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엄마들끼리 모임을 하고 있어요.
만날때마다 아이들 얘기가 빠지지 않네요.
시험에서 아깝게 한개 틀렸네, 두개 틀렸네..
그런데 늘상 하는 말이 자기애들이 공부를 많이 안한다느니
어쩌느니 걱정이 늘어지더만
시험만 보면 성적이 잘나옵니다.
그림을 그려가도 상장을 받아오고
글짓기를 해도 상장을 받아오고
자기가 보기엔 못그린것 같은데
상을 받아온답니다.
남들이 보기에 정말 평범하기 그지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저는
할말이 별로 없어서 "좋겠다." "잘했네" 등등
칭찬을 하고 맞장구 쳐주는게 다입니다.
저희 아이는 5학년이 되고서는 성적이 그닥 잘 나오질 않습니다.
공부에도 별 열성이 없고요.
오로지 책 열심히 보는 것, 그림이나 만화 그리는 것에만
열성입니다.
괜한 자격지심이겠지요?
그런데 만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참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인데...
저 빼고 다른 엄마들은 다 학교일에도 열성이고
자식들일에도 열성입니다.
그 사이에서 얘기듣다보니
저만 아이에게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부에 큰 관심이 없는 큰아이에게
습관에 대해 얘기하고 늘상 공부하라 잔소리하지만
점수 못받고 싶은 아이들이 어디 있겠어요?
다른 친구네 아이들이 참 똑똑하고 영특한 거 같아서
부럽기도 하네요.
중학교가면 공부가 어려워질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 머리가 평범한데 닥달한다고 될것도 아닌것 같고...
평범한 아이 키우는 제 주위에
왜이리 잘난 아이들 둔 엄마들만 있는건지
잘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잔뜩 듣고 집에 와 보니
괜히 심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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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아이들 둔 친구들
기죽어 조회수 : 1,024
작성일 : 2010-06-08 17:57:18
IP : 116.41.xxx.7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6.8 6:07 PM (203.249.xxx.21)그 마음 알 것 같아요...그래서 아이가 점점 커가는게 어떨땐 두렵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비교할 수 밖에 없게 될것같아서요. 경험많은 학부모님들의 소중한 댓글 기다려집니다...
그래도 원글님 자제분은 큰 문제있는 거 아니고 책많이 읽고 그림, 만화 잘그린다면...그것만으로도 괜찮지 않나요?2. 기죽어
'10.6.8 6:10 PM (116.41.xxx.74)네, 저는 제 아이들 공부 못한다고 닥달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에 칭찬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주위 친구들조차도 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더라고요.
몇점짜리 아이인지..
그러고보니 저도 어느 순간 그 몇점짜리 아이를 둔 엄마가 되있더군요.
신경 안쓴다고 해도 엄마들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좀 우울해져요.3. ....
'10.6.8 6:14 PM (203.249.xxx.21)녜...맞아요.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학부모모임가도 공부잘하는 엄마와 아이에게 관심 집중되는 분위기?^^;; 성적 외에 다양한 재능과 특성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엄마도 아이들도 행복할텐데 말이죠..........
4. ㅎㅎ
'10.6.8 10:37 PM (112.149.xxx.234)맞아요.
엄마들 특히 전업주부에게 자식성적은 권력과 계급이 된 것 같아요.
공부잘하는 애 엄마들은 어쩜 그리도 자신감이 넘치는지요...
고등학교때 성적 안 좋았던 친구들도 애들이 잘하니 당당해지더군요.
내가 스스로 중심을 잡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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