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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대책위

무정 조회수 : 385
작성일 : 2008-06-29 18:31:24
오전 10시 넘어 들어와 너무 무기력하고도 분한 맘에 잠도 설치고 이제사 몸 추스리고 몇 자 적어봅니다.

제목이 좀 그런가요. 전 그 동안 나름대로 대책위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인정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나 요즘 보여준 대책위는 저를 너무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얘기를 함 해 볼게요.

상황 1.
저번주 토요일 즉, 21일 집회를 같습니다. 그 당시에도 사람들 많이 모였습니다. 그 동안 집회를 하면 한 가지 패턴이 되던 상황들이 있었는데 새벽 1~2시 경이면 사람이들이 많이 빠진다는 것이죠. 3시 정도 넘어가면 날 샐 각오 하고 오신 분들만 남아서 집회를 하곤 했었죠. 그런데 그 날은 이상하게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일요일 새벽에 비가 와서 그런지 경찰들도 집압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더군요. 이미 영상으로 많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람들 기차놀이 하면서 비 맞으며 즐겁게 시위했었죠.

아침이 되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남았고 그대로 있으면 사람들이 방송보고 더 많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었죠. 근데 뜬금없이 방송차에 전력이 다 되었다면서 차는 빼야한다고 방송하더군요. 그러면서 오늘은 이만 중지하고 오후에 다시 모입시다. 하면서 일방적으로 거기 모여 있는 사람들 다 끌고 가더군요.

전경들과 대치하던 사람들은 왜 그러냐고 하면서 다시 모이라고 했는데 이미 방송차량을 따라 다들 시청으로 물러간 상태였고 바로 진압 들어오면서 코리아나 호텔까지 바로 밀려버리더군요.

그래서 남아 있던 사람들이 상황실 천막가서 항의를 많이 했었죠. 갈려면 당신들만 가지 왜 사람들은 다 빼가냐고. 이렇게 새벽까지 많이 남은 적이 있었냐고. 왜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을 안 하냐고...
답변은 그들도 나름 상황고려하고 회의하고 해서 결론 내리지만 자기네들도 오늘은 실수같다고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렇게 2시간여 길거리 토론을 끝냈습니다.

상황 2.
어제 시청 집회입니다. 이미 많은 글을 보셔서 어떤 상황 이었는지 많이 아셨을거라 봅니다. 진압 시점부터 글을 적도록 하죠. 어제는 민노총도 가세를 해서 우리는 시청쪽에서 민노총은 종로쪽에서 집회를 했었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만큼 병력이 둘로 나뉘어진 셈이죠. 12시 무렵해서 갑자기 진압이 들어올것 같다고 방송하더군요.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전경들이 과격하게 나오더군요. 이미 시위대도 흥분한 상태여서 맞섣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진압 병력이 적게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포위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포위까지 했었고 일부는 의회건물쪽으로 전경들이 못 나오게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그만큼 우리쪽 인원수가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이 몇 십분 가량 흐르고 전경 애들이 흥분을 했는지 안 보이던 곤봉까지 들고 나오더군요.
우리는 밀려서 시청 4번출구 부근까지 밀렸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리쪽 인원이 많으니 이들을 다시 포위하자고 했습니다.  얼핏 봐도 가능성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방송차량 이런 상황 인식 못하고 시청 뒷편에 자리 잡더니 분노의 함성이나 찾고 노래나 불러대고...참나 진짜 어이없었습니다. 그렇게 대치하고 있는데 몇 분후 방송차량에서 종로쪽에서 민노총이 밀렸다고 지원을 가야한다고 하면서 사람들 몰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대치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이리오라고 막 소리쳤죠. 사람들 우왕좌왕하는 사이 전경들 다시 밀고 나오더군요. 결국 대한문까지 밀리면서 그 자리 다 내줬습니다.
너무 허탈했습니다. 물대포 맞고, 날아오는 물건에 다치고, 진압시 맞고... 그런 것들이 그냥 그 자리에 뭍혀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그 사람들은 무얼 위해서 그렇게 앞에서 노력했을까요.....ㅠ

상황 3.
분한 맘을 삭이지 못 하고 종로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가서 보니 그 쪽도 전경차 몇 대 부숴지고 상황을 봐서는 치열했으리라 짐작이 가더군요. 2시경에 갔었나 그렇게 아침까지 대치를 했었습니다. 전경들도 진압하려는 분위기가 아니고... 그냥 그렇게 소강상태

오늘도 아침이 되었는데 사람들 많이 남았습니다. 저번 주보다 더 많았습니다. 방송차량에서 쉬지않고 구호 외치시고 분위기 이어갈려고 하는거 인정합니다. 매일 고생이 많겠죠. 저도 매일은 못 나가니 그 들에게 고마워 해야 하고 여기까지 이어져 온 것도 대책위 노력이란것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저번주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더군요. 아침이 되었으니 이만 마치고 오후 5시에 다시 모이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번주에 항의를 받아서 그런지 남으실 분들은 계속 남으라는 말은 남깁니다. 어이상실...
그러나 이미 사람들 파하는 분위기인줄 알고 하나둘 갑니다. 결국 또 남은 사람들만 남아서 대책위 사람 붙잡고 얘기합니다. 가만보니 저번주 항의 받던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끝날 시위 뭐하러 하냐고. 아침되면 더 많은 사람들 나올거 아니냐고. 이렇게 쉽게 파할거면 왜 밤에 그 많은 비 맞아가면서 집회하냐고. 물대포 맞고, 연행되고, 다친 사람들 희생은 뭐가 되냐고....

