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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자식들

내가 너무 한걸까 조회수 : 1,863
작성일 : 2004-09-20 18:23:21
아들 둘 딸둘 4남매입니다.
위로 장남 장녀는 일찌감치 외국으로 돌아다녀 부모님에게 웬지 타지에서 고생하는 자식들로 각인되었고, 저를 포함한 밑의 둘은 그럭저럭 국내에서 자리잡아 여유있게 살았습니다.
자연히 부모님 수발은 밑의 둘이 대부분하게 되었고, 지금까지야 별반 어려움없이 살았는데, 아무래도 부모님이 연로해지시니 할일이 많아지더군요.
늘상 시키는대로 시키는 놈들만 시키는 부모님이 이제는 서운해지기 시작해서 뭐라그러면, 멀리서 뭘 하겠느냐며 감싸는 게 참 미웠는데 이번에 친정엄마가 많이 아프셨어요.
추석은 다가오고 사람을 써도 명절차릴 엄두가 안 난다며, 동생네보고 몇일전부터 집에 와서 준비하라고 했다네요.
그런데 문제는 자영업하던 동생이 요즘 다 그렇듯 형편이 안 좋습니다.
아직 젊으니 다시 일어서겠지만 , 눈치에 올케가 아르바이트도 하는 것 같던데(친정에 아이 맡기고) 할 일 없어 비비트는 맏며느리는 어디다 써먹으려고 그러느냐고 엄마를 잡있습니다.
사실 외국이라고 하지만 비행기타면 한 나절이면 오는 거리고, 우리 큰 올케 일년에 4-5번은 볼 일 있어 다녀갑니다.(명절에는 볼 일이 안 생기겠죠. 우연히 안 건데 주로 여행을 가더구만요. 주재원이라 여기 연휴 같이 쉬니까).
명절이면 장은 제가 다 봐주고, 작은 올케는 그 동안 동생이랑 장사하느라 전날와서 음식 하곤 했는데, 올 핸 엄마 아프다고 몇일 전부터 해야하는 김치며 그런 것 시키려고 그랬답니다.
어떻게 자주 보는 놈들이라고 어려운 걸 그렇게 모르는지 제가 그만 터져 버렸지요.
그래서 장장 30여분을 마구 해대고 나니 속이 더 아픕니다.
힘들게 사는 남동생네나 주책인지 철이 없는 건지 모르는 친정 부모님, 지들밖에 모르는 오빠네, 언니네(언니는 몇년전에 국내에 들어와 사는데 이번 엄마 아플때도 뭐가 바쁜지 들여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된건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집 장남 장녀는 외국생활에서 못 된 것만 배운 것 같습니다.
적당히 머리굴려 필요한대로 한국식, 외국식 적용해가며. (그런데 결론은 그리 잘 되지만도 않더구만)
거기에 한 몫 거드는 노인네들.
82에서도 보면 외국 살면서도 살뜰하게 챙기는 분들도 많던데...
내가 너무한걸까 생각은 드는데, 노인네들도 한 번씩 야단 맞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젠 노인네들까지 야단치며 살아야 하는지 원----
이럴 땐 나도 친정부모들 매몰차게 외면하고 싶어집니다.
날씨만큼이나 기분 꿀꿀하네요
IP : 203.255.xxx.8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레몬트리
    '04.9.20 6:40 PM (211.225.xxx.208)

    저도 간혹가다가 엄마를 야단치기도 합니다. -_-;;
    돌아서면 맘이 아프지만...제 스스로 위안을 하곤하지요.."엄마가 야단맞을짓을 했으니 그렇지..다 엄마 잘되라고 하는 소리지..내가 나 좋자고 그러나~" 이러면서...
    작은 올케를 위해서는 잘하신거 같은데... 친정엄마한테니간 그러지.. 시어머님같으면
    야단(?)치겠어요?? 나이들면 서럽다는데.. 친정엄마 서운하지 않게..살짝 맘 달래드리세요.
    "엄마한테 소리질러서 미안한데..나두 속상해서 그랬다. 작은올케두 어려운데. 뭔죄가 있느냐..엄마가 좀 잘 봐주라.." 이렇게요...

  • 2. 마농
    '04.9.20 6:51 PM (61.84.xxx.22)

    그냥...원글님 마음 구구절절 이해갑니다....

  • 3. 키세스
    '04.9.20 6:58 PM (211.179.xxx.5)

    잘하셨어요.

  • 4. yuni
    '04.9.20 6:58 PM (218.52.xxx.247)

    저도 원글님 마음 이해 갑니다....

  • 5. 글쓴이
    '04.9.20 7:22 PM (203.255.xxx.83)

    예 좀 전에 엄마가 전화하셨네요.
    네 말이 맞는 것 같다구.
    저도 미안했다고 하고, 말을 했는데도 안 하는 것 하고 먼저 알아줘서 마음써주는 것은 다르다고 또 입 바른 소리 했지요.
    노인네가 너무 안 됐네요.
    사람들이 나이들면 나이 값들을 해야 하는데 못 하는 사람들이 참 피해를 많이도 주네요.
    저리 살면 안 되는데, 나도 알게 모르게 그러지나 않는지 갑자기 걱정스러워지네요

  • 6. 쵸콜릿
    '04.9.20 7:34 PM (221.139.xxx.226)

    좋은 시누이네요 ^^
    그래도 딸이 한말이니까...많이 서운치는 않을꺼예요.

  • 7. 키티
    '04.9.20 7:59 PM (211.35.xxx.138)

    백번 이해합니다.

