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도 당연히 있습지요.
제가 선정한 몇 가지 음식이 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검증된 것들이지만
혹시 모르시는 단 한분을 위하여...
그리고 이 보석 같은 것들이 묻히게 될까봐 하나씩 들쑤셔 봅니다.
제가 선정한 오마주 요리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쉽고 간단할 것.
둘째,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이며 그 종류도 간단할 것.
셋째, 무조건 맛있을 것.
일단, 자주 해먹기 위해서는 쉽고 간단한 게 장땡이겠죠?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번거로우면 잘 하지 않게 되잖아요.
그리고 이단, 들어가는 재료가 심플해지면 식자재비가 절감되기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넣는 것보다 간단한 재료로 맛내는 게 진짜라는 거 아시죠?
삼단은...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누가 뭐래도 당연히 맛있어야죠.
더 적확하게 표현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쉽고 간단하고, 들어가는 재료가 적어도... 라는 조건을 포함한 결과여야 한다는 것.
이럴 경우에는 ‘무엇’이 들어갔느냐 보다 ‘어떻게’ 조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게 진짜 실력 아니겠어요?
이런 실력을 아낌없이 무상 제공해주신 오마주 선정 요리 첫 번째 스승이신,
jasmine님께 사랑과 (정열은... 아무래도 빼는 게 좋겠죠?) 흠흠, 그럼 정열 빼고 존경 추가!!!
소고기 무국 레시피 나갑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고기무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고기 밑간을 한다.
2. 자른 무와 소고기를 넣고 볶는다.
3. 어느 정도 볶아지면 물을 넣고 끓인다.
신혼 초에는 저도 이 방법으로 자주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더군요.
한 가지는 불필요하게 기름이 들어간다는 것. 그렇다고 기름 없이 볶을 수도 없잖아요.
다른 한 가지는 불 앞에 계속 서 있어야 한다는 것. 볶아야 하는데 별 수 있습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볶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물 붓고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것.
그러던 중에 jasmine님이 올리신 걸 보고 이거다 싶었지요.
해보니 역쉬.... 예스, 쉪!!! 소리가 절로 나오더만요.
겨울 초입에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
겨울무가 끝나는 봄에 올리게 되어서 좀 송구스럽네요.
그래도 오늘 미친 봄눈이 내리니까 (3월 말에 웬 함박눈?)
그럭저럭 날씨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잘 기억했다가 끓여 드시길 바라면서...
간만에 냉동실에서 식량 탐사 좀 했더니 시간이 좀 된 듯한 소고기 두 덩이가 나오더군요.
야무지게 먹어주기로 했습니다.

먼저, 소고기를 넣고 삶습니다.
이게 또 좋은 게 냉동된 상태로 바로 넣어도 괜찮다는 겁니다.
핏물 안 빼냐고요?
끓이고 올라오는 거품을 걷어내면 됩니다.
이번 요리는 ‘쉽고 간단하게’가 테마이기 때문에 최대한 심플하게 갑니다.
아, 그리고 물이 끓어야 고기를 넣는 분도 계시겠죠?
제가 듣기에 물이 끓기 전에 고기를 넣으면 국물이 맛있어지고,
물이 끓고 난 뒤에 고기를 넣으면 고기가 맛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육즙의 차이 때문이겠지요?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어떻게 끓여도 결국 둘 중에 하나는 맛있다는 얘기 아냐? 라고
제멋대로 so coooool 하게 생각해 버렸습니다.

끓이는 동안 다진 마늘을 준비해주세요.
저는 다진 마늘을 사용했습니다.
마늘을 다져서 넣으면 국물이 깔끔하다는 말도 있기는 한데,
사실 저는 찧은 마늘이 없어서...^^;
모두들 형편껏,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조절하시면 됩니다.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
둘의 사투에 초점은 저멀리 안드로메다행.
제가 요즘 이렇습니다.
뭐 하나를 얌전하게 못해요.
참견 많은 아들 덕에 조용히, 얌전히, 같은 부사는 하이킥으로 날려버렸습니다.
‘우아하게’는 아마 지붕 뚫고 나갔을껄요?

