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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명게남을 아느냐 .

명배우 조회수 : 679
작성일 : 2009-09-18 10:18:03

너희가 명계남을 아느냐?
눈물 흘릴줄 아는 세상을 꿈꾸는 남자, 명계남

주성치의 팬클럽인 <전영공작실> 공작원(?)들은 세상의 모든 영화를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영화”로 구분한다.
본 조비의 팬들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본 조비와 본 조비가 아닌 음악”으로 구분한다.
이런 단순명확한 문화 구분 잣대는 홍콩이나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영화판.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명계남이 나오지 않는 영화”
복잡다단한 한국영화를 단 칼에 가르는 이 말의 출처는 도대체 어디였을까?
새삼스러운 질문일지 모르지만(이미 그의 얼굴이 알려질대로 알려졌으므로),

명계남이란 인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 것일까?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영화계 짬밥 8년동안 안성기, 박중훈, 최민수 등 내로라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며, 연극배우로, 방송인으로, 선동가로, 급기야는 영화제작자까지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그는, 혹시 외계인이 아닐까?

이 글은, 그동안 독창적 예술세계로 필자의 사랑을 독점해오던 ‘남기남 감독’의 아성에 도전해온 첫 인물,

‘명계남’의 어록을 중심으로 한 짤막한 보고서이다.

“내가 나온 출연작의 수는 문성근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다”
“근데 내가 나온 장면 다 합쳐도 문성근이 영화 한편 나온 길이가 안된다"

'명계남 패밀리’의 일원인 문성근과 비교한 ‘영화배우 명계남’의 농담섞인 8년 결산이다.
93년 대학때부터의 절친한 벗, 문성근의 권유로 <그 섬에 가고 싶다>에 출연한 이래,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는

자그마치 37편이나 된다. 출연작이 없는 2000년을 빼고 나면, 1년에 5편 꼴로 출연한 셈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들에 출연했길래, 그렇게 많으냐고?
그걸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두루두루 엮어봤자,

“아니, 그 영화에도 나왔어? 도대체 어느 부분에 나왔다는 거지?” 할 게 뻔하니까.
그래도 굳이 그의 삐까뻔쩍한 출연작들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조이씨네의 훌륭한 데이터 베이스를 확인해보시라.
스크롤 다운을 하며 역시나 “오옷, 이 영화에도?”할 것이 정말 뻔하지만.

“나는 무슨 역이든 맡기면 하는 딴따라다.”

이 말을 듣고 쉽게 “하긴, 평생 가야 주연은 못맡을 테니까,

아무 역이나 주는대로 하는게 당연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명계남은 개런티 문제에 대해서 무척 널널하게 생각하는 배우로 알려져있다.
‘주는대로 받고 부르면 달려간다’는 게 평소 생각인만큼,

그는 얼굴 팔아 한 몫 잡아보겠다는 쉬운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작품만 좋으면 노개런티로도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니니.
하지만 마치 퀵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언제 어디든지 불러주기만 하면’ 론(論)은

사실, 연기에 대한 그의 애착과 자신감, 그리고 인생을 바라보는 넉넉함을 드러내는 말이다.
이 얘기를 하자면, 얼추 30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명계남은 연세대 재학시절, 연극동아리인 <연희극예술연구회>를 통해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그게 1973년. 서강대 연극동아리에 있던 문성근과 만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변변한 주연 역할 한 번 한 적 없으면서도, 단지 명씨 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불변의 명배우’가 되어버린 그이지만, 그 시절 명계남은 ‘진짜 명배우’로 통했다.
완벽한 발성과 좌중을 압도하는 흡인력.
그는 스타였다.
역시 그의 어록을 빌리면, “성근이는 그 때 주인공을 잘 못했는데 지금과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연극에 푹 빠진 명계남은 학업을 접고, 본격적인 연극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괜찮은 학력과 안정된 미래보다는 “관객과 하나되는 그 느낌”이 그에게는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12년동안 그는 동행, 세실, 산하, 사조 등 알만한 극단을 거치며 굵은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는 어느날 갑자기 훌쩍 연극판을 떠나버렸다. ‘명배우 팔자’에는 절대 없었을 것 같은 광고쟁이로 8년.

나름대로 한가닥할만한 위치가 되었을 무렵, 그는 바람처럼 다시 ‘연기자’의 세계로 돌아왔다.

