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도 옷 만들고 싶어요

소꿉놀이의 꿈 조회수 : 1,065
작성일 : 2010-09-16 21:37:37
살면서, 남 앞에서 난 이걸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게 어쩜 한 가지도 없는 인간이네요 -.-
특히 손재주가 아주, 뭐라 말할 수 없이 즈질이에요.
이 손으로 밥 안 흘리고 먹는 게 신기(가끔 젓가락 쥔 손이 꼬여서 흘리기도 해요)
하여간, 5-6세 아이들, 주의력 부족하고 아직 손힘 없는 애들처럼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데요

제가 옷을 정말 좋아해요.
안 그래도 괜히 내 만족감만 가득 채워왔던 인문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제발 끄고
꿈지럭대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옷을 좋아하다보니 뜨개질(니트옷이 너무 비싸서), 옷 만들기(당근 내 옷)가 배우고 싶더라구요.
아까 밑에 재봉틀 질문글 보고나니 만들어입기에 대한 열망이 화악 달아올랐는데요
문제는 제가 너무너무 심한 '손치' 라는거.
중학교 가정 시간에 배운 재봉틀의 원리를 끝까지 이해못했구요(저 공부 잘했거든요. 그런데 이건 죽어도 모르겠더라구요)
블라우스며, 치마, 한복, 버선, 뜨개 목도리, 손가방 등등 가사실기 숙제를 제 손으로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손도 안 따라주고, 솔직히 머리로도 이해 안되고...(다시 말하자면 저 공부 좀 했거든요 ㅠ,ㅠ)
십자수도 동생이 하던 거 몰래 몇 땀 떴다가 열 땀도 안 되는 거 엉망으로 떠 놔서 엄청 욕먹었고요.
오죽하면 고딩 때 가정 선생님이 바느질 하는 제 꼬라지를 보시더니

"얘들아~ 얘(저) 뭐 잘하니?"
"걔 ㅇㅇㅇ 잘해요"
"그래? 그럼 넌 그거 해라. 니 손은 죽은 손이다. 넌 행여라도 손 쓰는 일 하면 큰일난다. 이런 거 말고 너 잘하는 다른 거 해라"

이랬을 정도였어요.
그 선생님이 매우 털털하면서도 냉철한 분이었거든요.
비꼬거나 모욕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분도 교사생활 몇 십년 만에 저같은 '손바보'는 처음 보신거죠.
오죽하면 이런거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라. 그건 니 잘못이 아니다... 이런 의미로 그런 말을 하셨겠어요.
저 역시 바느질에 취미 없었기 때문에 그 말씀이 전혀 불쾌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건 같아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초등 저학년 때 미미인형(바비는 우리 동네에 없었슈~)에 헌양말이나 천조각 잘라서
삐뚤빼뚤 얼기설기 엮어서 옷 만들어 입히기를 좋아했고,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그 때 만들었던 옷들이 결코 촌스럽지 않았거든요.
그 소꿉장난이 왜 이제와서 다시 하고싶은건지 모르겠네요 ^^



하여간, 저처럼 떨어진 단추 하나 겨우 달 줄 알고
넘들 발만도 못한 어설픈 손을 가진 사람이
게다가 재봉틀의 구조와 옷의 패턴 자체를 읽지 못하는 사람도
근사하게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을까요?
어느 만큼이나 배워야 할 것이며, 비용은 어느 정도 들까요?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답변 좀 부탁드려요.
IP : 221.155.xxx.13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근사하게
    '10.9.16 9:38 PM (114.200.xxx.234)

    는 힘들거예요.
    옷 비슷한 형태로는 만들수 있겠지요.
    저 이번에 등록했는데,,,그냥 안다니고 있어요...시간대비 남는게 없을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디자이너처럼 만들어입지도 못할거고,,,,만든거 다 표날텐데..

  • 2. ^^*
    '10.9.16 9:56 PM (112.170.xxx.69)

    저도 어릴적 님이랑 비슷했네여~ㅎ
    미미인형..마른인형?마론인형?에 양말,헌옷으로 얼기설기 옷만들어입히고 놀기.
    인형 첨 살때 같이 딸려온 멀쩡한옷 냅두고 넝마같은거 입혀놓는다고 울엄마가 이해를 못하셨다는..
    그런 저 애도 없는데 아이옷만들기에 폭 빠져서 조카 옷도 만들어주고 어설프게나마 제옷도 만들어입고댕겨요.
    문젠 손치보단 전 기계치라 미싱사용법을 제대로 알고하는게 아니라는..
    그냥 할줄아는 몇가지방법 계속 써먹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고..만드는 방법은 지맘대로지만 대충 흉내는 내요^^;

  • 3. ^^
    '10.9.16 9:57 PM (61.105.xxx.85)