여기서 저 다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대책위 그 양반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항의하니까 왜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갈 사람은 가는 것이고 남는 사람은 남는 것이다....으악....
목소리가 커지고 많은 사람들이 항의 하니까 그제사 깊게 다시 생각해보겠다.....

글 중간에도 밝혔듯이 저 그 사람들 노력하는거 압니다. 나름 앞서서 현 상황을 이끌어 가는거 인정합니다.
언젠가 아고라쪽에서 대책위 사람들 이 상황을 끝 맺을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글을 본 것이 기억납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얼핏 봤지만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니 나름 수긍도 갑니다.

그렇게 쉽게 들어갈 사람들이라면 그 많은 사람들이 비 맞아 가면서 밤까지 샏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어제 같아서는 오늘 끝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한 제가 바보처럼 느껴지더군요. 지금도 많이 허탈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다보면 사람들 지칠 겁니다. 힘들어 질 겁니다. 포기도 생각하겠죠. 관보게제까지 되고 유통까지 될려는 시점에 대책위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방근 아는 분한테 연락왔는데 시청쪽은 전경들이 이미 애워쌓다고 하는군요. 아예 못 모이게 할려는 의도 같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니 또 한 번 허탈감이...ㅜ.ㅜ
어제가 진짜 기회였을 수도 있었는데....ㅜ.ㅜ
IP : 124.60.xxx.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책위는
    '08.6.29 6:35 PM (116.41.xxx.86)

    아무리봐도 그저 사람들 모아 모금이나 하는게 목적으로 보입니다. 항상 대책위 차 빠지고 나면 강경진압 들어옵니다. 대책위 방송차량으로 방송하는 여자분, 견찰이 목표잡고 덤벼들기는 커녕 그냥 고이 모셔두는 느낌입니다. 의도하지 않은거라도, 이미 대책위는 시민이 아닌 견찰에 유리한 짓들만 계속 하고 있습니다.

  • 2. 자의로
    '08.6.29 6:49 PM (211.207.xxx.76)

    시작한 일이기에 본부가 없는 셈 이지요. 즉 촛불 쪽에는 지휘관이 없어요. 저 는 대책위 믿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정 말 빡세게 지휘할 분 찿으면 다 몸 생각 않할수없고....군생활 제대로 하셨으니 잘 아시겠지만...이렇게 편제가 짜지면 좀 더 수월 할텐데 그렇게 되면 또 구속 사태가 나겠지요. 이래서 시민 운동이 어렵다는 거지요. 우리가 직업적인 시위대가 아니기에....

  • 3.
    '08.6.29 6:52 PM (121.129.xxx.72)

    예. 님의 글 공감 만배입니다.

    정말 대책위의 방송소리를 따라하지 마십시요. 특히 고시철회만 계속 떠드는 거요.
    앞에서 강제 진압, 연행되는데 노래 부르는 대책위 ,
    이만 시위 끝났으니 집에 가자는 대책위,
    시위대에 참석하지 말고 얌전히 자유발언이나 노래만 하자는 대책위
    밤새 짱짱한 앰프가 초저녁이라도 진압 들어오기 전이면 여지없이 전기가 다 되었다는 방송차를 가진 대책위,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도 비난에도 불구하고 모금함만 열심히 돌리는 대책위
    그 돈 어떻게 썼는지 발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대책위,

    대책위 분들께 감히 충고 말씀 드립니다.
    어떻하던 시민들은 대책위를 비난하고 싶어도 참고 또 참습니다.
    그게 정부가 원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나 알려질 것은 알려집니다.
    혹여라도 촛불이후를 생각하신다면 시민의 편에 서십시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대책위 관계자 여러분 같이 먹칠 당하시지 않으시려면 그 마스크 빼앗아 시민들에 주십시요.
    우리끼리 토론해서 사용하겠습니다.

  • 4. 꾸미타샤
    '08.6.29 7:22 PM (59.16.xxx.235)

    지나고 보면 후회스러운게 많이 보여지는것이지요.
    그러나 그앞에 서고보면 여럿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다보면 의견의 반영되지 않은
    쪽에서 보면 답답해 보이겠지요.
    그러나 자신에게 닥쳐올 여러 고통, 치러야할댓가들을 감수하면서 그앞에 서신분들을
    뒤에서 편하게 있다가 이렇게 분석 비판만 한다는 것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위에 분들 집회현장에 과연 몇일 참석 하셨습니까?
    저는 할일 다하고 남는 시간 쪼개가며 참석한지라 그분들앞에 할말이 없습니다.
    갈때마다 성금했지만 그분들 보고 했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
    그돈 어떻게 썼는지 발표하는것 안해도 좋습니다
    그분들 한테 그런것 요구할 시간 있으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를
    생각해보아야한다고 봅니다

  • 5. 눈사람
    '08.6.29 9:36 PM (58.120.xxx.92)

    대책없는 대책위 맞습니다.

    무책임한 대책위입니다.

    저는 그들을 지휘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한쪽에서 얻어 맞고 붙들려 가는데

    구호만 백날 외치고

    시민들을 붙잡아 두는 행태 용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도 구속을 각오하고 열심히 한다.

    맞습니다.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이명박도 열심히 합니다.

    시민들에게 등돌리는 태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지도의 위치에 서겟다고 스스로가 약속햇다면

    제대로 지도를 해야지요.

    적어도 찬물 끼얹는 태도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발적 시민운동의 한계이기도 하겟지만

    우리 시민들도 이제 똥인 된장인지 분간을 서서히 해가고 잇습니다.

    우리의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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