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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추억이야기..된장..

| 조회수 : 3,416 | 추천수 : 37
작성일 : 2007-02-02 12:35:01
어제 오랜만에 지인을 찾아 뵈었습니다.
엄마와 제가 어렵게 살던 시절에 안집 주인 할머님..
잠시의 인연임에도..꽤 오랜 세월..할머님으로 여러가지..추억이 있었죠.
외가나 친가 복이 별로인 저로서는...
어린적 생각을 하면...버선말로 뛰어 나와 안아드시는 할머님이 바로 그분..

머리 컸다고..살기 바쁘다고..외면 하기도 햇는데..
어제는 오랜만에..엄마와 다녀왔어여.

정말 여전 하신 분이더라구요. 어찌나 깨긋히 하고 사시는지..일흔이 넘어가는 나이가...참..

볼일 보고 닦는 휴지는 몇번 접어서 알들히 써라..
물은 귀하니까 아끼고 아껴야 한다..
종이 한장 곱게곱게 접어 허투루 버리지 못하고 이렇게 아낀다...

저도 살다보니..문득문득... 무의식중에 베어 나옵니다....어릴때 교육이 이래서 중요한가봐요.



엄마가 간혹 외출 하시면 ..
할머니와 먹었던 점심상..
학교도 들어 가기전인데...쪽파 김치를 어찌나 잘 먹었던지..
물론 지금도 좋아하는데요.
늘..이상타..할머님이 해주시던게..더 맛있어요.
머리 볼록한 조선 쪽파..김치 척 얹어 먹던 어느 날의 점심상...
벽장에서 나오는 커다란 제사용 사탕...
음료수가 많았나요...뭘...
포도를 설탕 넣구 졸여 만든 즙...일품이었습니다.

어제도...할머님 친정 어머님이 몇년전에 담가 주셧다는 된장을 싸주시더라구요.
맛이야 뭐...그래도 직접 시골서 담가 몇년 된거니 먹을만 하다고..

어찌나 고운지...받아 들면서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라구요..
때로는 기억해서 별로 좋지 않았던..어려웠던 시절이 같이 밀려 왔습니다.

인정 많으셔서 늘..세사는 사람들 대모 노릇 해주셔..아직도..연락 하면서 사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가족이 별건지...앞으로는 잘해드려야 겠다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좀 있다가..조선 쪽파가 구해지면..김치를 좀 담아 볼래요.

된장 색이 참 곱지요?
정확히 몇년 산인지..모르지만...대략 오년은 된거 같아요. 말씀 들어 보니..
참 곱지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냥냥공화국
    '07.2.2 2:12 PM

    정말 고마우신 할머님이시네요. 또 그걸 잊지않고 기억하시는 명진님도
    멋진분이십니다. 어쩜 이런 인연도 가슴에 담고 산다면 세상이 더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듭니다. 담아주신 된장이 보약으로 보이네요 ^^

  • 2. 다섯아이
    '07.2.2 2:14 PM

    맛있는 된장 하나만 있으면 찬 걱정이 줄어드는 것처럼 어릴적 주인 할머님께서 그런 분이 셨군요.

    잠시나마 저희 시어머니 생각에 잠겨 보았습니다.

  • 3. 이지은
    '07.2.2 3:08 PM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위의 다섯아이님도 참 마음이 고우세네요. 요새 젊은 엄마들 시엄니라면 고개부터 흔들찮아요. 여기 82에서도 상담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면서도 시부모님이나 시댁분들 은근슬쩍 훙보잖아요. 친정식구들은 안그러면서. 정말 고운 마음이 보기 좋습니다.

  • 4. 지원
    '07.2.2 3:19 PM

    된장빛깔보다 명진님과 할머니의 아름다운인연이 더욱 고와보입니다^^

  • 5. gs sagwa
    '07.2.2 4:12 PM

    된장 빛깔도 곱고
    오고가는 정이 더 아름답고 고우세요.
    훈훈한 이야기네요.
    복 많이 받으셔요.

  • 6. 하얀
    '07.2.2 4:24 PM

    네~ 된장빛깔 좋으네여...
    할머니 연세가 일흔? 그 할머니의 친정 엄마께서 담그신거면
    그 어머님은 연세가 어찌되는건지......
    윗분들 말씀처럼 정이 느껴지네여...
    그리고 아껴야 산다는 말씀이 콕~
    저 물/휴지 아껴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친정엄마한테 맨날 혼난다지여...ㅡ.ㅡ
    빛깔 좋은 된장으로 맛있는 된장찌게 끓여서 올려주세여~^^

  • 7. 김명진
    '07.2.2 4:29 PM

    다들 너무 따뜻하시네요...^^
    ^^ 할머님이 일흔이 조금 넘으세요. 그분 친정 할머님은 아흔 정도 되신거 같아요. 아직 정정 하시지만..이제 장은 못 담그신다구 마지막이라시더라구요.
    그런데 할머님...따님이 두분 있는데 어릴때 부터 언니언니했죠...ㅋㅋㅋ 그 집 손녀가 다시 저한테 언니 언니 하구요. 누가 들으면 이상한 촌수라고 하겟지요??
    아껴서 맛나게 먹어 주려고 벼르고 있답니다.짭짤하면서 쿰쿰 한데..아주 입맛을 다시게 하네요.

  • 8. 이현주
    '07.2.2 4:58 PM

    할머님 같은분이 계셔서 맘이 따뜻해집니다.
    된장 넘 맛나보입니다.
    멋진 할머니 얘기 들으니 돌아가신 울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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