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관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이 아래와 관련해 서명 운동을 준비 중입니다. 학부모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에 아래 글을 옮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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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관을 빼앗지 말아주세요!
서울시 종로구 사직공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어린이도서관이 있습니다. 1979년 세계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시립아동병원이었던 건물을 도서관으로 단장했습니다. 낡은 시설이지만 그동안 어린이도서관은 많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던 어린이들은 이제 부모가 되어 자녀와 손잡고 도서관을 찾습니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1983년 군사정권은 도서관 건물의 1/3을 빼앗아 ‘사직동 안가’로 사용했습니다. 벽 하나 사이로 한쪽에서는 어린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책을 읽고, 건너편 벽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2002년 5월 국민의 정부는 6억원을 들여 군사정권에게 빼앗겼던 어린이도서관을 예쁘게 단장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어린이들은 따뜻한 온돌마루에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집에 컴퓨터가 없는 어린이들은 3층에서 맘껏 정보의 바다를 헤엄쳤지요. 별관 1층 전시실에서는 그림책 원화전과 어린이들만의 솜씨로 전시회도 열었고, 보존 자료실에는 도서관의 역사와 함께한 자료들과 서울시에 있는 어린이집과 보육원, 고아원 등에 관외 대출하는 책들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어린이도서관은 정말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경찰청에서 여경의 자녀를 위한 보육시설로 쓰기 위해 별관 1층을 비우게 했답니다. 조만간 2, 3층도 비워야겠지요.
이렇게 되니,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당장 별관에 있던 이용자들의 휴게실이 폐쇄되었고, 보존 자료실을 본관의 교양강좌실과 이용자 휴게실로 이전했습니다. 본관 휴게실도 없어지자 도서관에서는 주차장 터에 파라솔을 설치했습니다. 도서관에 갔더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데 그 빗속에서도 파라솔이 꽉 찼습니다. 소나기가 올 때마다, 바람이 불때마다 걱정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떡하나? 곧 겨울이 닥칠 텐데…. 또 아이들은 매일 30도가 넘어가는 무더운 날씨에 아스팔트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놀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맘껏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배가 고프면 휴게실에 모여앉아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 아이들에게 도서관나들이는 신나는 소풍이랍니다.
어린이는 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집단입니다. 때리면 맞고, 굶기면 배곯고, 버리면 길거리에 나앉습니다. 아이들은 유권자도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단체를 만들 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를 사랑하는 많은 어른들이 나서 주십시오.
우선 정부에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참여정부를 지지한 대다수의 지지자는 소시민들입니다. 서민층에게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을 기대하면서 기꺼이 한 표를 던졌고, 그분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주세요.
수능에, 논술에, 독서기록장까지…교육정책 덕분에 독서교육 붐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책값은 결코 만만치 않으니, 이 또한 부익부 빈익빈이 되지 않겠습니까? 공공도서관에서라도 책의 허기를 달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이미 정부에서는 많은 도서관을 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꼭 지켜주십시오.
내년에는 서울에서 ‘세계도서관대회’가 열립니다. 외국손님들이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을 보러 오시겠지요. 남들 눈치보고 살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먹고 살만한 나라에서, 서울과 같은 국제도시에 서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초라한 어린이도서관 밖에 못 준 것이 정말 부끄럽고 자존심 상합니다.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은 정말 다릅니다. 집값이 뛸 때마다, 대치동학원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강북에 사는 게 서글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북에는 고궁과 어린이전용 도서관이 있기에 위안이 됩니다. 도서관 주변에는 어린이도서관이 있어서 이곳을 쉽게 뜰 수 없다는 소박한 이웃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직동에 있는 도서관은 비단 동네 주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일산, 안산, 광명, 시흥 등 인근 경기도 지역의 어린이들도 많이 찾아옵니다. 어린이 책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지요.
여경들의 자녀를 위한 보육시설도 꼭 필요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낳기만 하면 사회가 길러준다’는 말에 배신감이 들고, 육아는 오로지 엄마의 몫인 것 같아 서글픕니다. 자식 때문에 웃고 울어본 어미 맘은 다 똑같을 겁니다. 24시간 교대 근무하는 여경의 자녀들을 위해 보육시설도 꼭 마련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욕심내지 말아주세요. 어린이도서관 별관을 빼앗아 지은 보육시설에서 그분들의 자녀들이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는 동안 도서관에 놀러온 아이들은 휴게실도 없이 자동차가 드나드는 마당을 서성거려야 합니다. 내 아이가 운다고 이웃 아이의 막대사탕을 빼앗아 손에 들려 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늘 ‘어린이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사랑을 아이들에게 보여야할 때입니다. 어린이도서관을 빼앗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완전히, 제대로 돌려주세요!
2005. 8. 15.
사 직 어 린 이 독 서 연 구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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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라면 필독!] 어린이도서관을 빼앗지 말아주세요!
도서관 조회수 : 398
작성일 : 2005-08-17 08:56:14
IP : 218.51.xxx.12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5.8.17 1:12 PM (66.199.xxx.12)어처구니가 없네요
국민을 우롱하는것으로밖에 볼수 없네요
경찰 보육 시설을 짓는다고 역사적인 도서관을 없앤다구요?
가서 외국에 도서관이 얼마나 많으며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 알아보라고 하고 싶어요
정부는 도대체 뭐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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