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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때문에 슬퍼요.

슬퍼요 조회수 : 1,570
작성일 : 2004-10-25 22:22:25
우리 아들은 2학년.
또래에비해 작고, 아직 애기티가 나지만 무척 영리하고 성적 우수해서 선생님께 늘 칭찬받는 아이. 친절하고, 양보잘하고, 깔끔하고, 조용하고...영낙없는 모범생 스탈이예요.

근데...왜그럴까?

아이는 친구가 없어요.

반아이들한테 따돌림당할 그런짓하는 아이가 전혀 아닌데, 오히려 인기가 있어야 할것 같은데.

여기에는 제탓이 너무 큰것 같아 맘이 아프답니다.

제가 어딜 나가질 않아요. 집에서 혼자 있는걸 좋아하고, 꼭 볼일이 아니면 밖에 나가질 않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시키고, 피아노 연습시키고, 만화한번 보여주면 저녁 먹을 시간이잖아요.

다른 아이들은 이집 저집 다니면서 어울리기도 하는것 같고, 아님 학원에서 만난다던가 할텐데...우리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갈일이 없죠.

너무나도 바르게 잘 커주는 아이라 많은점에선 감사하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전 있던 일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베개적시며 울었답니다.

요즘엔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다는데, 걔가 제 아들한테 좋은 향기가 난다고 했다고 그 바쁜 아침마다 거품만들어 샤워를 정성스레 하는데, 우습기도하고, 좋아하는이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구나, 하는 맘에 가슴한켠이 따뜻했었죠.
제 아이 말로는 그 여자애도 자길 좋아한대요. 서로 좋은말로 감싸주고, 옆에 있으려 한다구...

그런데요, 얼마전에 그 여자애 집에서 생일파티가 있었다네요.
반아이들도 초대장을 꽤 받았대요.
그런데 우리 아인 받질 않았어요.
제딴엔 평일이니까 식구들끼리 맛있는거 먹으러 갔을거야, 아님 친척들하고 작은 파티를 했거나...생각나는대로 얼러줬지만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별 생각없는 그 여자애땜에, 아님 약간의 호의를 보여준걸로  전같지않게 호들갑스럽던 우리 아이가 얼마나 불쌍하던지요.

그 어린것이 자기 속상한것 엄마한테 안 보이려고 애써 딴 얘기로 화제 돌리는것도 맘이 저리고...

아이의 사회생활을 제가 다 차단하고, 또래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기회를 주지못한 탓인거 같아서요.

그러고보니 여태 누구네 생일파티 같은데 한번도 초대된 적이 없어요. 물론 저희도 아이 생일때 우리 부부가 열심으로 놀아주구요.

학교 쉬는시간에 노는걸봐도 여기저기 아이들 놀고있는데 말을 잘걸고, 같이 하려곤 하지만 이내 빠져 나와요. 아마 안 껴 주나봐요.

항상 같이 노는 또래들이 정해져있질 않으니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시간을 보내는거죠.

제가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
어떻게해야 아이들과 어울릴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감싸고 온실속의 화초처럼 키우고 있나요? (사실 그렇게 곱게 키운다는 생각은 안하는데...)

방법이 있을까요?

IP : 69.192.xxx.5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기와 나
    '04.10.25 10:32 PM (61.74.xxx.109)

    아유~ 어떡해요.제 맘이 다 아프네요.
    아드님 친구들을 집으로 한번 초대해서 같이 놀게 해주면 어떨까요? 스파게티나 피자, 츄러스도 굽고 아이들끼리 한번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집에 돌아갈때 조그만 종이컵에 추파춥스나 미니 스니커즈 같은 거 포장해서(랩으로 싸면 쉽거든요) 다음에 또 놀러오라고 주면 좋아할꺼예요.

