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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장수산나 조회수 : 1,132
작성일 : 2004-10-06 09:31:12
여름내내 더위를 피한답시고
맥주집에 앉아서 늦도록 술타령을 한 것이 비만의
주 원인으로 분석한 바오로....

아침가리에서의 폭식이 더더욱
바지지퍼가 불편하게 올라가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라며 당분간
절주를 선언!!!!

울 바오로는 술  마실일만 엄스믄 거의 땡돌이임다.
설명 : 퇴근시간 땡! 치면 바로바로 집으로 오시는 분덜을 땡돌이라 함.

바푸리는 열두시가 되야 들어오고
눈비비고도 담주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땜에
마두도서관에 갔으니 열시는 넘어야 들어옵니다.

이른 저녁밥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쳤슴에도 불구하고
바깥은 아직 훤합니다.

두 영감,할마이가 뻥하니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 있다가
근지러우면 서로의 등이나 긁어주고
그것두 심심하믄 십원짜리 화투나 치기에는 아직은 쫌 거시기 합니다.

테레비 채널권을 가지고 둘이 싱갱이를 하면서 이곳저곳으로 돌려봐도
마땅히 재미진 프로그램조차 없는.....참으로 할 일엄는 날도 있등만요.

그때! 울려준 반가운 전화벨소리~
이웃에 사는 가브리엘형제님입니다.
처가집에서 키운 개를 잡았는데 다리통하나는 낼 생태공원에서
친구들이랑 삶아먹기로 했고, 나머지 다리통하나를 가지고 가서
울바푸리를 맥이라는 겁니다.

"아이다~ 울수산나가 개고기 무서버한다~ 냅두고 느그들이나 삶아무라~"
바오로는 가브리엘형제님께 고맙기는 하지만 마눌이 개고기 알레르기인걸
알고 있으니 아쉽지만 거절을 하는 눈칩니다.

집에서 키운 순수(?) 똥개고기는 요즘처럼 사료만 먹이는 개와는 육질이 다를꺼인디....
개고기라면 환장을 하는 바푸리와 바오로에게 푸욱 삶아주믄 무쟈게 좋아할꺼라는 걸 알고
있지만 우얀일인지 개고기요리는 무섭기만 한 수산나...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수산나가 왜 개고기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했등만.....
바오로의 대답은 '미신'이라꼬 한마디로 단정을 짓는겁니다.
을매나 불쾌하던지....

바오로는 내가 개고기에 대해서 갖고 있는 선입견은 미신이다, 나는 그게 왜 미신이냐~
어릴적 기억으로 인해 개고길 싫어하는 내 느낌일 뿐이다~~아니다, 기다.....그럼서 한바탕 부부싸움이 벌어졌슴다.

부부싸움이라는게 그렇잖아요....
처음 싸우게 된 원인은 어디론가 멀리멀리 달아나 버리고 전혀 엉뚱한 것으로 싸우고 있음을
문득 깨닫게 되는거....
일파만파로 번져서리 이미 과거사로 덮은지 오래되는 야그까정 다 나오고....
한마디로 묵은밭을 뒤집어 엎는 과정을 거치믄서 서로 눈흘기고, 뒷머리 땡겨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바오로가 그러는겁니다.

"니, 왜 오늘은 집 안나가노? 와?
니 요즘에 못된 버릇하나 생깄자나? 요 대목쯤 되믄 꼭 대문 꽝 닫고 집 나갔자나?"
이캅니다.

"왕꽃선녀님 연속극 볼 시간인데 우째 나가노?  낼 아침에는 루치아헹님이랑 아침미사 보기로
약속했기 땜에 재방송도 몬본다~ 그라이 내가 우째 집을 나가겠노?"
그람서 바오로 앞에 놓인 모콘(울집에선 리모콘을 그렇게 부름니다.)이를 언능 나꿔채설랑은
테레비를 켰등만 오매오매 우짜냐~~벌써 시작했구마이~~~

저누무 인간땀시 왕꽃선녀님 놓칠뻔 했네....궁시렁궁시렁
니는 부부싸움 계속 할라믄 해라~ 나는 연속극 봐야하니께...
식탁의자에 앉아서 쉭쉭대던 바오로...슬그머니 수산나 옆으로 와서 앉습니다.

마침 행자아줌마 아들 판정수와 샤인호텔 입양딸래미 문미영이가 결혼식을 하고 나서
축의금을 못 받은 행자아줌마가 씩씩거리며 분해하는 장면이 나왔슴다.
"수산나야, 저 아줌마는 와 씩씩거리노?"
"으응, 샤인호텔은 부자니까 축의금을 안받았거등, 사돈이 돈을 안받으니 지그들만 받기가
쪽팔링께 지그들도 덩달아 축의금을 안받는다 이캤거등~~~
그라이 돈을 몬받았으니 을매나 분캤노~~~ "

"수산나야~ 저 아지매는 와 저래 생긴게 심퉁맞노? 참말루 배역도 잘 맡은거 같다 그재?"
"그라이 연기자재~~우리가 봐도 미깔시럽다 싶게 연기를 하는거 보믄 참말루 타고난
연기자인기라~ 안그렇나 바오로?"

언제 우리가 부부싸움을 한거쥐?
쿠션 여러개 동개서 비스듬허니 누분 수산나옆에서 나으 푸짐한 살들 중 일부를
어느틈엔가 부텀 주물럭거리고 있는 바오로.....

"바오로~눈비비고만 오믄 우리 일찍자자....일찍 자야지 일찍 일어나쥐 안그려?"
"그려그려....우리 수산나 눈이 다 감깄네...그려그려 일찍자자, 일찍자아~~~"

그려서 어젯밤에는 일찍 잤다는.......


IP : 61.80.xxx.15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루
    '04.10.6 9:34 AM (219.252.xxx.28)

    감칠맛 나는 글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

  • 2. 김혜경
    '04.10.6 9:35 AM (218.237.xxx.55)

    하하하...장수산나님..책 내세요..너무 재밌어요...

  • 3. 언제 우리가
    '04.10.6 10:17 AM (211.253.xxx.52)

    -------------
    언제 우리가 부부싸움을 한거쥐?
    쿠션 여러개 동개서 비스듬허니 누분 수산나옆에서 나으 푸짐한 살들 중 일부를
    어느틈엔가 부텀 주물럭거리고 있는 바오로.....
    ---------------
    하하하...
    눈앞에 한폭의 멋진 풍경화를 보는듯한 느낌..
    부럽습니다.
    모콘도 우습고...
    저 어젯밤 왕꽃선녀 못봐서 지금 재방송 볼려구요. 지금 광고중==3=3=3=3

  • 4. 어부현종
    '04.10.6 10:27 AM (221.166.xxx.191)

    잠시 짬을 내어 들어왔더니 수산나동생 바오로 허리키워준게 내가 범인같아서 댓글 안날길려다 그래도 한마디 하고갑니다
    나도 안묵어요

  • 5. 양미영
    '04.10.6 11:37 AM (221.155.xxx.240)

    저도 딴지는 아니고요..^^;;
    제가 놀고있는데 어머님,아버님이 그만하고 쉬란말씀은 안하시겠죠?
    할건 다~합니다~~ : )

  • 6. 장금이
    '04.10.6 6:34 PM (211.197.xxx.100)

    하하하
    즐겁게 읽고갑니다. 밥풀이는 여전히 잘있죠.
    행복해 보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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