고기 던져 넣고 한 시간 정도 그냥 뭉근한 불에 푸~욱 끓이세요.
사태 같은 부위는 조금 더 끓이셔도 되구요.

고기 맛이 어느 정도 우러나면 그 다음에 무를 굵직하게 토막 내서 넣습니다.
그리고 더 끓여요.
무가 폭 익을 정도로...

다 익으면 고기와 무를 건져서 먹기 좋게 자르고,
마늘을 넣은 볼에 고기와 무를 넣습니다. (적당히 자른 대파도 투하!)
여기에 조선간장이라고 불리는 국간장으로 밑간을 합니다.
(양에 따라서 다르지만, 1큰술 정도? 나중에 추가할 기회가 있으니까 처음에 너무 많이 넣지 마세요. 그 점만 유의하시면 되요.)
그리고 간이 배도록 좀 둡니다. 20분 정도?
뜨거울 때는 포크와 칼을 이용해서 자르기도 하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면 건져 놓았다가 식거든 자르세요.
저는 미역국이나 무국 같은 건 시간이 지나야 더 맛있어서
아침에 먹을 거 보통 저녁에 끓여놓거든요.
설렁 설렁 놀듯이 오가면서 조금씩 하시면 되요.

미역국도 이렇게 똑같이 하시면 되고,
여기에 볶아주는 과정만 추가 됩니다.
볶지 않고 그냥 끓여도 된다는데,
저는 미역이 힘없이 축 쳐져 있는 게 좋거든요.
미역 상태를 설명하려고 한 건데 맛없게 묘사 된 것 같은;;;

미역국도 간단하게 정리하면,
고기 넣고 푹 끓여서 육수내고,
고기 건져내서 불린 미역과 소고기, 마늘, 국간장 넣어서 밑간.
여기까지는 똑같고 끓이기 전에 참기름(저는 들기름 넣어서 볶기도 해요) 넣고 달달 볶아서 넣는다! (감칠맛을 더 내기 위해서 끓일 때 양파 반 덩이 혹은 한 덩이를 넣어도 좋다. 푹 끓이고 먹기 전에 건져서 버리면 됨)

아까 고기를 끓인 물에 (간단히 말해서 육수) 이것들을 몽땅 쓸어 넣습니다.
이 때 간보고 소금 간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끓여주면 땡!!!
(사실, 이대로 하룻밤 묵혀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진국으로 잘 끓여졌다는 게 사진으로도 보이시려나?
이거 양지도 아니고 사태도 아니고,
어떤 부위인지도 모르겠는데,
(친정엄마가 던져준 거...;;;)
암튼 아주 맛있게 잘 끓여졌어요.
다른 반찬 낼 것도 없이 김치 하나면 뚝딱이니.
아침에 너무 간단하겠죠? ^^