“틀에 박힌 조직생활이 주는 매너리즘, 마치 사막에 던져진 듯 건조한 느낌을 참을 수 없어서”였다.
그리고 또 불같이 덤벼들었다. 영화작업이 좋아 단역, 조역을 마다않고 부지런히 영화판을 뛰어다녔고,

장사안될 게 뻔한 1인극 <콘트라베이스>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결국 명배우 명계남을 움직이는 것은, 가벼운 ‘콜’이 아니라, “맘먹으면 한다. 하면 전부를 건다”는

그의 고집과 열정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약간 나이브해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좌우명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라”

정말, 순진하고 감상적인 좌우명 아닌가.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그것이 사실인 것을.
명계남.
눈동자가 있을까 싶은 가느다란 실눈에 낮은 코, 고집스럽게 실룩이는 입매, 불룩한 광대뼈.

그의 얼굴은 만화 ‘아기 공룡 둘리’에 나오는 심술 천만단 고길동을 연상케한다.

그래서 그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인간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생각은 일부 맞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창동, 문성근 등 오랜 지인들과 ‘이스트 필름’이라는 영화사를 차리고, 흥행에는 눈 딱 감아 버리고

‘제대로 된 영화’를 고집한 일. 또 앞으로도 계속 그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이 그렇다.
어찌됐든 여기저기 미운털 박힐 게 뻔한데도, 삭발에 단식농성까지 해가며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전선’ 최선두에 서서 목소리를 드높인 일이 그렇다.
(이야기의 맥이 끊기는 것 같지만 그는 정말로 타고난 선동가다.

스크린 쿼터 문제를 둘러싼 각종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다소 과장된 맛은 있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진짜 프로퍼갠더였다.

튀어보려고, 잘난척하려고 한 일이 아님을, 진실한 마음으로 이야기함을 알 수 있게 하는 ‘명연설’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뒤돌아보면, 전혀 다른 명계남을 만나게 된다.
멀쩡한 직장 때려치우고 나와 사서 고생하다가 얼굴 좀 알려지고 돈 되는 일로는

최고인 CM도 몇 편 해서 자리를 잡나보다, 했더니 금새 빚이 얼마다,

사무실 운영이 적자라더라, 이런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게 다 돈보다 사람 먼저고, 당장 오늘 사는 일보다 내일을 꿈꾸는 일이 먼저라서 생기는 일들이다.

각박한 대학로 인심 속에서 설 자리를 잃은 연극계 선배들을 위해 일부러 무대를 만든 사람.
‘조역, 단역 전문’이라는 딱지를 절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오히려 “좋은 영화에는 좋은 조역과 단역이 필요하다”며 ‘

조역 단역 전문기관’(그 이름도 명계남스러운 ‘배우전선’!)을 세울 꿍꿍이를 가진 사람.
매일매일 미담을 듣고 가슴이 찡해질 수 있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것 같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사람.
자기 하고픈 대로만 살아서가 아니라, 아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못한게 아닐까 싶어 미안하다는 사람.
재능있는 후배들이 딛고 오를 디딤돌이 되고싶다는 사람.
사람사는 모습 보는 것이 좋아 밤거리를 혼자 헤매고 다닌다는, 그래서 ‘하이에노’라고 불리운다는 사람.
가까운 사람 모두가 “질그릇 속의 된장처럼 끓여낼수록 진국”이라고 평하는 사람.
연극배우 오현경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후배라는 이 사람.
그게 진짜 명계남이다.

명계남과 그의 친구들이 출산한 두 편의 영화

<초록 물고기>와 <박하사탕>은 많은 사람들에게 복잡미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오랫동안 원인모를 갈증에 시달리던 내게도

작은 해갈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다음, 또 그 다음을 기다린다.

한 연기하는 명배우 명계남. 가슴 따뜻한 인간 명계남.

무엇으로 내 앞에 나타날지 기대하고 기다리게 하는 마술주머니 명계남.
그것이 오늘 내가 그리고 우리가, 나이 오십줄에 들어서는 남자 명계남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까폐 명계남 영화사랑
출처 :http://cafe.daum.net/Mgnmovie/X5Eo/427
IP : 115.23.xxx.18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명배우
    '09.9.18 10:18 AM (115.23.xxx.185)

    :http://cafe.daum.net/Mgnmovie/X5Eo/427

  • 2. ==
    '09.9.18 2:31 PM (121.144.xxx.80)

    따뜻한 남자 명계남. 노통에 대한 그분의 진심을 바라보며 인간의 나약함과 변신에
    익숙해 진 제 마음을 정화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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