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세정에 둔감한 저도 세상이 아주 나쁘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공기가 다르던걸요.
하지만 묵묵히 살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제 몫의 현실과 일상이 있으니까요.
물론 아주 가끔, 온라인에서 혹은 거리에서 작은 목소리를 낸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조용히 칼을 가는 심정으로 보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왜 '그들'('그들'이라는 이분법적이고 감정적인 호칭을 구사하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은 안되는가에 대해 성심껏 공부한 시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고서야 나날이 엄습해오는 좌절과 무기력을 이겨낼 수가 없었거든요.
이제 세 번의 밤이 지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세상은 변할 것입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든 없든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이 세상의 절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반대편 지지자들에 대한 미움이나 폄하의 감정도 많이 엷어졌습니다.
다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적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고
당당한 지지자가 되기 위해 더 알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은 별 힘이 없습니다.
싸움의 승기는 일차적으로 '쪽수' 많은 쪽이 쥐고 있건만
엄청난 쪽수를 가졌어도 국민은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켜보고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국민은 나약하지 않습니다.
아직 결과가 어떨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참으로 기쁘게도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지난 5년에 대한 보상이라 여기며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또 지켜보고 배우고 참여하겠습니다.
만에 하나, 혹시라도 더 나쁜 방향으로 세상이 흘러가더라도
비분강개와 불평불만, 무기력과 체념으로 시간을 보내는 대신
다시 배우고 의지를 다지고 싸우며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키친토크라 뭔가 먹음직한걸 올려야하는데
도대체 찍어놓은 사진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뒤지고 또 뒤져 화학첨가물 없는 홈메이드 카페라떼와
한미 FTA의 쓰잘데기 없는 부산물인 그깟 농약범벅 미국산 체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싱싱한 국산체리를 찾아냅니다.
아쉬움은 이걸로 일단 달래보죠.
아, 불량식품 같았던 정권치하에서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은 첨가물 없는 먹을거리로 정화해야죠.
(어제 토론회에서 불량식품 얘기가 나오긴 했습니다.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이라는 해괴한 분류에 흠칫 놀라긴 했습니다만....)
지난 5년 살아내시느라 모두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벌은 충분히 받았으니 이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아, 중요한 건 이 상은 어느 누구도 아닌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주는 상입니다.
투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