  • 8. 에거
    '04.9.20 8:16 PM (211.53.xxx.176)

    부모님께서 교통정리를 잘못 하신듯 하네여 ..
    장남 장녀가 할일을 못하면 금전적으로라도 해야겠네요
    요즘 제사 지내는 일 없으면 명절음식 많이 안하는데 ...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이젠 일을 좀 줄이도록 하는것도 방법이 되겠죠 ..
    저흰 평소보다 한두가지 맛있는 음식 하는거 외엔 일을 안 만들거든요 ..

  • 9. ..
    '04.9.20 8:44 PM (222.234.xxx.246)

    노인네들도 한 번씩 야단 맞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네..전 있다고 봅니다..
    말 않하면 절대 몰라주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이지요..
    상대방이 잘하면 바보로 알고..
    당연한걸로 생각한다는것..
    그것이 항상 문제이지요..

    저는 그래서 친정부모님과는 항시 거리를 둡니다..
    부모님도 나를 어려워 할줄 알아야 하기때문에..

  • 10. 저도
    '04.9.20 9:12 PM (220.83.xxx.145)

    저도 요즘 친정엄마 때문에 무척 속상하답니다,
    해도 해도 끝없이 원하는 요구 때문에,,,
    자식들이 해 드려야 하는게 옳긴 하지만 , 언제까지 얼마만큼이나 해드려야
    맘에 드실런지...
    하는 사람은 해 주는게 당연하고~
    안 하던 사람이 어쩌다 하면 너무너 무 고맙고~

    님도 저와 같은 마음이네요.
    하다가 하다가, 한소리 하면 돌아서서 마음 아프고
    해드리다 보면 힘이들어 하또한번 속상한 소릴 하게되니...

  • 11. 김혜경
    '04.9.20 9:16 PM (211.215.xxx.120)

    저도 친정부모님에게 입빠른 소리합니다...할말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 12. ...
    '04.9.20 11:21 PM (221.140.xxx.170)

    그런데 왜 그 불똥이 맏며느리에게 튀어야 합니까?
    제게는 원글님의 행동이 시누이 노릇으로 비춰지네요...
    일이 그렇게 많다면 둘째 며느리에게 전담시킬게 아니라 일을 줄이셔야지(김치를 사먹는다든지...)외국 나가있는 며느리까지 불러서 일하라고 하는건 좀...

  • 13. kimi
    '04.9.20 11:31 PM (211.215.xxx.4)

    저 아마 죽으면 구천을 떠돌고 다닐거에요.

    저희 엄마한테 몹쓸 딸 x 이거든요. 하도 장남만, 우리 아들해서.... 아들이 셋인데,
    제가 교통정리하지 않으면 그나마 누가 힘들겠어요. 그래서 저희엄마 저만
    집에 가면 제눈치 보시느라고, 그리고 하나뿐인 딸한테 흉 좀 보고 싶은데,
    절대 못하게하니, 덧붙여 입빠른 소리만 엄마한테 하고 있으니.....
    왜 노인이 되면 다 그런가요. 젊어서는 굉장히 경우가 밝은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입빠른 소리하고나면 속이 얼마나 아픈지 노인네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장남이라고 하는 위인은 왜 저만 알고 있는지... 헌데 그 모든 문제 원인은
    부모가 그렇게 잘못 키웠다는 것이죠.

  • 14. beawoman
    '04.9.20 11:43 PM (61.85.xxx.131)

    공감합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 15. 원글녀님
    '04.9.21 12:18 AM (160.39.xxx.83)

    참 생각이 깊으신 것 같네요. 맞아요...저희는 오히려 오빠네가 좀 소원해서
    제가 신경을 많이 쓰는데요, 가끔 화도 좀 납니다. 지두 자식인데
    엄마아빠한테 신경좀 쓰지싶어서요...결혼한다음에 좀 변했거든요...
    그래두 또 돌려서 생각하면...나는 우리 시댁에 잘하고 있나 반성하게 되구요.

    하여간 저두 엄마아빠한테 입바른 소리
    슬슬 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또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게 정말 맞구나..
    세월이 우리 엄마아빠는 비켜갈줄 알았는데 하면서 슬퍼진답니다...

  • 16. 무수리
    '04.9.21 8:17 AM (219.121.xxx.239)

    이해 합니다.
    저희 친정 부모님도 이해가 안될때가 있습니다.
    전에는 화를 내다가 지금은 아예 그냥 무시할때가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려도 자신이 옳다고 우기시니 할 말이 없더군요.
    저도 늙으면 그럴지 무섭습니다

  • 17. 김흥임
    '04.9.21 8:39 AM (221.138.xxx.61)

    글쎄...
    생각이 깊으신건 맞는데..

    그걸 맞이라서 비행기라도 타고 와 해야 한단 말엔 동의 하지 않습니다.

    전 제가 해드릴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냥 어르신들 형편대로 능력대로
    맞춰 지내시라고 하겠습니다.

    저도 집안 교통정리 담당 입니다.
    어른들도 연세 드시니 판단력 흐려지고
    어려지시더라구요.

  • 18. 짱여사
    '04.9.21 4:55 PM (211.224.xxx.120)

    맞는 말씀이긴 한데...일년에 몇차례 왔다가 들어가시고 주재원이라 연휴도 똑같고 비행기타고 반나절이면...매 명절때마다 오시는 것도 아니니 한번쯤 오라는 얘기 할만도 할 거 같은데..
    그리고 어머님이 편찮으시면 제사음식을 배달한다든지..일을 좀 줄이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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