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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2
저희엄마는 떡공장에 다니세요.
모찌떡 아시죠?
요즘은 공장이 커져서 조금 종류를 다양하게 만드는것같긴 합니다만,
결혼식장에서나, 잔치집에서 혹은 수능때 흔히 보여지는 떡들중에는,
저희엄마가 뽑으시는 떡도 어딘가에 있겠지요.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긴한데..
명절이나 수능이 다가오면 저녁 12시를 넘기기가 일쑤여요.
위생때문에 모자에 마스크에 옷으로 칭칭 동여매고 그위에 비닐까지.
하루종일 땀을뻘뻘 흘리면서 그러고서는 받는 월급은 단돈 70만원이죠.
제가 받는 월급에 비하면 정말이지 한없이 작은 금액이죠.
왜 좀더 나은곳에 다니지 않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학력도 낮고 60을 바라보는 아주머니들이 가실만한곳은 생각보다 많치가 않아요
하다못해 마트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도 어느정도의 학력이상과 나이제한이 있으니까요.
엄마가 이곳을 처음 다니게 되었을때는,
공장 초창기 시절이였는데 집에만 계시다가 (물론 아빠의 가게를 간간히 지키기는 하셨지만)
그때 너무 힘이 드셨는지 밤마다 아파서 끙끙거리시고,
그리고 밤 12시까지 일해도 수당도 잘 안나오고 여하튼 그래서 식구들의 절사 반대에
부딪히시고 엄마도 엄마나름대로 너무 힘든지라 관두시게 되었죠.
그러다가 3년정도뒤에 아빠 가게를 정리하게 되면서
엄마가 저희 가족앞에서 선포하시더군요.
다시 떡공장을 나가시겠다고 말이죠.
저희는 예전의 엄마 아팠던걸 기억하며 절사 반대를 했는데
갑자기 엄마가 처음본 강인한 목소리로 그리고 눈물도 글썽이시면서,
"나도 내일을 하고싶다....내 스스로 돈을 벌고싶다...
집안에만 가만있으니 내 스스로 바보가 되는것같다..나도 처녀쩍에는 참 똑똑하다는 소리
독하다는 소리 들었는데 물렁탱이 바보가되는것같다" 라고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죠.
그냥 집에만 있으시라고 하는게 효도가 아닌가보다 싶기도하고,
엄마가 그나마 하실수 있는 여건이 되실때 하고싶은일 하시게하는게 더 나은게 아닌가 싶었죠.
게다가 말려도 난 나갈꺼다!! 하시는 바람에 어리버리 찬성하게 되었고요.
그뒤로는,
일부러 아프셔도 안아파프신척 하는건지 (행여나 못나가게 할까봐)
잘은 모르겠지만, 씩씩하게 잘 다니시고,
여전히 때만되면 12시 넘기기 일수에 너무 피곤한 모습 보고있자면
관둬버리라고 툭툭 말하기는 했지만, 다른건 몰라도 너 이불이랑 그릇이랑은 사줘보내야지..
하시더니 정말로 결혼때 차곡차곡 모아둔 돈으로 있는한도내에서 이것저것 해보내주시고,
그전에 동생이 결혼을 갑자기 하게되어 갑자기 그곳으로 많이 쓰게되어버려서 나에게 미안해하시던 엄마.
여하튼,
저는 생각지도 못한 그런 힘든일들을 그 작은 보수를 받고서도 묵묵히 하는 엄마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결혼전에는 눈으로라도 보기라도 했는데
요즘은 전화로 늦게까지 안받으시면 걱정만 할뿐이니 더 맘이 짠해지구요.
요즘은 추석을 앞두고 또 바빠지셨는지 일주일내내 12시가 다되야 집에 들어와 통화도 잘 못하네요.
동생 나 시집장가 보내고 이제서야 그돈으로 두분 연금저축 들었노라며 기뻐하는 엄마보면서,
평생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서야 두분위해서만 생각할 여유가 생기는구나 싶어
또 맘이 짠해지고요.
엄마 공장에는 엄마같은 아주머니들이 수십명씩 계시고요.
미국과는 다르게 힘든업종인데도 불구하고 보수도 작음에도 군말없이 일할수밖에 없는 이나라의 상황들,
그 일에도 감사해하며 땀흘린 몇십만원의 돈에 감사해하고 소중해하는 이땅의 육체적 노동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디 건강하라고 부디 나중에는 많이 많이 행복해지시라고 전해드리고싶어요.
또 안타까운것이,
그렇게 한푼한푼이 아까우신 분들이시니
본인건강에 소홀하게되시고 건강검진같은건 사치처럼 느껴질뿐이라서,
자꾸만 더욱 큰병으로 전이되어 그만두시게되는경우도 있고..마음이 더 아프죠.
