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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봤네요,,, ㅜ.ㅜ

한숨만..... 조회수 : 1,419
작성일 : 2007-08-02 17:34:51
저도 이제 결혼을 했고 내가 원하던데로 전업주부로 살고 있지만.
결혼이 우리 둘만 좋고 편하다고 순조로운 게 아니라는 거 이제 슬슬 실감나고 결혼이 현실이라는 것도 와 닿는 시점에...  전 사실 대학때 전공이 제 적성이 아니어서요 비슷한 길이긴 하지만 그 직업만큼은 안 갖겠노라고 다른 공부를 했었어요. 결과는 당연 안 좋았죠.
그 좋은 시절 허송세월로 다 까 먹고 공부한답시고 한 2~3년.
그리고서 희망도 없는 백수로 지낸 기간들...
우연히 대학동기 홈피를 찾았다가 그 친구에 친구들까지 모두모두 전공살려 다들 잘 살고 결혼도 했고 애도 낳았고 뭐 그런 생활들을 보게 됏네요.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지만 전공살려 잘 된 동기들 보니. 또는 부모덕인 지 뭔 빽인 지 들어갈수도 없는 자리에 들어가 직업갖고 살아왔던 친구를 보니...
참 맘이 착잡하고 허무하고 슬퍼요.
내가 백수로 방황하고 희망도 없이 집에서 구박받고 살았을 때 그 친구들은 모두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살았구나 하는...
결혼해 애 낳고 살면서도 전문직이니 그 친구들 모두 맞벌이겠죠.
난 능력도 없고 이게 뭔가,,,
울 남편 나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지만 그래도 가슴 한 켠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들...
요즘 부쩍 느끼거든요.
주변에 아무도 저더러 뭐라 하는 사람 없는 데(전업이라고) 괜한 자격지심이 들어요.
이런 시점인 데 어쩌자고 동기 홈피는 찾은 건 지...
휴~
나도 적성에 맞거니 안 맞거니 그냥 그 직업 갖고 그냥저냥 살았었더라면 지금 연봉도 꽤 받는 자리까지 올라가 있을텐 데. 이제와서 후회해 봤자지만 지난 내 인생 돌이킬수도 없지만 너무너무 그냥... 속상하네요.
그 땐 어리고 철이 없어서 엄마말도 안 들어왔고 그저 내 고집 하나로 밀어부쳤었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곧 죽어도 못 한다고...
부모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울 부모님 빽이 좋아 어디 편하고 좋은 자리 저를 떡하니 취직시켜 주실 만한 상황도 아니었어요.
저랑 같이 학교 다닐 때 나도 이 직업은 못 갖는다 했던 절친했던 친구마저 절 배신하고 그 친구는 자기 아버지 도움으로 그나마 편하고 좋은 자리 아무나 쉽게 취직도 할 수 없는 곳에 취직했다죠 아마.
그 이후 그 친구하고도 연락 끊고...
돌이켜보니 전 정말 암울했네요.
한참 이쁘고 좋을 시기 20대 꽃같은 시절에 마냥 허송세월만 보낸 것 같아요.
옆에서 절 지켜보던 가족들도 얼마나 깝깝했을까요...
이제는 세월이 지나 제가 다시 그 직업을 갖고 일할수도 없을 것 같아요.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뭐 내가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해봐도 마트에 캐셔 일 밖에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요.
그렇다고 남편이 맞벌이 해라 이런 것도 아니거든요.
그냥 저 혼자 이래요 저 혼자... ㅜ.ㅜ
저 집에 있다고 그 누구도 뭐라 안 해요 이제는 정작.
결혼도 했고 이젠 아기나 얼른 갖어 낳으라고.
근데 아기문제도 맘처럼 쉽지 않쟎아요.
차라리 아기라도 얼른 갖어 낳으면 잡념들도 사라지고 그럴 것 같은 데...
이래저래 맘이 안 좋아요.
지난 세월 후회해 봤자죠? 글쵸?
지금부터라도 최선다해 남편하고 행복하게 열심히 살면 되는 거겠죠?
님들 이해를 해 주시려는 지 모르겠지만...
제 맘 좀 위로해 주세요.
ㅜ.ㅜ
IP : 121.139.xxx.10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7.8.2 6:07 PM (58.148.xxx.28)

    저도 그래요,
    전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되서 지내다가 얼마전에 사직했는데요,
    제 친구들 취업 안된애들은 대학원 가서 지내더니
    지금은 다들 교수 자리 하나씩 앉아있네요,
    물론, 공부 좋아하던 애도 하나 있지만, 나머지는 그냥 그랬는데...
    그냥 행복하게 열심히 지내세요,
    사람 사는 게 겉으로 보이는 거 하고 다르게
    다 어려운 일 몇 가지는 있는 거 아니겠어요?
    원글님 친구분들도 우리가 모르는 나름대로 힘든 점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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