    전 손이 둘 발이 둘이 아니라 발만 네개인 ^^;; 세계가 인정한 손치인데요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때 다른 사람보다 10배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서 그렇지
    해볼만하던데요 ㅎ
    저는 선생님이 가르쳐본 수많은 학생중에 제일 꼴찌라고 솔직히 안배우고 그냥갔음했다고 나중에 고백하시데요
    집에서 연습 또 연습 인터넷 뒤저서 내일배울것 미리 대충이라도 보고가고 제 인생중에 가장 노력 했던 기간이었을겁니다
    처음이 어렵지 나중엔 꼼꼼하고 제일 잘한다고 칭찬까지 받았습니다
    발만 네개인 제가 했다면 님은 충분히 하고도 남으실듯......화이팅입니다

  • 4. ㅎㅎㅎ
    '10.9.16 9:57 PM (59.5.xxx.180)

    저희가 작업실서 실용자수와 재봉을 가르치고 있는데, 미싱으로 옷만들기 과정이 있어요.
    옷만들기 과정에 미싱 한번도 못만져 본분들이 첫시간 미싱연습용 가방 만들기 거뜬히 해가시더라구요. 그 다음 시간에 스커트 완성하시고 ....세번째 주머니 달린 바지
    차근차근 하시면 다 하실수 있어요.
    워낙 소수인원으로 하다보니 개인교습으로 하듯 하고 있는데
    예전에 안하던 소꿉장난...ㅎㅎㅎㅎ 그 말씀에 웃었네요.
    제가 여기 뭐하는데냐 물으시는 분들한테...여자들 소꿉놀이 하는곳이에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곤 하거든요.

  • 5. 소꿉놀이의 꿈
    '10.9.16 10:04 PM (221.155.xxx.138)

    앗, 보통 사람들처럼 '손님 발님'이 아니라
    '발님 발님'이신분들이 저 말고도 계시다는데, 게다가 가능한 일이라는데 희망이 보이네요 ^^
    어렵게 간증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ㅋㅋㅋ

    ㅎㅎㅎ 님 작업실은 어디인가요?
    전 경기 북부에 사는데, 당근 다른데서 하시는 분이겠죠? ㅠ.ㅠ

    뭔가, 의욕이 생기네요.
    저도 뭐든 손 쓰는 일 좀 해보고 싶었어요.

  • 6. ..;
    '10.9.16 10:20 PM (121.170.xxx.178)

    미싱 구조 그런 거 몰라도 설명서 보고 실 꿰고 간단한 조작만 할 수 있으면 미싱 충분히 다룰 수 있고요, 패턴 이해하지 못해도 실물 패턴 판매하는 곳도 많으니 선따라 그리고 오리는 거 가능하면 얼마든지 옷 만드실 수 있어요. ^^;;
    미싱으로 옷 만드는 게 생각처럼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에요. 간단한 스커트, 고무줄 바지 정도는 책 하나 펼쳐놓고 차근차근 따라하면 미싱 구입한 그날로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런 간단한 옷들이 근사한 옷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본인의 연습과 노력 나름이겠지요. ^^ 문화 센터 등에서 배워도 좋고, 아님 책 보고 따라하거나 까페 등에 올라온 자료로 연습하셔도 되고요. 주위에 미싱 사용해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한번 가서 실제 사용해보세요. 미싱이라는 게 사실 별거 아니구나, 싶으실 거에요. ^^

  • 7. ㅎㅎㅎ
    '10.9.16 10:24 PM (59.5.xxx.180)

    리빙데코에 노루귀 검색하시면 작업실 나온답니다. 홍보하려는 의도는 없구요.
    다만...님이 안하시던 소꿉놀이 하고 싶다는 그 말씀에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 올린 글이었어요.
    ㅎㅎㅎ

  • 8. 저도
    '10.9.16 10:39 PM (115.41.xxx.10)

    옷 만들고 싶어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리빙데코 노루귀? 그대로 검색하면 안나오는데요.

  • 9. 노루귀
    '10.9.16 10:56 PM (59.5.xxx.180)

    엇....82쿡 리빙데코 말씀드리는건데....좀 예민한 곳이라
    홍보성 글이라 오해 할까 싶어 바느질 이야기는 여간해서 올리지 않게 되네요.^^

  • 10.
    '10.9.16 11:06 PM (115.41.xxx.10)

    감사합니다.^^

  • 11. 근데
    '10.9.16 11:09 PM (115.41.xxx.10)

    안 나오는데요. -,.-

  • 12. 미싱사
    '10.9.16 11:15 PM (112.153.xxx.49)

    가까운곳의 여성회관 양재반에 등록하여 3-5개월정도 다니시면 월1만원에 기초부터 많은 것을 배울수 있답니다 , 양재과정 배운다음 양재 기능사반 들어가면 패턴공부하게되거든요 그럼 남방, 치마 ,바지패턴정도는 만들수 있지않을까요..결석은 하지마시고 빠지면 진도 못따라가고 다니기 싫거든요,옷만드는것 배우는과정도 처음은 어렵다가 , 익숙해지면 날 밤새고 미싱 돌린답니다. 열심히 해보세요....