제사 때 쓰는 탕국이 생각나서 추가로 두부만 더 넣어봤는데,
국과 두부가 완벽하게 분리된 맛이었어요.-.-;;;
두부에 밑간이 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제가 또 쓸데없는 짓을 한 걸까요?
왜 그런지 이유 아시는 분???
이상으로, 오마주 jasmine 소고기무국편을 마칩니다.
원본 클릭은 아래...^^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divpage=6&sn=on&ss=o...
오래 전에 기획된 시리즈였는데
에너지 넘치는 아들 녀석과 저의 저질체력이 알파라이징하는 덕분에;;; 이렇게 늦어지게 되었네요.
그러다 얼마 전에 jasmine님의 우리들만의 리그를 보고 울컥해서 아룁니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1기 명단에 제가 없었지만...
(속으로는 “...등”에 포함되어 있겠지 하고 위안을...-,.-)
생각해보니 저는 1기보다 2기 회원이 맞더라구요.
제가 정의한 2기 회원의 특징은...
1기 회원들의 주옥같은 레시피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오랜 회원이라 자부하지만 눈에 띌만한 업적은 없고,
다만 82쿡의 저변을 확대한 기수? (아, 물론 양적으로요)
지금 쿡쿡 웃는 분이 계시다면 당신은 이미 2기 회원!!!
어쨌거나 저의 스승님이 상처 받으신 듯하여 제 마음도 쓰라리더군요.
(저를 제자로 받아주신 건 아닌데 제 맘대로 그렇게 정했어요)
얼마 전에 남편이 (은근 82 자주함) “자기 스승님이라는 jasmine님은 요즘 왜 자주 안 보이셔? 댓글도 뜸하신 거 같고...”하시기에 “거물이 자주 움직이는 거 봤어?”라고 말해줬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서 속상하더라구요.
저 역시도 가끔 가슴 철렁 하는 댓글들을 봐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회원 수도 늘어났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유명세를 탄 이유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부박하고 풍진세상에서
82만큼은 안식처가 됐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고 욕심입니다.
사실 저요, 82에 있어서만큼은 지극히 감정적이고 감성적입니다.
여긴 제 친정이나 다름 없거든요.
어떤 사람이 자기 집안일에 객관적이겠어요.
객관적인 분들은 저 말고도 많으시니까 저는 그냥 이 감정 그대로 지내렵니다.
뭐 그렇게 작은 일로 그러냐고 하시겠지만,
사람이 넘어지는 건 작은 돌부리 때문이지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이곳이라고 모두 같은 의견이겠습니까?
나와 다르다고 해도 예의와 배려, 잊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존중하고 존경받는 사회가 그렇게 멀리 있는 것만도 아닙니다.
쓰고 보니 공익광고처럼 멋대가리 없이 되어 버렸는데,
마음만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날 세운 것 같아서 지난번에 올렸던 고민에 대한 뒷이야기 살짝 풀어놓습니다~

혹시 기억하고 계시나요?
저희 아들이 옥당지님 댁에 가서 쌀독 뚜껑 두 개를 깼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 뚜껑 구입처를 여쭤봤는데
댓글에서 미류나무님께서 뚜껑을 보내주신다는 거에요.

미류나무님께서 보내주신 택배

꼼꼼하고 단단한 포장 덕에 흠집 하나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받고서 쪽지로 감사 인사를 드리긴 했는데,
택배에 미류나무님 성함 대신 회사 이름이 적혀있고,
전화도 휴대폰 번호가 아니라 유선번호더군요.
회사에 전화해서 미류나무님 좀 바꿔달라고 할 수도 없고,
발상의 전환을 아시는 분을 바꿔달라기도 그렇고;;;;
암튼, 인사가 미진한 듯 해서 마음이 한 구석이 빚처럼... 계속 그랬네요.
이 자리를 빌어 미류나무님께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마음 써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슨 AS의 현장.
작은 뚜껑만 하나 더 구입해서 맞춰드렸습니다.

기특해서 비닐 벗기고 한 컷 더~
이거 뚜껑 파는 곳이 흔치 않거든요.
저는 ‘콩콩이’님이 쪽지로 알려주셨어요.
혹시 저 같은 분이 계실까봐 뚜껑 구입처 링크 걸어둘게요.
http://www.chamssal.com/shop/goods_detail.php?goodsIdx=4211
이 자리를 빌어 콩콩이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냐하하하하하,
82님들 덕분에 저희 아들에게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P.S.

하하하, 그런데... 한 가지 실수...
제가 작은 뚜껑을 잡곡 4kg짜리를 사야하는데 실수로 10kg짜리를 주문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10kg짜리 여벌의 뚜껑이 생기게 됐어요.
크기는 20kg짜리에도 잘 맞아요.
저희 아들이 또 깰 경우를 대비해서 가지고 있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더 이상 깨는 일 없도록 교육을 시켜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제게는 소용이 없을 것 같아요.
혹시 뚜껑 필요한 분 있으시면 드릴게요.
(택배비는 착불입니다~)
82의 훈훈한 정을 느끼셨길 바라며 이만 물러갑니다...
(택배비가 선불이어야 더 훈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