  • 2. 백조
    '04.10.25 10:35 PM (222.234.xxx.67)

    제가 아는 중학생 중 전교1등하고 정말 순수한 아이가 있습니다.
    근데 이 아이 왕따 당한다고 하더군요. 이해가 안갔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두가지만 조심 하면 절대 왕따 안된다고 해요. 너무 잘난아이 그리고 바보
    님의 아드님은 아마 외동아들 인가보군요.
    아이들에게 상처 받을까? 아니면 다른아이들과는 차별된 공간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으신가요
    우리 아이들에겐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을 듯해요.
    그리고 빨리 친구를 만들지 않으면 고학년이 될수록 더 힘들다고 봅니다.
    요즘 아이들 제 친구 경우에는 학부모회 엄마와 아이들만 불러 크게 생일 잔치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아이는 아껴주니까 엄마가 그집아들 데리고 와서 자기도 어머니회 들겠다고
    우리 아이도 생일잔치에 껴 달라 했다더군요.
    제 생각엔 님께서 자녀분 어머니들과 친분도 만들고 노력을 하셔야 겠어요.
    예전에 우리가 다니던 학교와 요즘학교 생활은 정말 다르더라 구요.
    특히 남자아니들 집에서 끼고 만 살면 나중에 엄마가 다 해줭야 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참 태권도 학원에 보내심 좋을 듯 하내요. 아님 수영이라도
    걱정만 하시지 말고 방법을 연구해 보심 좋을듯해요....

  • 3. 마농
    '04.10.25 10:45 PM (61.84.xxx.28)

    학교 어머니회 활동같은거 의식적으로라도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소풍가서도.. 다른 엄마들과 친해지려고 애쓰시구.. 연락처 주고받고 따로
    초대하시구요.....
    성격이 내성적인 분에겐 정말 내키지않는 일들이지요.
    그런데..아이를 위해서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최선같아요.
    다른 학부모들과 친해지면..아이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어요. 같은 반 친구들 입장에서 바라본 내 아이...
    부모인 내가 보는 관점과 아주 틀린 경우도 많거든요.
    같은 또래 아이들 눈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또 무엇이
    너무 넘친지가 파악이 되어야지 아이를 도와줄 수가 있쟎아요.
    같은 반 학생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면....그 엄마들을 통해서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가 있으니깐....
    글구...엄마끼리 친하게 지내면...아이들도 친하게 되는 것같아요.
    아직은 저학년이니..엄마가 '@@랑도 같이 놀아...'라고
    말해주면 엄마말 듣게되구요.

  • 4. 리모콘
    '04.10.25 11:00 PM (211.237.xxx.8)

    집에 PS2 라도 사다놓고 집을 활짝 여셔야 할 것 같아요,,,
    어울리기 싫어도 어머니회 꼭꼭 나가시고요...
    학교 자주 가셔서 아이들한테 얼굴 도장 찍는 것도 필요하구요..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활발한 아이한테 호감을 갖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사실 적극적이지 않거든요...애 학교 가기 디게 싫어하구요..
    애 땜에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 5. 지나다가
    '04.10.25 11:21 PM (141.223.xxx.143)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이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관심사가 같으면 편견없이 금방 친해질 수 있는거 같더라구요.
    애들 남자 애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면 유행하는 컴게임이라든지 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딱지 같은 것들.....
    한 두명이라도 불러서 뭐하고 노는지 관찰해보시고, 아이도 같이 하도록 해보심 어떨까요?