  • 13. 양재
    '10.9.17 8:23 AM (175.125.xxx.164)

    전 애들 옷이나 제 옷 다 만들어 입는 사람인데요....
    일단 미싱 기본만 문화센터에서 배우세요. 문화센터 패턴 배운거로는 예쁜 옷모양 안나옵니다.
    사이트에서 패턴 이쁘게 해서 파니까 그거 그냥 베껴서 사용하시는게 제일 이쁘고 좋게 나와요.
    보통 패턴에 맞게 원단이 골라서 주문하는거라 매치 실패율도 없고...저도 패턴 그릴줄 알지만 애들것만 내가 그리고 내것은 삽니다.
    조이오브메이킹(스타일리쉬)천사랑(편안하고 무난한 스타일)슈슈(공주풍?)미디네트(왠지 오리지날?)다음까페 오마쥬(예쁜??) 여기 가서 만든 옷 구경해 보세요.일반 백화점 옷들 다 만들어요^^
    원단 가게도 찾아보면 많구요.
    패션스타트(부재재 많고 원단 많으나 원단은 썩...) 이쁜이네(보기와는 달리 원단 굉장히 좋음) 그 외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453 아프리카 빨대컵 물려받아 쓰려는데, 빨대세척은 어떻게 하나요? 3 아기엄마 2010/09/16 627
577452 유기농 우유 배달 뭐가 좋을까요? 7 ㅇㅇ 2010/09/16 1,153
577451 한포진 걸려보신분 계세요?? 2 아파요 2010/09/16 452
577450 요즘 아이들 기본 예절 좀 가르쳐야 할듯... 16 선생님 2010/09/16 1,619
577449 도서관책 빌리는거 청결면에서 안좋겠죠 집에 벌레가 생겼어요 9 찝찝 2010/09/16 2,011
577448 한해 2만7천명 병역면제…고령면제자 85% 국외체류, 1 참맛 2010/09/16 195
577447 연근 조림 맛있게 하는 비법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5 연근조림 2010/09/16 928
577446 아, 부끄러... Queen이... @^^@ 7 우와~ 2010/09/16 1,688
577445 남자도 육체관계를 가지게 되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나요? 37 .. 2010/09/16 60,157
577444 나스 NARS 화장품 아세요? 10 제나 2010/09/16 1,135
577443 중1딸이 아토피 시작하고 있네요 15 어째요 2010/09/16 1,313
577442 매실 성공?? 3 2010/09/16 439
577441 추석때 여동생이 신랑될사람인사시키러 온다는데요... 7 큰어니 2010/09/16 1,139
577440 저도 옷 만들고 싶어요 13 소꿉놀이의 .. 2010/09/16 1,065
577439 연애 상담 좀 해주세요. 15 여름안녕 2010/09/16 1,296
577438 자매 사이라도 한 쪽이 더 잘 살면 비교되서 괜히 더 속상할까요 7 서운해요 2010/09/16 1,554
577437 내 깡패같은 애인 보신 분. 6 영화감상 2010/09/16 730
577436 살아보니까 혼자 2010/09/16 372
577435 너구리에 계란 넣어 보신 분? 30 라면. 2010/09/16 2,459
577434 싸우는 아짐을 봤는데요. 일행이 모르는척? 하더라구요 2 오늘 대형재.. 2010/09/16 837
577433 투신사건... ㅠㅠ 5 너무 슬퍼요.. 2010/09/16 1,879
577432 회사들.. 추석 연휴 대체로 언제부터 시작인가요..? 3 ... 2010/09/16 603
577431 추석 차례상 준비에 얼마를 드리시나요? 4 얼마? 2010/09/16 839
577430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저는 이번 박완서 작가의 신간 보았네요^^:;) 9 ㅇㅇ 2010/09/16 953
577429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3 ㅎㅎ 2010/09/16 382
577428 기침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 자겠어요 8 제발도와주세.. 2010/09/16 856
577427 저는 시모라는 말이 불편해요 43 언어생활 2010/09/16 2,336
577426 (급질)키조개 보관 어떻게 하나요?? 1 요리 2010/09/16 544
577425 뿔난 이외수 “국민한테 누명 씌우나” 7 참맛 2010/09/16 823
577424 요즘 애들 영어 잘 하면 지금 혹은 앞으로 뭐가 좋은가요? 30 궁금해요 2010/09/16 2,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