까스 카레도 해먹고,
친정엄마가 며칠을 앓으셨을 때는 엄마네 반찬 좀 해다드리려고
반찬을 대량생산 하기도 했답니다. 엄마네 반찬, 솔이네 반찬을 펼쳐놓고 보니
푸짐하네요. 입맛이 없었는데 짜장에 밥을 비벼먹으니 맛있었다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몇 시간동안 반찬을 여러 종류 만들다보니, 반찬가게가 따로 있나 이게 반찬가게지
하면서 혼자 피식 웃었네요. ㅎㅎㅎ
짜장을 볶은 날에는 삼시세끼 짜장밥을 먹었어요.
오랜만에 만들어서인지 식구들이 불만없이 열심히 먹더라구요.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만드는 법을 좀 알려드리자면...
1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춘장을 볶습니다.
2 돼지고기는 살코기로 준비해서 다진마늘과 소금, 후추로 밑간
3 양파, 양배추, 호박, 버섯을 깍둑썰기로 썰어 놓습니다.
4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파를 넉넉히 넣고 볶아줍니다. (파향이 나도록)
5 밑간해둔 돼지고기를 넣어서 볶다가 거의 다 볶아지면 채소를 넣어 볶습니다.
6 볶아놓은 춘장을 함께 볶고 물엿과 굴소스를 넣어줍니다.
7 물을 조금 넣고 5분쯤 끓이다가 전분푼 물을 휘휘 둘러가며 넣어주면 끝.
주말에는 계떡순(계란, 떡볶이, 순대)을 만들어서
친정에 한 접시 가져다 드리고, 우리는 두 접시 먹었습니다.
순대는 식자재 매장에서 4600원을 주고 샀는데 물에 소금 약간 넣고
삶으니 쫄깃쫄깃한 게 맛있더라구요.
마포 사무실로 회의를 하러 가던 날. 오랜만에 선생님께 드릴 반찬을 몇 가지 만들었어요.
바쁘신 선생님께서 햇반만 데워서 반찬이랑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보았답니다.
일요일 점심 밥상이에요. 냉장고에 밑반찬이 거의 떨어졌길래
남은 반찬 다 털어먹고 새로 밑반찬을 만들려고 가족들한테 무슨 반찬이 먹고 싶냐고 물어봤어요.
큰아이는 연근조림, 작은아이는 장조림이 좋다고 해서 만들어주마 했어요.
사실 메뉴를 물어봐놓고 제 마음대로 만들 때가 많지만요. ㅎㅎㅎ
일주일에 한두번, 마음 먹고 반찬을 만들 때는 이렇게 가스렌지가 총동원된답니다.
한쪽에는 소고기가 끓고 있고, 한쪽에는 연근이 졸여지고, 한쪽에는 김치가 볶아지는...
아~ 정신없고 바쁘고 힘도 들고 그렇긴 한데,
식구들이 잘 먹어주면 힘든 것이 싹 사라지..........는 건 아닌데
그래도 보람은 느낍니다. ^^
저희 집에 소대창과 선지와 소고기를 듬뿍 넣은 해장국이 도착했어요.
이건 과연 누구의 솜씨일까요? 저는 이런 음식은 해볼 엄두도 안 나는데...
오늘 오후에 저희 부녀회장님께서 큰~~솥단지에 하나가득 가져다 주신거에요.
회장님께서 수술하셨을 때 제가 전복죽을 끓여다 드렸었는데
그게 고마우셔서 자꾸 이렇게 막 맛난 걸 주셔요.
회장님 덕분에 우리 가족과 친정까지 며칠동안 맛있게 잘 먹겠어요.
실은 제가 이번 주말동안 내내 뿔이 나있었어요. 이유는...
불현듯! 식구 중에서 나만 죽어라 집안일을 하는 것 같아서요.
집안의 유일한 여자인 엄마를 위해주지는 못할 망정 부려먹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세 남자에게 퍼부었어요.
남편한테는 "나도 이제 주말마다 놀러 나갈꺼야. 내가 해야 할 집안일이 너무 많아!"
첫째한테는 "어떻게 남자들이 바닥에 뭔가 떨어져있어도 주울 생각을 안하냐, 다 엄마손이 가야해!"
둘째한테는 "엄마 이제 갱년기거든. 너도 우리 가족의 일원이면 집을 위해서 뭘해야할지 생각좀 해!"
그러고나서 잔뜩 화가난 듯이 인상을 쓰고 침대에 누워있으니까
첫째는 슬쩍 침대에 와서 곁에 누우며 미안하다고 하고
둘째는 "알겠어요..." 라며 지 방을 치우고
남편은 슬그머니 청소기를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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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또다시 새로운 한 주, 월요일이 시작되잖아요.
제가 출근했을 때 아이들은 혼자서 저녁밥을 챙겨먹어야하는데
그러려면 꺼내 먹을 반찬이 있어야 하니까
화난 거 풀고 스르르 일어나서 반찬을 몇가지 만들었답니다.
사는 게 별 거 있나요.
즐거웠다가 토라졌다가 기분 좋아졌다가 짜증나다가 그렇네요.
아, 이렇게 쓰다보니 저 갱년기 맞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82님들,
좋은 꿈 꾸세요.
저도 내일을 위해 자러 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