  • 6. 로미
    '04.10.26 9:07 AM (218.156.xxx.155)

    울 아이도 2학년이랍니다.
    이 녀석은 친구들을 너무 끌고다녀 탈인데 또 반대의 걱정을 하는 분도 계시는군요.
    아직은 어린 나이니까 어머니께서 먼저 적극적으로 친구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이사를 하자마자 곧 입학을 하게되면서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아들의 "친구만들기" 였답니다. 같은 유치원을 다닌 친구도 없고, 동네도 낯선데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아더랬지요.
    게다가 제가 직장을 다니니 학교일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수도 없었구요.
    해서, 토요일이면 무조건 친구들을 데리고 와라 했답니다.
    아이들이 한 두명씩 따라오면 떡볶이도 해주고, 치킨도 시켜주고,
    함께 공원가서 놀고 아이스바 하나씩 사먹으라고 천원짜리 한장 울 아이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기도 하구요.
    지난 해 내내 자주 그리했더니 이젠 아이들이 너무 밀려옵니다.-.-;;
    원래 활달한 아이이기도 하지만 저의 노력도 어느 정도는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요새 하는 부탁은 오늘은 꼭 혼자 와라입니다.
    일요일에도 아침 일찍 부터 전화하는 친구들 땜에 단잠을 날리기 일쑤거든요.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아이들이 학원에 가지 않는 토요일을 택해서
    자주 이벤트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예쁘게 초대장을 만들어 아이편에 보내고
    아이들 대여섯명 정도를 모아 쿠키 만들기를 해본다던가,
    사내아이들이 좋아하는 팽이시합이나, 카드게임도
    좋구요,
    공원에서 줄넘기나 배드민턴을 치는 작은 운동회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거리도 간단히 준비하고,
    점심 요기될 수 있는 햄버거나 피자 주문해주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지요.
    초대된 아이들 엄마에게 일일이 전화드려서 점심이나 귀가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도록 안심시키시구요....

    다소 번거로운 일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를 위한 일이니까요.
    사회생활의 시작이랄 수 있는 학교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소외감을
    먼저 느끼게 된다면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길고 긴 인생의 여정이 너무
    힘겹지 않겠어요. 우등생, 모범생도 좋지만 교우관계를 원만히 맺고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일 것 같아요.

    너무 걱정마시고 이제 부터 조금씩 시도해 보세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저학년이라 부모의 간섭이 충분히
    먹힐 수 있거든요.

  • 7. 빈수레
    '04.10.26 9:08 AM (218.235.xxx.93)

    1, 2학년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엄마가 많은 걸 직접 해 주는 경우라면,
    등하교시 학교 근처까지 자주 데려다 주리라 생각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하교시에 보면, 끝나자마자 아이 만나 데리고 오기 보다는, 아이가 잠시라도 하교길에 학교 운동장에서 놀거나 집에 오는 길에 있는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좀 놀게끔, 놀리다 오세요.
    나가보면, 외동이나 늦동이 엄마들이 몇몇 있을테니, 엄마는 아이들 노는 것에는 큰 관심두지말고 그 엄마들이랑 이야기 잠시 하시구요...
    그리고 애가 스스로 못 사귀면, 엄마가 상황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자모회나 녹색어머니회 같은 것에 가입하시는 겁니다.
    그 엄마들과 연결이 끊어지지 않으면, 엄마 봐서 아이를 놀러 오라고도 하고,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니 그룹으로 묶을 때 먼저 스카웃(!)제의도 하고 그러니까...
    적극적이지 못한 엄마가 크게 애쓰지 않아도, 친구만들어 주기는 조금은 쉬워지지요.

    그리고, 아이가 모범생이라면, 다른 아이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요, 요즘 애들은.

    울아들, 머리는 넘치는데도 공부를 안하길래,
    "넌 공부 잘해서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있고 선생님 귀여움도 받고 싶지 않니??"그랬더니,
    당장 답이 돌아 오더이다, 요즘 애들은 공부 잘하고 선생님 귀염 받는 애들이 따~당한다고, 잘난 척 안해도 그 사실만으로도 잘난 척한다고 싫어한다고.
    이게 울아들 2학년때 대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생일초대문제는.
    일단 그렇게 방과 후에 같이 놀던 아이들,
    또 그래서 이집저집도 가고, 그래서 엄마들도 어떤 애들이랑 어떤 식으로 노는 지 아는 경우에 초대받습니다. 특히나 성이 다를수록 말이지요.
    것도 삼학년 이학기던가부터는 성별이 다른 애들은 별로 안 끼더군요, 초대인원도 열 명 이하로 줄어들고.

