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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의 추억

냠냠주부 조회수 : 1,164
작성일 : 2003-08-22 18:13:48

쟈스민님이 올리신 글 읽고 리플을 달다
좀 다른 얘기긴 한데
문득 떠오른 추억이 있어..긁적여 봅니다.


제가 대학 때
아름다운 공주마마 한 명과 가까이 지냈더랍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같이 다녔는 지 모르겠으나 할턴..
4-5명인가 같이 몰려 다닌 중에..
그 애가 유독 제게 친밀감을..-_- (나는야 슈렉..)


근데
제 눈에도 그 애는 다리통만 좀 그렇고 그랬지
얼굴은 청순 지적 오묘했습니다.
옷도 너무나 여성스럽게 입고,  
그 미소 또한 빛나게 아름다웠죠.

남자덜 눈도 다 똑같았는지
단체미팅만 나갔다하면
죄다 들 동공이 풀리고
시선을 떼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그 공주마마 가시나가 ㅋㅋ
어느 미팅이 있던 날, 저 슈렉에게 전화를 하여
넘 착하고 고운 목소리로..

'있잖아, 오늘 미팅- 너 나갈거지' 합니다.
슈렉냠냠: 응.
공주: 그러면..너.. 좀 일찍 나가서..남자애들 물 좋나 보고..나한테 전화 좀 해줄래?
슈렉냠냠: @_@?
공주: 물 좋으면 나가구.. 나쁘면 나는 안 나갈래. 그냥..너만 해.
슈렉냠냠: ....



어디 드라마에서나 나옴직한 대사인데..
암튼
그러고도 얼마 간을 더 같이 다니면서
못볼 걸 많이 보았어요. (너무나 많은 스토리가..ㅋㅋ)


그나마..
그 공주랑 같이 다닐 때
뜻하지 않게 유용한 점이 딱 하나 있었는데
무슨 곤란한 상황이나 누구에겐가 어려운 부탁을 해야할 경우가 있을 때,
다들..아, 어쩌지? 하고 있는데

얘가 앞에 턱 나서서 부탁을 하면 열이면 열..
다들 힘들어도 그 부탁을 들어 주더라는 것이죠. 특히 남자들이.ㅋㅋ
그러면.. 나머지 슈렉들은 거기 함께 묻어서.. -_-



얼마 전에
외모 때문에 사회에서 차별받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냐는 조사에
50% 이상의 많은 여자들이 그렇다고 응답했다죠?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회사에서 물론 실력이 더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만
외모도 은근히 역할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더군요.

20대였을 적엔
가끔 이런 기분들이 느껴지면
온 세상이 가증스럽고.. 분해서 입바른 소리가 튀어 나오고 하더니만
이제 늙은 냠냠, 이제는.. 뭐 그러던지 말던지..난 내 갈길 간다..하는 자셉니다. 흐흐


아무튼

3학년을 넘겨서던가,
그 때부터는 정신을 차려서(??)
같이 잘 안 다녔는데..
아래 글을 읽으니 딸 둘 엄마가 되었다던 그 공주마마님 소식이 궁금해 지네요. ^^


IP : 210.127.xxx.3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번엔 익명
    '03.8.22 6:28 PM (218.52.xxx.226)

    저도 대학교 다닐때 두명의 슈렉이 공주마마님 한분이랑 다녔죠.
    얘도 냠냠님 말씀과 어찌나 똑같은지...
    시집도 맨날 부르짖던 집안좋은 남자분과 중매로 했는데
    (**李氏 왕족이라 플러스 했다네요. 얘의 기준에... 헐...)
    왕족과 결혼했으니 자기도 왕족될줄 알았는데 왠걸...
    자기말로는 무수리 대접을 받았더라..(내가 듣기엔 나보다 더 귀염받고 살았더만...)
    참다참다 결혼 십여년만에 돌처(돌아온 처녀)가 되었는디...
    슈렉도 이젠 살기 바빠 예전만큼 공주마마님을 모실수 없는지라
    이 공주님 우릴 만나기만 하면 샐쭉...
    아무튼 사학년 되니 공주고 나발이고 내앞길 잘 헤치고 사는게 장땡이더만요.

  • 2. 냠냠주부
    '03.8.22 6:51 PM (210.127.xxx.34)

    익명님
    공주고 나발이고 -->이 말이 왜 이렇게 웃긴지
    혼자 키들거리고 있습니다.

  • 3. jasmine
    '03.8.22 8:24 PM (219.241.xxx.44)

    모두 오바이트 하실라.....전 공주였답니다......^^

    살면서 편한 점 참 많았고, 은근히 즐겼다는게 솔직한 심정.....

    남자들 무지 따라 다녔죠......공주는 슈렉한테 잘 넘머간다면서요.......ㅎㅎㅎ

    제가 바로 그 케이스랍니다. 울 신랑 깍두기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전 잘 늙고 싶습니다. 정말로....