그래도 스스로 버시는 돈이 참 좋으신가 봅니다.
아빠만 버실때는 우리 남매에게 조그만것 사주실때도 아빠 눈치 보시고 그러시더니,
사위생일이다 손주 백일이다 하면 아빠와는 다르게 어찌나 배포가 크신지..
가끔 엄마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요.
그랬음 많이 배웠을테고 그랬음 지금보다는 엄마가 좀더 근사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요.
아 그랬담..제가 태어나지도 않았겠네요..^^
요즘 통화 잘못해 안타까운 엄마 생각에 익명으로 글 올려보네요.
(이렇게 익명으로 글 올리는 저를 보면, 아직은 자신있게 남들앞에 우리엄마 떡공장에 다녀..
라고 못하는 속물적인 딸내미인듯해서 더더욱 죄송해집니다..)
1. 코코샤넬
'04.9.24 5:27 PM (220.118.xxx.55)익명인딸님.. 맞아요..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일하시는 어른들...
우리 엄마들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살아야 합니다.
글읽고 있으니까 그냥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리네요.
원글님께 너무도 착한 따님이신 것 같아요.
갑자기 모찌가 먹고 싶어지는데..저녁에 꼭 사먹어야겠어요..
명절 잘 보내시고 엄마한테도 다녀 오시어요..2. 저도 익명인딸.ㅋㅋ
'04.9.24 5:31 PM (211.225.xxx.222)참 잘했어요..★★★★★ ^^
아마 익명님 어머님께서 만드신 모찌.제가 먹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모찌떡귀신이걸랑요. 히히히히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쥐~~3. ...
'04.9.24 5:32 PM (210.104.xxx.34)미워요...
아까 댓글 열심히 썼었는데....
에구, 아까 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나질 않네요..
남편 이야길 했었는데....
울 남편도 운전하는데...생각보다 참 힘들어요...
하루종일, 남편이 딩~~동 할때까지 긴장되요...
사고라도 날까봐...어떤때는 나쁜맘, 못땐맘 생기다가도 남편 생각하고
그 마음 날려 버린답니다....
하루종일, 한달내내 일해도 일년 월급이 남들 몇달 월급도 안될때는
짜증나고 속상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해서 번돈....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아껴 쓸려고 노력합니다...
어떻게 해서 번돈인데 싶어서요....
그저 건강하기만을 빌고...또 빌어봅니다...
몸이 재산이니까요....
우리 모두 힘들어도 조금만 속상해하고, 조금만 짜증내고....
그렇게 살아요...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있거니 하면서요....4. 익명인딸
'04.9.24 5:32 PM (210.118.xxx.2)저희집식구는요.
그 비싼 모찌 질리게 먹어서 이제 쳐다도 안본답니다--;
그래서 간혹 가져오시면 이웃집 나눠주고 ㅋㅋ..
그럼 안되는디...5. 익명인딸
'04.9.24 5:34 PM (210.118.xxx.2)에궁 본의아니게 죄송해요
아무 리플도 없어서 괜히 올렸나싶어서 그만 지워버렸거든요
(요즘 아주 소심해지고있네요^^)
너무 죄송하네요. 용서해주실거죠?^^6. 눈팅족
'04.9.24 8:27 PM (172.191.xxx.181)익명인딸님 화이팅 엄마도 아빠도 화이팅
건강하시라고 복많이 주시라고 기도해야지......7. 익명인엄마
'04.9.24 11:17 PM (211.215.xxx.185)저도 전에 공장에 다녔어요.
그곳도 사람이 일하는 곳이라
좀 힘든 거 있어도 괜찮아요.
익명님 글 읽으니
우리 딸도 이런 맘일까 싶어
기분이 좋으네요.8. 저도 익명인딸.ㅋㅋ
'04.9.24 11:27 PM (211.225.xxx.78)헛..드뎌 익명인엄마 등장..음하하핫
기쁘네요.. 엄마를 만나서리..
분명 따님도 그런맘일꺼예요. 말은 안해도..
저는 누구냐고요? 바로 아래..저도익명인딸" 이랍니다.
오늘 택배가 와서..옥션에 <구매결정> 한번 눌러주러 들왔습니다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9. 김혜경
'04.9.24 11:32 PM (219.241.xxx.63)어머니 건강 주의하시도록 좀 챙겨드리세요...걱정됩니다...
10. 익명인 딸
'04.9.25 1:29 AM (221.162.xxx.221)네 선생님..
건강검진도 주기적으로 시켜드리마고 다짐만 해놓고는 실천은 못하고있네요..
신경쓰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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