    참, 아이가 너무 소극적인 것 같기도 해요.
    운동 하나쯤 하나요??
    혼자서 하는 운동말고 그룹으로 묶는다거나 단체가 하는 운동을 한 번 시켜 보세요.
    저학년때 꾸준히 운동시켜서 체력을 키워놓지 않으면, 고학년이 될수록 체력이 딸려서 공부에 지장이 오는 상태도 자주 생깁니다.....

  • 8. 정말 미남
    '04.10.26 9:53 AM (220.65.xxx.158)

    2학년 아들 내성적이라 애기 아빠와 제 직장 동료들이 걱정했습니다. 친구생일 초대받는 일도 없고, 데리고 오는 친구도 없고, 놀러가는 친구집도 없다고...
    저도 타지에서 직장생활 하다보니 어울리는 이웃도 없고....
    시간 내어 학교에 가서 노는 모습을 지켜 봤더니 저를 의식해서인지 혼자서만 빙빙 돌더군요.
    그래서 걱정이 되어 담임 선생님과 상담했더니 표정도 밝고 긍정적이고 제 할일 알아서 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논다고 하더군요.
    어느날 학교에서 동생이 노는 것을 본 큰 아들이 "엄마 명준이 진짜 잘 놀던데요" 이러는 겁니다.
    집에서 판단하는 것 하고 다르더라고요. 한시름 놓았지요.
    일단은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 9.
    '04.10.26 10:42 AM (166.104.xxx.9)

    제 친구가 고등학교때 저한테 했던 얘기가 있는데..

    공부잘 하는 애는 뭘해도 잘난척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같은 애들이랑 놀기 싫어서 잘난척 하는걸로 보고 나대면 나대는거 자체로 잘난척으로 본다고.

    제 친구나 저나 둘다 공부 잘 하는 애들이었고 모두 험난한 초중학교 시절을 보냈던거 같아요. 뭐 지금 생각해보면 피식 웃음만 나고 그냥 별거 아닌 일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가면 자연스레 어울려지기도 하고 또 고등학교 시절만 무사히 잘 보내고 나면 대학교는 정말 성적이나 뭐나 비슷비슷들 해서 오히려 친구 사귀기도 좋고. 그 친구도 저도 고등학교때 친구는 몇 안 되고 대학가서 만난 애들과 더 친하게 지내는 편이죠.

    큰 상처만 안 받고 자라나게 해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굳이 애들 와글와글한 틈속에 끼워 넣을 필요가..(제가 개인적으로 그냥 몇몇 마음 맞는 애들하고 노는걸 더 좋아하고 와~~하니 여러명 몰려다니는걸 싫어해서 그런지...)

  • 10. 빈수레
    '04.10.26 10:56 AM (218.235.xxx.93)

    "저"님 글을 보고서 웃음이 살짝 나와서요, ^^;;;
    아직 아이가 없으신 분인가 봐요....

    우리 본인은 그리저리 지냈고, 그 개인적인 삶에 그리 불편함을 못 느꼈으면서,
    아이가 그러면, 더더군다나 원글님의 아이처럼 본인이 어울리고 싶어하는데 초대를 못 받은 경우라면....
    엄마들은 속이 좀 상하지요, 내 일이 아니라 내 아이의 일이기 때문에.

    사실, 이것도 저학년일 때까지예요.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얘기를 안하니까.

  • 11. 원글이
    '04.10.26 11:36 AM (69.192.xxx.58)

    여러분들의 정성스런 답글에 감동 받았습니다. 정말 제가 나서서 노력하면 미약하나마 변화가 있을거란 희망이 생기네요. 함, 기운내서 세상밖으로 나가봐야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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