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명절때 시댁다녀오신후 상처받으신 분 많으신데,
전 이번 추석은 시댁의 배려로 친정에서 보냈네요.
제가 둘째 임신중이라,, 이번은 건너뛸까 생각도 하긴했지만,
사실 부친상을 당한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그리고, 추석 다음날이 아버지 49제 날이라,, 산소를 가야할것 같아서요.
암튼 이래저래.. 내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추석 몇일 앞두고 어머님이 먼저 전화주셨네요.
형님이랑 상의 해봤는데, 형님이 이번 추석은 엄마 혼자 있으니깐, 같이 지내는게 좋을것 같다고
했다고, 내려오지 말라고요..
사실.. 배도 많이 불러서 설에서 부산까지 힘들고, 20개월 아이 데리고 기차타야 하는데 기차표ㅗ
구하기 힘들고 해서, 신랑이랑 저랑 안내려갈려구 했는데, 신랑은 그래도 내려가고 싶은 눈치..
자기 혼자서 벌써 표도 막 구해놨더라구요....ㅠㅜ... ㅋ
근데, 형님하고, 어머님이 이번 명절 혼자 지낼 친정엄마 생각해서, 내려오지 말라고 말씀해주시니,
결혼하고, 처음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사실 그동안, 이런저런 섭섭함이 좀 있었거든요.
그런데, 먼저 그렇게 울 친정엄마를 생각해주시니깐, 그동안 제가 괜히 오해하고 있었더것도 있는것 같구요.
신랑도, 엄마가 그리 말해주니, 아들로서 자기집 가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서 맘 편하구요..
암튼 그래서, 안내려갔구요.
대신, 저 대신 사위가 며느리 노릇 했네요.
울 친정맘이 아빠 그렇게 되시고, 기운이 없어서 넘어지셔서, 팔을 다치셔서 당분간 팔을 쓰시면 안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배불러서 있고, 설겆이좀 한다고 십분 넘게 서 있으면, 배가 땡겨서,,일하다가, 힘들면 바로바로
누워서 쉬어야 하고, 남자동생은 회사 일이 바빠서, 추석전날까지 출근. ㅠㅡ.
결국 음식준비 하는데, 신랑이 전부치고, 이것저것 엄마가 ㅅ키는거 하고, 대신 일했는데
꼭 며늬 같더라구요.
아빠 산소도 너무 멀어서, 저는 못가고, 신랑이 저 대신 가고요.
물론, 며느리가 시댁가서 일하고 눈치 보고 힘든거에 비하며,, 사위며느리는 훨씬 편하게 일한거에 속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명절은,
저 대신, 딸 노릇, 아들 노릇, 며느리 노릇, 사위 노릇 까지 다 해준, 울 신랑이 이쁘기만 하네요.
그리고, 한편으론,, 남자도 며느리가 되어서,, 그 입장을 한번 체험해 볼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면 하기도 하고요 ㅋ
산소 쫓아갔는데,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건 없고, 어른들 하는대로, 끌려만 다녀야 해서,,스트레스좀
받은 모양. ㅋ. .. 며느리들도 시댁가면,여기 저기 알지도 못하는 친척들 인사다니고, 시중들어야 해서,
스트레스 좀 받잖아요... 자기 의견은 전혀 낼수 없고 말이죠... 그런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울 친정에만 있을때는 자기 주도 아래 일을 할수 있엇지만, 다른 친척들 섞이니,, 그나마 못하니,,
애가 좀 탓을꺼에요.. 저도 그 맘 잘~~알죠..
이 기회에,,
며느리 사위 구별 말고, 한 해는, 시댁, 한해는 처가,, 돌아가면서,, 서로 입장바꿔서 며느리 노릇 해주면
어떨까 싶은데,,ㅎㅋ
우리 사회가 그럴날이 오면 어떨까 하는 재미난 상상해봅니다~~~
암튼, 이번은 좀 특별한 케이스였지만,
그래도 군말 없이, 딸과 며느리 아들까지 되어준, 우리 이서방과,
맘편하게, 친정에서 보낼수 있게 배려해준, 시댁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꾸벅 고마워요 어머니~~ 내년 추석엔~~ 아이 둘(ㅠㅠ) 업고 메고 ㅋ 꼭 내려갈께용~~~하트뽕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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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되어본 사위
사위도자식 조회수 : 1,417
작성일 : 2010-09-24 23:50:39
IP : 121.164.xxx.16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휴
'10.9.25 12:08 AM (222.107.xxx.57)말만 들어도 그 사위님 고맙네요. 고생하셨어요.
2. 저랑많이
'10.9.25 12:20 AM (221.150.xxx.158)비슷하시네요. 저도 둘째 임신중인데 의사가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누워서 지내는 중...
긴 연휴동안 시댁 안갔구요 남편과 큰 딸만 갔어요.
근데 저희 남편...매주 친정와서 며느리 노릇한답니다. 과일 깎아주고 장모님 심부름에 설겆이 도맡아 해요. 너무 고맙고 예쁘단 생각밖에 안듭니다.
솔직히 살면서 힘들어도 이때 생각하면 잘 해주고 싶을것 같아요.
지금껏 나름 얌체라고 미워하고 있었는데 제가 힘들어하니 안되 보였나 봐요..
흑흑
님도 화이팅~~3. 원글.
'10.9.25 12:22 AM (121.164.xxx.165)네, 남편이 진심으로 잘해주면,, 참 이뻐 보이죠..
많은 남편들이 그랬으면 좋겠네요~~4. 울신랑
'10.9.25 1:11 AM (110.10.xxx.210)도 빨리 철좀 들었으면 ...늙으면 두고보자는 심정으로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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