    사람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데, 전 요즘 이 말에 눌려 지냅니다.

    나이 들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젊어서의 얼굴 아무도 모릅니다.

    왠지 편해 보이고 덕이 있어 보이고, 품위 있어보이는 얼굴, 40이 눈앞인 저의 소망입니다.

    요즘 나를 보면 사납고, 욕심 많아보이고, 여유도 없어 보이고........

    좋은 생각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앞으로 2년 밖에 안 남았는데, 참 걱정됩니다.

    제 나이 40때의 얼굴을 열분께 편하게 공개할 수 있을지..........공개할 수 있었으면.........

  • 4. 푸우
    '03.8.22 8:28 PM (218.51.xxx.143)

    미팅,,,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야기네요,,
    저도 사실, 4학년때까지 미팅한 사람입니다.
    100번을 목표로 했는데, 50번도 못했어요.
    처음엔 선배들이 물어다 줘서 하기 시작해서 , 나중엔 후배들이 물어다 주는 미팅까지,,,
    제일 잊을 수 없는 미팅상대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저에게 죽기 살기로 도서관 자리 잡아준 남자..
    진짜 그 사람 때문에 힘들었어요...
    ...
    근데, 요즘 남학생들은 많이 바뀌었대요,,
    공주과 보다는 씩씩하고 돈많은 여학생을 더 선호한대요.
    .

  • 5. 새벽달빛
    '03.8.22 9:25 PM (218.239.xxx.193)

    아니 쟈스민님 40이 2년 남으신거에요? 푸드채널서 뵈었을땐 도저히 글케 안보이던데요 @@

  • 6. 김새봄
    '03.8.22 10:38 PM (211.206.xxx.170)

    자스민님 글에 후반부만 공감 공감입니다.
    30대 후반이 10대 사춘기때만큼 힘들다거군요.
    저도 요즘 비슷한 증세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저야 한다는데...전 3년 남았지만 두렵습니다.
    40이 코앞인데 난 이제까지 뭘하면서 살았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 7. 냠냠주부
    '03.8.22 11:24 PM (219.250.xxx.141)

    흠..
    전 슬슬 후반을 향해 치닫고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겠군요.

  • 8. naamoo
    '03.8.23 12:01 AM (220.88.xxx.186)

    방장님 이하. 4학년 이상 선배님들 보시면 웃으실랑가>>
    모르겠지만. 저는 작년 9월 이후 그 공포의 40이 되었고
    다음 달이면 +1 할 예정인 사람입니다..

    40 ??
    별거 아닙니다. ㅎㅎ
    그 날 이후로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고
    나라에서 '얼굴 책임세'라고 세금 고지서도 보내오지 않더이다..
    안심하소서..

    야심한 시각에 속불편한 얘기같이 들립니다만,
    약 2,3년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제 나이를 5-7년 적게 봐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운좋게 눈나쁜 어른신들 뵈면. 심지어 10년 까지도 넘봤는데요. ^^
    나이 40이 넘어가니
    그런 운좋은 일은 최소한 생기지는 않더이다..

    그저. 그런 사소한 차이일 뿐이니.
    안심 푹 놓으시고..
    40 고개로 넘어오셔도 됩니다.

    그래도 아직 적응이 안되는 것은요,
    어디가서 나이 써넣어야 할 때와
    '중년'
    이라는 징그럽고,, 오묘하고.... 이상야릇한 단어가
    저를 지칭하는 것이 되는 순간입니다..

    거기까지는 적응이 안되고 있어요.
    ㅎㅎㅎ

  • 9. 다린엄마
    '03.8.23 9:10 AM (210.107.xxx.88)

    와...jasmine님, 나랑 동갑이신가보다~ 글 읽으면서 나보다 훨씬 경험도 많으시고 상식도 풍부하시고,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인줄 (훨씬) 알았는데...

  • 10. 꽃게
    '03.8.23 4:48 PM (211.168.xxx.249)

    나이 사십이요???
    전 작년부터 반올림하면 오십이 되었는데....

    그것 아무 상관 없던데요.
    아직도 내 마음속에 있는 내 나이는 서른 다섯에서 멈춰 서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서른 다섯 친구들과 잘 놉니다.ㅋㅋㅋㅋㅋ

  • 11. *^^*
    '03.8.23 8:03 PM (61.73.xxx.162)

    냠냠주부님, 평소 요리 솜씨며 말솜씨 글솜씨 만만찮다 생각했는데 에피소드도 만만찮은 재미가 있군요. 주변에서 특히 남편분께서 함께 사는 게 정말 행복할 거 같아요. 친구들도 물론.
    슈렉냠냠과 공주의 대화는 여러 번 읽어도 ㅋㅋㅋㅎㅎㅎ. 근데 내 주변에는 그런 공주 없어서 공주고 슈렉이고 아무 것도 못했는데,,, 내가 재미없어 주변사람들도 재미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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