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과 나물을 항상 저녁에만 먹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난 당연지사, 보름음식을 당연히 저녁에만 해 먹는 건줄 알고
토요일 오전에 집에서 딩굴거렸다가
동서의 전화를 받고 후다닥 시댁에 가보니
벌써 어머님이 한창 차려놓으셨다.
갖은 나물과 오곡밥을 먹으며 얼마나 죄송스러웠는지...
죄송스러운 마음은 잠깐 ,
맛있게 먹고, 또 한보따리 싸가지고 돌아왔다.
딸같은 며느리가 되어야지 했던 마음이
정말 행동까지 딸같이 되어버렸다.
종이가방 터질라 싸온
나물을 날마다 비비고 또 비벼야만
다먹을 수 있는 일..
오늘 점심도 저녁도 그리고 내일 아침도
그 정성 버리면 안될 것 같아
난 오늘도 열심히 비비고 있다...
잘 먹겠습니다.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